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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호기자의 LP로드] 음악감상실형 라이브클럽 제임스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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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춘호기자
  • 2019-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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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톱 DJ·추억의 포크싱어·유명가수 러브콜…7080 감성자극 라이브 부활

지난 2일 중년을 위한 신개념 라이브클럽 ‘제임스딘’이 재오픈했다. DJ 김병규·김윤동과 한동안 뮤직박스에서 멀어져 있던 곽진희 전 KBS FM DJ, 통기타가수 김지훈, 신촌블루스 객원가수 신재형, 그리고 재오픈에 모든 열정을 퍼부은 이용상 제임스딘 대표가 ‘라이브클럽이여 영원하라’는 의미로 무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중년을 위한 마지막 라이브클럽’이란 말을 대변하는 그시절 스타의 액자가 ‘제임스딘’ 계단 벽은 물론 화장실 벽에 걸려있다.
음악산업도 흐름을 탄다. 그래서 ‘뮤직 인플레이션’ 같은 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 한국 포크뮤직의 금자탑으로도 불리는 ‘세시봉 특수’도 영원할 것 같았지만, 실은 그렇지 않았다. 10여년 전 잠시 부활했다가 금세 사그라들고 말았다. 1970~80년대 절정의 음악다방과 호텔 나이트클럽의 몰살도 마찬가지. 노래방과 만능 반주기 등장이 라이브클럽 문화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제대로 간파한 이가 별로 없었다. 뮤직을 기반으로 한 유흥사업은 나름 감이 있어야 성공한다. 타이밍을 잘못 타면 쪽박을 차게 된다.

음악감상실·통기타라이브 통합
중년세대 위한 신개념 뮤직 클럽


지역업계 백전노장 이용상 대표
기존클럽 대대적 리모델링 재오픈
최고참DJ 김병규·포크싱어 김지훈
신촌블루스 신재형 등 의기투합


11∼12월 매주 金 뮤지션과 만남
15일 조영남 토크쇼…이목 집중
고품격 공연·절정의 DJ음악 승부


지난 2일 ‘제임스딘’ 재오픈 기념공연을 가진 ‘가을사랑’의 포크싱어 신계행(위).
‘제임스딘’ 무대 맞은편 벽을 환하게 밝히고 있는 추억의 스타들. 왼쪽부터 그레이스 캘리·제임스 딘·오드리 햅번.

‘제임스딘’ 재오픈 멤버들이 입구 계단에 나란히 서서 포즈를 취했다.
  LP클럽 DJ의 남다른 선곡안 

90년대 후반 팔공산 송림사 옆 ‘시인과 농부’는 한동안 전설이었다. 오래 동면기에 든 통기타 가수에게 복음과 같은 통기타라이브 업소였다. 서울 미사리 통기타 특수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대구 근교 및 팔공산 순환도로변 클럽은 말할 것도 없고 달서구 ‘솟대마을’ ‘새들의 고향’ 등 도심 통기타라이브 업소들도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부활된 밴드음악을 앞세운 7080클럽 붐에 상처를 받는다. 통기타 한 대로 무대를 장악할 정도의 실력파가 지역에는 거의 없었다. 다들 고만고만한 실력이었다. 반주기에 의존했기 때문에 필을 작동하는 근육이 고사돼버린 탓도 있다. 박인수, 전인권 등처럼 ‘이게 바로 라이브’란 초강력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뮤지션을 지역에선 좀처럼 발견하기 어려웠다. 단골들은 천편일률적 통기타 선율에 질리기 시작한다. 그때 수성못 옆 ‘OB캠프’가 등장해 힙합뮤직 등에 가려져 가던 추억의 밴드문화를 재현해보려 했다. 나름 선방했다. 예전 밴드 주자들이 무대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가장 주목받은 밴드는 수성못 옆 ‘올드팝스’의 정신욱밴드였다. 하지만 이것도 2010년을 못 넘기면서 라이브클럽을 빙자한 노래방식 라이브카페한테 습격을 당한다.

