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년 前 국내 멸종 ‘소똥구리’ 영양 국립생태원서 복원한다…몽골서 200마리 들여와 증식 연구

  • 배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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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13 07:16  |  수정 2019-08-13 07:38  |  발행일 2019-08-13 제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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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서 도입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소똥구리가 대형 초식동물의 배설물을 둥글게 뭉친 뒤 굴리고 있다.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제공>

1971년 이후 국내에서 자취를 감춘 ‘소똥구리’가 반세기 만에 영양에서 복원된다. 12일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영양 영양읍 대천리)에 따르면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소똥구리 복원·증식을 위해 몽골에서 소똥구리 200마리를 도입했다. 소똥구리는 현재 종복원센터 곤충 사육동에서 적응 중에 있다. 서식지 생태환경을 고려해 맞춤형 사육장 내에서 오염되지 않은 안전한 먹이를 제공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똥구리는 소·말·양 등 대형 초식동물의 배설물을 먹는다. 또 배설물을 둥글게 뭉친 뒤 굴려서 땅 속의 굴로 가져가 산란한다.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도 쉽게 볼 수 있었던 친숙한 곤충이었으나 1971년 이후 공식적인 발견 기록이 없다. 세계자연보존연맹의 지역적색목록엔 ‘지역절멸’(지역 내에서 잠재적인 번식능력을 가진 마지막 개체가 죽거나 지역 내 야생 상태에서 사라져 버린 것)로 기록돼 있다. 축산업 발전으로 방목과 목초지가 감소하면서 소똥구리가 살 수 있는 환경이 사라진 게 가장 큰 원인이다. 또 가축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구충제와 항생제, 그리고 사료의 보급도 소똥구리 절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몽골산 소똥구리 도입은 환경부의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 종합계획(2018~2027)에 따른 것으로 ‘우선 복원 대상 종(種)’ 복원사업의 하나다. 몽골 정부의 반출 절차와 국내 농림축산검역본부의 검역·심사를 거쳐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총 200마리가 도입됐다. 유전자 다양성 등을 고려해 몽골 동고비에서 103마리, 남고비에서 97마리를 따로따로 가져왔다.

종복원센터는 앞으로 소똥구리 증식기술 연구를 통해 개체 수가 안정적으로 증가하면 적합한 서식지를 확보해 복원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먹이섭취·번식행동 연구를 통해 대체 먹이원과 증식기술 개발을 우선 진행한다. 또 시범 방사 후 안전한 서식지 및 개체군 유지, 지속적인 관찰 등 안정적 자생 기반 마련을 위한 후속 연구도 수행할 계획이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환경부 멸종위기종 보전 종합계획에 따라 소똥구리 등 우선 복원 대상 종 25종에 대한 증식·복원 연구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센터가 멸종위기종 복원과 서식지 보존에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영양=배운철기자 baeu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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