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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적 구토’부터 ‘기생충’까지…한국영화 100년 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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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용섭기자
  • 2019-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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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10월27일 개봉) (올해 황금종려상 수상작)

영진委·100년기념사업추진委

올해 다양한 행사·이벤트 마련

감독 100명 옴니버스 영화 제작

다큐 만들고 국제세미나도 열려

10월 서울광장서 영화음악축제

고전영화 디지털복원 재개 주목

한국영화가 탄생 100년을 맞이했다. 1919년 10월27일, 한국 최초의 상설 영화관 단성사에서 우리 자본으로 제작된 최초의 연쇄극 ‘의리적 구토’가 처음 상영되었고, 올해는 그로부터 100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다. 때맞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100주년의 의미를 더한 가운데 이를 기념하고 한국영화의 발전을 모색하는 다양한 행사와 축제의 장이 마련된다.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

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영화10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지난 4월17일 서울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펼쳐지는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을 발표했다. 장미희 공동위원장은 “한국영화를 개척한 영화인과 존경하는 영화 스승님들을 비롯한 많은 분과 함께 엄숙하고 진지하게 미래에 대한 희망의 설렘으로 축하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저항정신과 자유, 자유에 대한 표현과 탐구는 한국영화의 심장이며, 그러한 정신적 지형은 1919년 10월27일을 기점으로 시작됐다”고 말했다.

주요 사업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한국영화 감독 100명이 한국영화 100년을 기념하는 100초짜리 영상 100편을 옴니버스 영화로 제작한다. 이미례·이정향 감독을 포함한 여성 감독 50명과 김수용·강제규·이준익·윤제균 등의 감독 50명이 참여해 5월부터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갔다. 추진위는 “한국영화 100년 기념행사 전 100일부터 매일 유튜브를 통해 한 편씩 상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영화 100년 역사 기념 다큐멘터리 제작도 예정되어 있다. 이와 함께 한국영화 역사 속 100가지 주요한 장면과 사건을 선정해 온라인 공식 채널 업로드 및 단행본 출판이 이뤄지는 ‘한국영화 100년 100경’ 또한 주목할 만하다. 10월 중에는 세계 각국 한국영화학자 등이 참석해 한국영화 탄생과 기원을 살펴보는 국제학술세미나도 열린다.

추진위는 국내 영화제뿐만 아니라 해외 영화제와 연계해 특별상영회를 여는 한편, 세계 각 지역 재외공관에서 한국영화 100년을 기념하는 특별상영회도 열 계획이다. 오는 10월27일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의리적 구토’를 주제로 한 기념공연과 영화 촬영현장 재현, 타임캡슐 봉인식 등이 진행된다. 이에 앞서 26일에는 광장 곳곳에서 전시와 함께 한국영화음악 축제가 펼쳐진다.

◆한국영화의 디지털 복원화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하는 중점 추진사업 중 가장 관심을 모은 건 한국영화의 디지털 복원화다. 한국영화사의 주요 궤적과 문화유산을 되짚어 본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2007년경 시작된 국내 고전영화 복원사업은 유럽·미국 등에 비해 다소 늦게 출발했지만 복원 기술의 우수성은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그간 신상옥 감독의 ‘열녀문’(1962)을 시작으로 원본 필름이 훼손돼 온전한 감상이 힘들었던 주요 한국 고전영화 51편을 디지털 복원해 다양한 경로로 일반에 공개해 왔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칸국제영화제 복원섹션에 3년 연속 출품해 주목받았고, 2015년에는 세계 최초로 유현목 감독의 영화 ‘오발탄’(1961)의 영문자막을 없앤 디지털 복원본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 한국영화 디지털 복원사업은 침체를 맞았다. 영화필름 디지털 복원의 산업화와 물량화를 위해 다양한 협력사업을 추진했지만 예산 부족과 업체 간 출혈이 가중되면서 산업기반을 구축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한국영상자료원에 따르면 2016년 4K(고해상도) 복원 기술이 도입되기 전, 영화를 2K(저해상도)로 복원할 경우 편당 지원 예산은 보통 1억~1억2천만원 선이었다. 당시 일본의 평균 2억9천여만원 지원 예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 사이 UHD/4K 고해상도 디지털 영상 환경이 일반화됨에 따라 복원 비용은 예년에 비해 평균 1.5배 이상 높아졌다. 연 1~2편의 소규모 물량마저도 버거운 상황이 된 것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은 “특히 훼손이 심해 고난이도의 복원을 요하는 한국영화사의 걸작들은 비용 문제로 복원을 무기한 연기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2000년대 후반 미국의 대형 영화제작사들이 연간 500여편의 자사 고전영화 라이브러리를 재배급에 용이한 디지털 형태로 복원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시장을 일으켰던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국내 고전영화의 디지털 복원을 위해 정부의 안정적인 재정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지난 17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우리 영화 복원 어디까지 왔나? 영상자료 복원사업 현황과 과제 토론회’가 열린 건 그 일환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홍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한국 고전영화 복원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한국문화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지금처럼 높았던 때는 없었다. 방탄소년단(BTS) 등을 통해 생긴 관심이 그다음 단계로 자연스럽게 한국영화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호 한국영상자료원 영상복원팀장은 한국영화 영상복원사업의 한계와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한국 고전영화 복원사업은 급속하게 성장했지만 국가지원 규모가 정체되고 관 주도에서 민간부문으로의 확장에 실패하면서 산업화 문턱에서 좌절됐다”며 “결과적으로 극소수에 불과한 기술인력의 이탈까지 가져올 만큼 실속 없는 사업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 부활의 방안으로 정부가 최소한의 인큐베이터 환경을 지원하고 자발적 성장을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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