2019년 가을. ‘진정한 라이브클럽이 대구에서 가능할까’란 의구심이 들 정도로 뮤지션을 제대로 품어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금호강변 동촌유원지 핫플로 부상한 ‘행복의섬’. 예전 콜라텍에 LP음악감상실을 합쳐놓은 스타일이다. 심각하지 않고 흥겹게, 하지만 누가 들어도 뻑 갈 것 같은 단골의 18번을 귀신처럼 알아서 들려준다. 유튜브 음원 때문에 가능했다. LP클럽의 강점은 DJ가 포진했다는 사실. 그들의 선곡안은 남다르다. 그게 중년에게 적중하고 있다. 연주보다 좋은 음악 선곡이 더 힘을 발휘하고 있다. 덕분에 대구교통방송의 투톱 DJ인 김병규와 김윤동이 자기 영역을 넓혀갈 수 있게 됐다.

  음악감상실형 라이브클럽  

최근 LP카페에 그시절 음악감상실, 그리고 통기타라이브클럽 버전을 통합한 신개념 라이브클럽이 부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수성구 동아백화점 수성점 근처에 있는 7080 LP뮤직 전문 라이브클럽인 ‘제임스딘’이다. ‘음악감상실형 라이브클럽’ 정도로 분류될 것 같다.

지역 유흥사업의 흥망성쇠를 누구보다 몸소 체험해 온 백전노장 이용상 대표가 기존 제임스딘클럽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해 재오픈했다. 이 대표는 21세 때 동성로 옛 은좌다방이 있는 빌딩 지하에서 ‘화조 레스토랑’, 이어 수성구 중동 삼성교회 옆에서 매머드 라이브레스토랑 ‘아젤리아’, 이어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가을의 전설’에 감동해 수성못 남쪽 안개시인 레스토랑 옆에 ‘가을의 전설’을 차렸다. 직접 영화 속 말을 조각해 입구에 세워두기도 했다. 재차 호반레스토랑 맞은편에서 건물 전면을 유리로 감싼 신개념 클럽 ‘유리성’을 오픈한다. 라이브와 디제이 음악의 추억을 사업으로 연결시켰다. 오픈하던 날 당시 최고 아이돌이었던 안재욱이 와서 일대 교통이 마비될 정도였다.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7080밴드 붐을 이용하기 위해 달서구 본리네거리 근처 중국음식점 지하에 라이브클럽 ‘비틀즈’를 오픈한다. 오픈식에 온 박강성이 매주 금요일 밤 무대를 들었다 놓았다. 전속밴드는 ‘오재만과 친구들’ ‘사랑과 평화’의 리더 기타리스트 최이철 등이 왔다.

그것도 성에 차지 않아 수성못 동편 파라다이스 찜질방 2층에 ‘정동진’이란 횟집을 열고 거기서 라이브무대를 돌렸다. 다들 “이래도 되냐”고 할 정도로 그는 라이브에 몰두해 있었다. 음악을 목숨처럼 사랑하는 그의 열정이 불러일으킨 선택이었다. 그의 라이브클럽 드림의 대미는 ‘제임스딘’이었다. 8년전 오픈을 했다. 그리고 지난 2일 어쩜 자기 생애 마지막 도전이 될지도 모를 제임스딘 살리기 프로젝트를 재가동한다.

8년전 ‘제임스딘’은 나름 제대로 된 라이브클럽을 표방했다. 오픈식 때 어니언스의 임창제가 왔다. ‘여자의 행복’을 작곡한 포크듀엣 ‘콩심는 아이들’을 만든 포크싱어 주진, 예전 지역 나이트클럽을 주름잡았던 퍼큐셔니스트 이규호, 서명빈(색소폰), 이경호(싱어), 국남(싱어), 이용기(피아노), 임영수(기타) 등이 무대를 장악했다. 하지만 단골은 연주 감상보다 노래를 더 부르고 싶어했다. 라이브클럽은 단골을 위한 라이브였다. 손님이 맘대로 노래를 할 수 있게 노래방클럽 방식으로 몰고가야 팁박스에 돈도 들어오고 그래야 주인과 가수가 서로 입에 풀칠할 수 있었다. ‘오부리빵 클럽 시스템’은 지상명령이었다.

