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시론] 중국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길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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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6-26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월20일부터 이틀 동안 평양을 방문했다. 주석 자격으로는 첫 방문이며, 2005년 후진타오 방북 이후 중국 주석의 방북은 14년 만의 일이다. 하지만 시진핑-김정은 간 정상회담은 지난해 3월 이후 다섯 번째다. 이번 방북과정에서 시진핑 주석은 한반도 평화에 적극 기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북중관계의 발전이 한반도 평화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데 양 정상이 합의했다는 내용도 전해졌다. 그런데 중국이 한반도 평화에 진정 기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평화를 위협하는 요인은 제거하고 평화를 보장하는 요인은 촉진시키는 일이다. 중국이 진정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기를 원한다면 다음과 같이 해야 한다.

첫째, 북한의 비핵화를 실현하는 데 실질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북한이 오늘과 같은 핵 능력을 갖게 된 데에는 중국의 책임도 분명 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유엔안보리가 강력한 제재를 가하려 할 때마다 중국은 북한을 두둔해 왔다. 지난해부터 진행된 북한 비핵화 협상과정에서 중국은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공동의 전략노선으로 채택했다. 사실상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그나마 중국이 2016년 이후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동의하고 이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제 중국은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북한이 국제사회가 요구하는대로 핵을 완전히 내려놓는 길만이 생존하고 발전하는 길임을 적극 설득해야 한다. 만일 이에 호응하지 않는다면 중국도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국제사회와 보조를 같이할 수밖에 없음을 명확하게 인식시키고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 북한 핵이 존재하는 한 한반도의 평화는 요원하기 때문이다.

둘째, 현재의 정전협정을 준수해야 한다. 정전협정은 66년 전 체결된 이후 한반도에 제2의 6·25전쟁을 억제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법적·제도적 장치다. 정전협정은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를 설정하여 적대 쌍방 간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한 조치다. 정전협정만 잘 지켜져도 평화는 유지된다. 정전체제를 잘 유지하는 것이 평화를 정착시키는 일이고, 그래야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평화협정도 만들 수 있다. 정전협정을 지키지 않으면서 새로운 평화협정을 잘 지킬 수 있을까. 그런데 중국은 정전협정의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1994년 군사정전위원회를 소환시키고 북한의 정전체제 무실화 조치에 동조했다. 그러면서 정전협정 당사자라 주장하며 평화체제에 동참하려 한다면 이는 모순이다. 지금이라도 북한에 정전협정 백지화를 철회하도록 요구하고 정전체제 복원에 협조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 평화에 기여하는 길이다.

셋째, 한미동맹을 흔들지 말아야 한다. 정전체제와 함께 한미동맹은 이 땅에 전쟁을 억제하고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의 안정을 유지하는 힘이며 기초다. 한미동맹이 중국을 겨냥하거나 북한의 주장대로 북침을 위한 것이 아님은 역사가 증명해 주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에서 자신의 영향력 확대를 추구해 왔다. 한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요구에 동의했을 때, 우리를 향해 무차별적인 보복행위를 가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중국이 주장하는 소위 쌍중단과 쌍궤병행은 북한 핵을 매개로 한미동맹을 흔들려는 속내가 담겨져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 북한 핵실험과 한미연합연습의 동시 중단, 북한 핵과 북한이 원하는 평화협정을 병행해서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의 일관된 주장과 맥을 같이한다. 즉 미국이 대북적대시정책을 포기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한미동맹을 흔들어 대남전략목표 달성에 유리한 여건을 만들려는 속셈이다. 중국이 북한을 앞세워 자기들의 의도를 실현시키려 한다면 이는 도리어 평화에 역행하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한중 간 신뢰와 소통을 강화하고 카디즈 침범 등의 위협행위도 중단해야 한다.

중국이 진정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기를 원한다면,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면 된다. 중국의 진정성 여부는 조만간 확인될 수 있을 것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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