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

[대학혁신의 길 Ⅲ-이스라엘을 가다 .4] 텔아비브대학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구글플러스
  • 기사내보내기
  • 박종문기자
  • 2019-08-13
  •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학제 간 융합연구로 경쟁력…기술이전 회사는 상용화 앞장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TAU)은 학제간 협력이 대학문화의 핵심가치다. 학문 간 벽을 허물고 적극적인 융합연구를 통해 21세기의 가장 시급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TAU 학생들이 정문으로 학교에 들어오고 있다. 작은 사진은 TAU 국제부서 모린 메이어 아디리 국장(오른쪽)과 다나 마타스-애플레로트 아시아 부서장. <텔아비브대 제공>
텔아비브대학(Tel Aviv University·이하 TAU)은 1956년 3개의 교육기관이 합병돼 탄생했다. 텔아비브 법과대학(1935년 설립), 자연과학연구소(1931년 설립), 유대인연구소(Institute of Jewish Studies)의 3개 연구 기관이 합치면서 개교했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규모가 큰 대학이자 전세계 유대인 대학 가운데 가장 큰 대학이기도 하다. 포괄적인(종합적인) 고등교육 기관인 TAU는 과학, 인문, 예술 분야에 걸쳐 9개 단과대학, 125개 이상의 학과(부)에서 3만명 이상이 공부하고 있다. 해외유학생 비중은 10%이다. 1만5천명이 학부생이다. 학제 간 협력이 대학문화의 핵심가치다. 학문 간 벽을 허물고 적극적인 학제 간 융합연구를 통해 21세기의 가장 시급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대학이다. 대학에서 기업가정신 커리큘럼을 최초로 만든 학교로 이스라엘이 스타트업 국가로 나아가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19년 QS조사에서 교수 1인당 인용횟수에서 세계 21위, 이스라엘 1위를 차지할 정도로 1천여명의 교수진은 대부분 해외학위 소지자들이다. 유럽연구위원회(ERC)의 젊은 연구원 연구보조금 지급에서 172개 연구기관 중 4위를 차지했다. 2018년 상하이 랭킹에 따르면 컴퓨터학부 세계 37위, 심리학·생물학·수학·법학 75위, 경제·통계·사회학 100위권 내 등 많은 학문분야에서 세계 톱100에 들었다. TAU 국제부서 모린 메이어 아디리 국장과 다나 마타스-애플레로트 아시아 부서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학제 간 융합연구

TAU는 다양성을 지닌 고등교육기관이다. 거의 모든 학과(부)가 있을 정도로 이스라엘 내 최대 종합대학이다. 대부분의 학과(부)가 국제 경쟁력을 가질 정도로 수준이 높은 것 또한 자랑이다. 국제학계에서 영향력 있는 교수진을 확보해 교육과 연구 두 분야 모두 강점을 가지고 있다.

TAU는 이런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학문 간 경계를 허문 융합연구대학의 선두주자이다. 의학, 철학, 윤리, 과학, 예술 등의 경계를 설정하지 않고 인체와 환경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간주하는 르네상스 정신으로 미래를 위한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자신의 분야에서 탁월한 교수와 연구원들이 다른 분야 동료들과 협력을 통해 지식의 경계를 넘는 연구를 촉진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심리학과와 생물학자는 뇌 영상으로 감정을 매핑하고 생물학적 용어로 의식을 정리하지만 철학자는 이것이 가능한지 또는 도덕적인지를 같이 연구한다.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 연구는 생명과학부, 의학부, 컴퓨터과학부 연구진이 융합연구를 통해 의학, 농업, 생명과학 등 다양한 분야로의 연구개발을 촉진시키고 있다.

학제 간 연구는 인문, 예술분야에서도 활발하다. 문화연구는 학술 연구, 논평, 과학글쓰기 등 다양한 활동으로 문학, 역사, 디지털문화 간 상호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 예술분야 또한 TV, 영화, 음악, 연극, 건축 및 사진 등 학제 간 만남을 통해 예술의 보편적 기반을 발견하고 확장하고 있다.

◆우수센터 연구 주도

이 같은 학문 경계를 허문 연구를 다방면으로 진행해 약 130개의 연구소 및 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나노과학, 뇌연구, 생물정보학, 사이버보안, 신경과학 등의 분야에서 학제 간 연구를 위한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TAU는 이스라엘 최대의 슈퍼컴퓨터와 중동 유일 천문대를 보유하고 있다. 곡물개선연구소(The Cereal Crops Improvement Institute)는 세계 여러 나라에 향상된 품종의 종자를 공급했다.


전세계 유대인 대학 중 가장 커
교수 1천여명 대부분 해외학위
중동서는 유일하게 천문대 보유
年 평균 75개 새로운 특허출원
매년 6월 사이버 안전회의 개최
전세계 8천여명 모여 공동 연구


TAU는 130개 연구기관 운영을 위해 연구개발부총장 직속으로 연구청을 두고 있다. 이 연구청은 △국내외 연구지원정보 수집 △연구제안서 작성 대행 △연구 계약 △연구 예산 관리 △연구 성과 모니터링 △정책 홍보 등을 담당하며 연구기관을 지원하고 있다.

