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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의 마음 톡톡] 음울한 사회와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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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뉴스부기자
  • 2019-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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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절망 ‘글루미(Gloomy) 콘텐츠’ 빠져드는 청소년

<시인·문학평론가>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금기시했던 영상물과 음반에 청소년들이 빠져들고 있다. 자기 파괴적 음악에 젊은이들이 열광한다. 영화와 음반의 경우 적극 구매해 빌보드 차트에서 순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그런 콘텐츠는 공포와 죽음, 지구의 종말을 다룬 것들이 대부분이다. 어두운 분위기의 화면과 영웅들의 잇단 참패와 죽음, 음울함이 배경에 깔려 있다.

요즘 내면의 어둠을 담은 랩의 가사는 자살 충동, 약물 충동, 패배감, 우울증이 주요 소재가 되었다. 세기말적인 어둡고 축축한 분위기가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대중 음악상을 받은 제이클레프의 앨범 타이틀 곡은 ‘지구 멸망 한 시간 전’이었다. ‘팝은 왜 점점 더 우울해지는가’라는 분석 기사를 영국의 BBC와 미국의 바이스에서도 관심 있게 다루었다.

밝은 세상에 대한 피로·박탈감 표출
금기 영상·자기 파괴적 음악에 열광
어두움·우울·불안 조장…자살률 증가
즐거움 얻기 위한 향락…중독의 위험
긍정적 삶 마인드, 건강한 정신 키워


음울함에 대한 열광은 여러 분석을 낳는다. SNS에서 보이는 밝은 세상에 대한 피로와 상대적 허탈감이 반대급부로 표출된 것이라기도 하고, 어두운 사회상을 그대로 비추는 것뿐이라는 담론도 있다. 하지만 남들의 불행을 보며 이를 관망하는 자신의 처지를 즐기는 심리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더 이상 메시아는 없다는 절망감에서 냉소와 디스토피아적 사고로 옮겨간 것이라고 사회학자들은 말한다.

‘어둡고 우울하고 불안을 조장하는 콘텐츠를 접하면 감정에 영향을 미칠까?’ 미국에서는 이런 콘텐츠의 부작용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넷플릭스 드라마 ‘루머의 루머의 루머’ 를 둘러싼 자살 조장 논란이 대표적이다. 2017년 미국의 10~17세 청소년 자살률이 28% 증가했다고 한다. 드라마와 자살률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밝힌 것은 아니지만 다른 요소를 배제할 수 없다는 단서가 달렸다. 학자들은 사이코패스 같은 성격과 폭력성을 드러낸 영화는 청소년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다른 예술계도 비슷한 경향이 있다. 음울한 그림들이 전시되고 있다. 그림은 시각적이기에 바로 영향을 받게 된다. 죽음이나 고통을 나타내는 그림을 곁에 두고 늘 바라본다면 좋은 기운을 받기보다 불편하고 불안한 기운이 조금씩 뇌를 자극하게 되어 우울한 감정은 뿌리를 내릴 것이다. 좋은 음악이나 밝은 영상, 글, 그림을 접해야 한다. 그래야 좋은 기운을 받아 건강한 정신을 지킬 수 있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옛 어르신들이 좋은 것을 보고 좋은 것을 들어야 맑은 정신을 갖게 된다고 하셨다. 이는 삶의 경험에서 묻어 나온 말이라 본다. 어릴 적 어머니와 길을 가다가 마을에 상여가 지나가거나 안 좋은 것은 자식에게 보이지 않으려고 내 눈을 손으로 가리시거나 몸을 돌려 보지 못하게 막아주셨던 기억이 난다. 어린이는 어린이다워야 한다며 슬픔이나 고통에 대해 빨리 알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다. 지나고 보니 어둡고 우울한 기운은 방어할 틈도 없이 바로 스며들어 정신과 마음을 피폐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았다.

요즈음은 언론에서 모든 것을 거르지 않고 그대로 다 보여준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TV 앞에 앉아 있다가 아이는 안 보아도 될 것을 다 보고 만다. 아이들이 너무 빨리 어른이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중고등학생들이 세상의 고통에 동승하여 글루미(Gloomy) 콘텐츠를 찾는다고 하니 걱정이 앞선다. 옆의 친구나 가까운 사람이 슬픔에 빠져 있으면 같이 쉽게 젖어들게 된다. 슬픔은 어떤 감정보다 전이가 빠르기 때문이다.

얼마 전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의 정의를 내리고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했다. ‘6C51’이라는 질병 코드가 부여됐다. 우리나라가 WHO 권고를 수용해 게임 중독을 공적인 의료서비스의 영역으로 받아들이는데 문제가 많은 것 같다. 정신의학계는 뇌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이고 근골격계에 미치는 영향까지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게임업계는 게임이 신체적인 금단 증상이나 내성이 생기지는 않는다면서 ‘마녀 사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중독이란 과도하게 그것에 매달려 현실 세계에서의 사회, 가정, 일상생활에 실제 어려움을 초래해 주변 사람들이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정신의학에서는 중독을 충동조절장애의 하나로 보고 있다. 인터넷 중독의 경우 정서적인 불안, 낮은 자존감, 정체성에 대한 불만, 사회생활에서의 자신감 결여, 자기실현의 실패, 환상적인 사고 경향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더 자주 나타난다고 한다.

중독은 반복에서 비롯되는데, 무엇엔가 중독이 되면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자동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사람은 쾌를 지향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 쾌락에 맛을 들이면 계속 유지하고 싶어한다. 그것을 두고 향상성의 원칙이라 한다. 반복 충동은 좌절과 실패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그 실패와 좌절의 고통을 잊기 위해 반복된 놀이에 집착하는 것이다. 중독이 위험한 이유는 향락이란 큰 즐거움을 얻기 위해 죽음과도 맞서는 위험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저기가 위험한 곳인데 하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거기로 발걸음이 가게 된다.

프로이트의 손자가 어머니가 외출하자 실패를 던지고 놀았다. 어머니가 외출에서 돌아와도 그 놀이에 매달려 어머니에게 달려가지 않았다. 프로이트는 손자의 실패놀이(fort-da)를 통해 인간의 반복적인 향락에 대해 연구했다. 반복에는 향락이 결부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아이에게 어머니의 부재에서 오는 불안과 슬픔이 실패놀이로 상징화된 것이다. 실패놀이의 반복은 사실 고통스러운 장면의 반복이다. 불쾌감을 피하려는 경향이 놀이에 빠지게 한 것이다.

프로이트는 손자의 실패놀이를 보고 그 놀이에 다른 종류의 향락이 있다는 것을 찾아냈다. 반복에는 또 다른 쾌락이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우리의 삶에서 기쁜 일은 반복되지 않는다. 그러나 고통은 반복되니 고통을 잊기 위해 쾌락과 향락은 끊임없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사실 우리의 삶 자체가 반복이다. 잘 살기 위해서는 반복적인 것을 긍정적으로 어떻게 승화시켜 나가는가에 있다. <시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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