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건강의 중심 ‘폐’…충분한 수분섭취·습도조절이 관리 핵심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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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27 07:52  |  수정 2019-08-27 07:52  |  발행일 2019-08-27 제21면
폐와 밀접한 피부도 건조예방 필수
가을철 건강의 중심 ‘폐’…충분한 수분섭취·습도조절이 관리 핵심

무더운 여름도 이제 지나가고 아침과 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다. 계절을 통해 보면 봄에 태어나 여름에 자라고 가을에 수렴해 겨울에 저장한다는 의미가 되겠다.

한의학에서는 인체에 미칠 수 있는 자연의 영향을 풍(風·바람), 한(寒·추위), 서(暑·더위), 습(濕·습기), 조(燥·건조), 화(火·불)로 나눠 사기(邪氣)라고 한다. 사기란 자연기후의 특성이 지나쳐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기운을 일컬었고 각각의 사기가 일으킬 수 있는 질병을 나눠 설명했으며 이에 따른 원인, 증상, 치료방법 등을 분류해 설명했다.

가을은 이 중 조(燥), 즉 건조함이 인체에 해를 입힐 수 있는 계절에 해당한다. 건조함에 가장 민감한 것은 폐(肺)다. 폐는 폐오조(肺惡燥)로 건조함을 가장 피해야 할 자연의 나쁜 기운, 즉 사기로 보았다. 또 늦가을이 겨울로 가면서 한(寒), 즉 추위도 주의해야 한다. 이는 형한음냉즉상폐(形寒飮冷則傷肺)라고 한 한의학적 병리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몸을 춥게 하거나 또는 찬음식을 먹거나 마시면 폐질환에 걸리기 쉽다는 의미다. 따라서 건조함을 방지하고 춥거나 찬음식을 피하는 것이 가을철 건강 관리의 가장 중요한 요점이라 할 수 있겠다. ‘간 때문이야’라는 광고의 카피처럼 가을 질병은 ‘폐 때문이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흡기 보호를 위해서는 실내에서의 습도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 흔히 가습기는 겨울에만 사용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쉬우나 오히려 겨울에는 누구나 가습기 사용을 해야 한다고 알고 있어 그나마 관리가 되는 편이지만, 가을철에는 가습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을 정도로 소홀하기 쉽다. 수분섭취 역시 중요한데 건조해지기 쉬운 인후를 위해서도 입을 축이는 정도의 소량의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가을은 환절기여서 호흡기 질환이 빈번히 발생한다. 실내온도를 적당히 조절하고 외출 시에도 여벌의 옷 또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목도리 등을 준비하여 외출하는 것이 좋다.

가을철엔 폐 건강에 이로운 도라지, 은행 등을 배와 함께 끓여 꿀을 곁들여 마시면 좋다. 도라지는 음식으로 먹어도 좋고 차로 마셔도 좋다. 여기에 생강, 대추도 넣으면 맛도 좋고 그 성질도 함께 어울려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 인체의 모든 부위를 오장에 배속시켰는데 그중 피부는 폐주피모(肺主皮毛)라 해 피부와 폐의 관계를 강조했다. 이는 인체의 방어기능인 위기(衛氣)와도 관계가 있으며 위기는 현대의 면역과 유사한 기능을 일컫는다. 피부는 외부의 병사로부터 체내의 조직을 보호하는 보호막인데, 피부 역시 폐와 마찬가지로 건조해지면 그 기능을 올바로 수행하기 어려워진다. 보습제 등의 외부 관리도 중요하지만 앞서 언급한 체내 수분의 고갈을 미리 방지해 외부조직인 피부 건조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가을은 일년 중 야외활동을 하기 가장 좋은 계절 중 하나다. 하지만 과도한 운동으로 인한 체액 손실은 지양해야 한다. 체중도 관심거리다. 가을을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부른다. 이는 음식물이 풍부한 계절일 뿐 아니라 겨울철 추위를 견디기 위해 지방을 축적하는 자연적응적 진화에 따른 현상이라는 견해가 있다. 따라서 적절한 야외활동으로 건강도 유지하고 체중 증가도 방지하는 1석2조의 효과를 기대해야겠다. 땀을 흘리면 과도하게 지치는 분들은 과격하지 않은 운동으로 체액 손실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 도움말=대한한의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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