TAU는 이 같은 체계적인 연구시스템으로 이스라엘 정부에서 전략적 지원을 위해 선정한 11개 우수센터(Center of Excellence) 중 7개에 독자적으로나, 다른 연구소와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집단 외상 연구(mass trauma research)와 식물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연구는 TAU가 주도하며, 양자(quantum)세계연구는 와이즈만연구소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근대유대문화연구, 빅뱅연구 등 5개 연구는 다른 기관들이 주도하는 가운데 TAU 교수진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우수센터 지원은 세계 최고 연구센터로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수센터에 혁신연구와 학제 간 연구를 장려해 혁신적인 연구성과물이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향후 인문, 사회과학분야까지 포괄해 30개 우수센터를 지정하고 15년간 집중적으로 재정지원을 할 방침이다.

◆사이버보안 이슈 선점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 사이버보안 연구 관련 상징물인 ‘트로이 목마’ 형상. 해킹을 당한 컴퓨터 부품 등을 활용해 제작했다. TAU는 매년 60개국 이상에서 8천여명의 사이버보안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국제 사이버 안전회의’를 개최한다. 박종문기자
TAU는 매년 6월에 국제 사이버 안전회의를 개최하는데 전 세계에서 8천명 이상의 사이버보안 관련자들이 TAU에 모인다. 올해 사이버 주간 행사는 지난 6월23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됐는데 60개 이상 국가에서 사이버 보안 전문가, 정책 입안자, 기업가, 투자자 및 학계가 TAU에서 개최된 제9회 국제 사이버 안전 회의에 참석했다. TAU의 블라바트닉(Blavatnik) 학제 간 연구센터와 이스라엘 국립 사이버국, 이스라엘 외무부가 공동 주최했다.

이번 참석자들은 국제 사회가 직면한 사이버 보안 위협, 정부 차원의 사이버 보안 협력 및 사이버 기술의 최신 발전을 다루는 수십 개의 세미나, 워크숍, 대회 및 원탁 회의를 진행했다. TAU는 현재 미국, 독일, 인도, 이탈리아, 싱가포르 등 세계 여러 나라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 사이버 분야에서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TAU가 국제 사이버 안전회의를 개최하게 된 것은 융합연구를 통해 사이버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 학계, 기업 및 국제 협력을 시작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최초로 주장했기 때문이다. 회의가 열리는 사이버 위크(Cyber Week) 때는 군대, 다국적 기업, 싱크탱크 등에서 최고의 사이버 전문가들을 한자리에 모여 증가하는 전 세계의 사이버 위협에 대한 대처방안을 논의한다. 세부 주제로는 사이버와 여성, 사이버에서 인공지능의 역할,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핵심 인프라를 보호하는 방법, 사기의 위협, 사물 인터넷, 개인정보 보호 문제 등이 다뤄졌다.

◆기업가정신 첫 도입

TAU는 오늘날 이스라엘이 창업국가로 발전하고 대학이 스타트업의 산실이 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스라엘에서 학교 커리큘럼에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처음으로 도입한 대학이다. 첨단기술개발에 학제 간 융합이 필요하듯이 기업가정신 또한 공학이나 경영학과 같은 일부 학과(부) 학생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학부생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정규 교과과정에 강좌를 개설했다. 기업가정신센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내년부터는 모든 학부에서 비즈니스 및 사회적 기업가정신을 가르치기로 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사회적 기업가정신(Social Entrepreneurship)’이다. 사회적 기업가정신은 교육, 복지, 환경, 빈곤 감소, 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문제에 대한 혁신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대부분 프로젝트는 협회나 공익기관 형태로 비정부 및 비영리기관으로 운영된다. TAU는 이들 사회적 기업이 자선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소득을 창출하도록 하는 모델을 개발하고 지원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사회적 기업이 사회적 역할과 경제적 이익이라는 두가지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는 혁신과 창조성을 사용해 지속가능한 사회 및 환경 솔루션을 창출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는 학생들이 그 꿈을 이루도록 길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라못(RAMOT)과 타워벤처

TAU는 그동안 2천400개의 특허를 등록해 연간 평균 75개의 새로운 특허출원을 하고 있다. 이는 60개 이상의 신생기업과 200개 이상의 라이선스 및 옵션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TAU는 2018년에 37건의 미국 특허로 세계 대학 가운데 66위, 이스라엘 내 1위를 차지했다. 특허의 실용성과 기술력도 높아 현재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암, 당뇨병, 기타 주요 질병에 대한 25개의 새로운 약물과 치료법이 TAU 파트너들의 개발 파이프라인에 있다.

이처럼 TAU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기술이전을 맡고 있는 대학 기술이전회사인 라못(RAMOT)과 그 자회사인 타워벤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라못은 대학내 130개 연구기관과 교수, 학생들이 개발한 새로운 기술을 특허등록하고 이를 상용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대규모 학제 간 융합연구를 통해 전혀 새로운 기술이 탄생하는 만큼 잘 관리해 최대한 상용화가 가능한 방법들을 찾고 있다.

라못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유망한 혁신에 대한 투자를 개시, 관리 및 장려한다. TAU에서의 혁신을 통한 성과물인 연구결과가 사장되지 않도록 최대한 활용법을 찾는다. 이를 통해 국가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응용 분야의 발전을 촉진하고, 차세대 더 큰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바탕을 마련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자회사인 타워벤처는 학생, 연구원, 교수 등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회사설립이나 투자유치 등을 지원하는 회사다. 아이디어가 새로운 창업을 위한 새싹으로 성장하도록 전문가 멘토링과 투자자 매칭 등을 해주고 있다. 구체적으로 기업가정신 커리큘럼은 창의적 사고 강좌, 이노베이션 강좌, 새로운 걸 어떻게 시작할 수 있는가에 대한 강의, 법학과 스타트업 등이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Copyrights ⓒ 영남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