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문화·자연풍광 아우른 유교관광상품 개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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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08  |  수정 2019-07-08 07:43  |  발행일 2019-07-08 제3면
‘세계유산’ 대구경북 서원 특징·활용방안
20190708

대구경북 5개 서원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됨에 따라 이들 서원의 보존과 활용 방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선 이미 연계 관광상품 개발에 들어갔고, 특히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홍보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영주 소수서원

영주시는 소수서원(사적 제55호, 순흥면)과 한문화테마파크 등과 연계한 관광상품·코스 개발을 구상하고 있다. 유선호 영주시 문화예술과장은 “선비정신의 세계화를 위한 심포지엄 개최는 물론 기존 선비촌, 한국선비문화수련원 등과 연계한 관광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석홍 전 소수박물관장은 “부석사에 이어 소수서원이 세계문화유산이 됨에 따라 영주는 세계문화유산 2개를 보유한 도시가 됐다. 이에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집중해야 한다”며 “소수서원에 대한 스토리텔링 발굴과 웹툰공모전 등 다양한 홍보전략을 세우고, 바로 이웃한 곳에 1천565억원을 들여 96만974㎡에 조성 중인 한문화테마파크와 연계한 관광코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주 소수서원-한문화테마파크 연계 구상
경주 옥산서원 역사문화관광단지 조성계획
안동 병산·도산서원 관광프로그램 모색도
대구 도동서원 일원 3대 문화권사업 진행중



소수서원은 최초의 사액서원이자 353년간 4천300여명의 유생을 배출시킨 최초의 사립대학이다. 성리학 도입의 시조인 회헌 안향 선생을 기리고자 풍기군수 주세붕이 1542년(중종37) 백운동서원이란 이름으로 창건했으며, 1550년(명종5) 이황의 건의로 ‘소수’란 사액(賜額)을 받았다. 다른 서원이 대부분 돼지나 염소를 희생(犧牲)으로 쓰는 것과 달리 춘추제향에 수송아지를 쓴다. 또 대부분 서원이 중국을 따라 전학후묘(前學後廟)로 배치됐으나 소수서원은 동학서묘(東學西廟)로 세워졌다.

◆경주 옥산서원

경주는 옥산서원(사적 제154호, 안강읍)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됨에 따라 국내 14건 세계유산 중 가장 많은 4건(석굴암·불국사, 경주역사유적지구, 양동마을 등)을 보유하게 됐다. 옥산서원은 아시아·태평양 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복제개혁 반대 만인소’(길이 136㎝·폭 120㎝)도 소장하고 있다. 경주시는 내년부터 사업비 184억원을 들여 ‘옥산서원 교육관 및 역사문화관광단지’를 조성한다. 양동마을을 비롯한 주변의 서원 등과 연계하는 특화된 유교문화 관광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인 것.

옥산서원은 조선 중기 도학자인 회재 이언적을 제향하는 서원이다. 지난 5월 모내기 행사로 안강읍 옥산리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찾아 화제가 됐다. 1572년(선조5) 경주부윤 이제민과 향인들이 협력해 세웠으며 이듬해 ‘옥산(玉山)’이라는 사액을 받았다. 건축적으로는 누마루를 도입해 회합·유식의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케 했다. 이후 서원에 누마루를 설치하는 것이 일반화하는 계기가 됐다. 또 가장 많은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서원으로 꼽힌다. 국보인 삼국사기 50권 9책, 보물인 이언적 수필고본 등 1천635종에 총 3천117점의 고문서와 현판·목판 등을 소장하고 있다. 한석봉·김정희·이산해 등 당대 명인의 친필 현판이 남아 있다.