이 대표는 프로 뮤지션이 단골 노래 반주자로 전락하는 현실이 탐탁지 않았다. 그래서 오직 예전 극장식 버라이어티쇼처럼 퀄리티 있는 공연만으로 진행되는 라이브클럽시대를 다시 열고 싶었다. 그래서 지역의 짱짱한 DJ, 추억의 포크싱어, 그리고 전국구 유명가수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그것을 뒷받침해줄 수 있게 70년대 나름 명기로 불린 미국산 스피커 알텍을 구입해 세팅을 했다. 홀의 분위기가 혼연일체가 될 수 있게 사방 벽에 10여개의 모니터를 걸었다. 어느 자리에서도 무대 공연 광경을 볼 수 있게 했다.

이 대표와 친구 사이인 지역 최고참 DJ 김병규가 특히 재오픈을 독려했다. 그리고 김윤동 DJ도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잠시 뮤직박스를 떠났던 전 대구KBS FM ‘마음의 씨 마음의 노래’의 인기 여자DJ였던 곽진희, 70년대 대구를 대표하는 포크싱어 중 한 명이었다가 오래 서울 통기타라이브가수 생활을 하다 최근 대구로 돌아온 서울 다운타운 통기타의 최강자 중 한 명인 김지훈, 신촌블루스 객원가수 신재형 등이 ‘삼국지동맹’처럼 맘을 합했다. 출연료를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명실상부한 중년 이상 세대를 위한 빛나는 라이브클럽을 성공시키자고 결의했다.

지난 2일 기자도 이 클럽을 찾아 박수를 얹었다. 이용의 ‘잊혀진 계절’, 최양숙의 ‘가을편지’ 등과 함께 중년의 감성을 자극하는 대표적 가을노래로 알려진 ‘가을사랑’의 주인공 신계행씨가 재오픈 무대에 초대됐다. 그녀는 “전국의 라이브클럽이 일제히 된서리를 맞고 있다. 제임스딘 같은 분위기의 클럽 몇 개 정도는 존속해야 포크싱어의 자존심이 지켜질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제임스딘의 롱런을 기원했다.

  제임스딘 무대서는 조영남 

제임스딘의 ‘불금 명곡 프로젝트’가 눈길을 끈다. 11~12월 매주 금요일 밤 중년의 감성을 자극할 전국구 뮤지션을 연이어 초대한다. 특히 오는 15일에는 세시봉특수의 진앙이었던 만능 엔터테이너 가수 조영남이 이 무대에서 자신만의 토크쇼를 론칭한다. 최근 작품 대작 문제 때문에 방송과 거리를 두고 있는 상황이라서 그의 이번 대구행에 세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세시봉문화가 저물고 있는 걸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 그래서 제임스딘 재오픈 취지를 괜찮게 여겼다. 그리고 조그마한 맘이라도 보태기로 한 모양이다. 이 대표도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가서 조영남을 만나고 내려왔다. 조영남은 한국 코디미문화 발전을 위해 청도에 살다가 최근 갑자기 지리산으로 들어간 개그맨 전유성, 청도군 화양읍에 잠시 살았던 가수 이동원, 현재 울릉도의 명예군민이 된 가수 이장희 등을 보듯 대구경북이 한국 포크문화에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 조영남 음악회에서는 자신의 가요반세기가 구수한 입담을 통해 정리될 예정이다.

오늘(8일) 밤에는 ‘신촌블루스’의 상징적 블루스기타리스트인 엄인호, 오는 22일에는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만 모르는 포크계의 은둔자로 불리는 포크싱어 박진광의 무대가 이어진다. 박진광은 김지훈과 함께 미사리 통기타의 양대 산맥이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러시아 성악가 같은 절규하는 베이스톤의 보컬컬러가 매력적이다. 향후 색소포니스트 대니정, 아이돌그룹 유키스 출신 동호 등도 초대해놓은 상태다.

참고로 이제 제임스딘 손님을 위한 ‘오부리 무대’는 없다. 오직 고품격 공연과 절정의 DJ음악만으로 승부를 걸 심산이다. 수성구 지범로 182. 010-7675-8939

글·사진=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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