대구 노인학대 매년 증가…가해자 90%가 친족

  •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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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13 07:07  |  수정 2019-06-13 09:12  |  발행일 2019-06-13 제1면
지난해 피해 70대가 가장 많아

대구 서구 김모 할머니는 수년 전부터 사업에 실패한 아들에게 지속적인 폭언·폭행 등 학대를 받아 왔다. 결국 아들 내외의 갈등이 심해지자 김 할머니는 지난 3월 대구 북부노인전문보호기관에 도움을 청해 요양원에 입소했다. 김 할머니는 “집에 있으면 항상 마음이 불편했다. 집 밖으로 겉도는 일이 많았다”며 “요양원에 오니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고 털어놨다.

대구지역 노인학대 상담건수와 학대 판정 건수가 매년 늘고 있다. 12일 북부노인전문보호기관에 따르면 대구지역 노인학대 판정 건수는 2016년 178건, 2017년 207건, 2018년 211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관련 상담 건수도 2016년 4천324건, 2017년 6천229건, 지난해 7천561건으로 급증했다. 연령대별로는 70대가 105건(49.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80대(54건·25.6%), 60대(39건·18.5%), 90대(12건·5.7%), 100세 이상(1건·0.4%)이 뒤를 이었다. 유형별로는 정서적 학대가 45%, 신체적 학대 43%, 방임 6%, 경제적 학대 4%, 기타 2% 순이었다.

노인학대는 주로 가족에 의해 행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발생한 노인학대(211건)의 경우 가해자 대부분은 아들(85명) 또는 배우자(82명)였다. 손자·손녀에 의한 학대도 각각 15건, 10건이었다. 북부노인전문보호기관 관계자는 “친족에 의한 학대 비율이 높은 것은 부양에 대한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며 “가정사로 치부하지 말고 적극적인 신고로 학대가 근절될 수 있도 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대구지역 노인전문보호기관은 ‘노인학대 예방의 날’(15일)을 하루 앞둔 14일 기념행사, 특강, 캠페인 등을 진행한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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