◆안동 병산서원

병산서원(사적 제 260호, 풍천면)은 남향인 만대루를 비롯한 건축물과 배롱나무 등 주변 풍경의 아름다움으로 이미 관광객의 인기가 높다. ‘병산’이라는 이름처럼 남쪽에 기암절벽이 있고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비 온 뒤 안개와 고즈넉한 분위기가 절경이다. 남쪽 병산과 낙동강이 펼쳐지는 주변 풍광을 다 끌어안을 수 있고, 다른 한쪽으로는 서원을 한눈에 살필 수 있다. 하회마을이 인근에 위치하고 서원 앞을 흐르는 낙동강이 래프팅 코스로 인기를 끌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안동시는 현재 도산서원 등과 연계한 유교관광프로그램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병산서원은 고려 사림의 교육기관인 풍산현의 풍악서당을 서애 류성룡이 1572년(선조5) 현 위치로 옮겨온 것이다. 서애가 타계하자 지방 유림의 공의로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1613년(광해군5) 존덕사를 창건하고 위패를 봉안했다. 1614년 병산서원으로 개칭됐으며 1863년(철종14) 사액되어 서원으로 승격됐다. 일제강점기 대대적인 보수가 이뤄졌고 강당은 1921년, 사당은 1937년 각각 다시 지어졌다. 선생의 문집을 비롯해 각종 문헌 1천여종 3천여 책이 소장돼 있다.

◆안동 도산서원

도산서원(사적 제170호, 도산면)은 1574년(선조7) 퇴계 이황의 학덕을 추모하기 위해 그의 문인과 유림이 세웠다. 이황이 제자를 가르치기 위해 1560년 세운 도산서당을 모태로 한다. 유생을 가르치며 학덕을 쌓던 도산서원은 1575년(선조8) 한호(韓濩)의 글씨로 된 사액을 받음으로써 영남 유학의 중심이 됐다. 400여종에 달하는 4천권이 넘는 장서와 장판, 그리고 이황의 유품이 남아 있다. 1868년(고종5)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도 병산서원과 함께 철폐되지 않은 주요한 서원이다. 1969년 문화체육부에서 해체·복원했다.

서원은 보물 210호인 전교당을 비롯해 상덕사·도산서당·옥진각(유물전시관)·장판각·동명광실 등 20여개 단층 기와집으로 구성돼 있다. 도산서원 강당인 전교당은 유생의 자기 수양과 제자의 교육을 담당하던 곳이다. 상부 지붕 부재 일부가 훼손되고 장기간 하중을 받아 건물 일부가 기울어져 현재 보수공사에 들어갔다. 오는 9월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안동시 관계자는 “10년간의 끊임없는 도전 끝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서원의 가치가 세계적으로 입증됐다”며 “향후 서원 활용방안 등을 적극 모색해 많은 관광객이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도동서원

대구에서 처음으로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달성군 구지면 도동서원은 조선시대 유학자인 한훤당 김굉필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세운 서원이다. 고종 때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도 보존된 전국의 47개 서원 가운데 한 곳이다. 선조 1년(1568)에 쌍계서원이란 이름으로 현풍 비슬산 기슭에 세워졌지만 임진왜란 때 불타 버렸다. 그 뒤 선조 37년(1604)에 ‘보로동서원’이라는 이름으로 현재의 구지면 도동리로 옮겨 다시 세웠으며, 광해군 2년(1610)에 ‘도동’이라는 사액을 받았다.

현재 도동서원 일원은 3대문화권 사업의 일환으로 ‘낙동가람 수변 역사누림길’(도동지구) 조성사업이 추진 중에 있다. 3만3천㎡ 규모의 이 사업은 역사문화와 생태자원을 활용한 특색있는 역사문화관광 명소로 꾸밀 계획이다. 시설은 당초 조선5현 역사관과 서원스테이, 문화원, 경관정비 등이 계획됐다. 사업비는 71억4천400만원(국·시비)이 투입된다. 달성군은 등재를 기념하는 행사를 준비했다. 군은 오는 9월20일 도동서원의 세계유산 등재를 기념한 음악회를 연다. 한훤당 김굉필 문중에서도 국가와 사회·가정에 큰 일이 있을 때 신령에게 그 사유를 올리는 ‘고유제’를 지내기로 했다.

경북부·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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