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시티 대구 10년의 이야기 .8] 복지부 선정 특화의료기술 <상>

  • 유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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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12 08:09  |  수정 2019-11-12 08:11  |  발행일 2019-11-12 제20면
지역선도 의료기술 8년연속 선정…모발이식은 40%가 외지환자
20191112

보건복지부는 지역 선도의료기술을 발굴해 글로벌헬스케어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해외환자 유치사업을 전국적으로 활성화하기 위해 2010년부터 ‘지역선도 우수의료기술 육성지원 사업’을 선정하고 있다. 지원대상은 시·도 및 해외환자 유치 등록기관으로 여기에 선정되면 의료기술 육성 비용과 구축 비용, 마케팅 및 홍보 비용 등을 지원 받게 된다. 대구는 2010년부터 2017년까지 8년 연속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8년 연속 선정된 시·도는 대구가 유일하다. 여기에 선정된 대표적 의료기술이 △모발이식 △구순열·얼굴성형 △최첨단 대장 항문 질환치료 △첨단호흡기질환치료 등 7개다.

경북대 김정철 교수 개발 모발이식기술
국내 대부분의 모발클리닉에서 사용돼

2012년 개소 동산병원 구순구개열센터는
3D가상성형프로그램으로 심리치유까지

전국서도 손꼽히는 파티마병원 탈장센터
무긴장교정술로 통증·재발률 대폭 줄여

미세먼지에 재주목받는 호흡기질환치료
5개科통합진료 영남대병원이‘최고수준’


◆탈모인들의 희망, 모발이식

대구는 모발이식 특화 도시다. 인구비율 대비 탈모 진료 인원이 대구가 가장 많다. 이는 탈모 관련 인프라가 우수하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탈모 진료 인원은 대구가 487.8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경북대 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모발이식센터를 방문한 진료 인원 중 40%가 외지인이었다. 대구에 탈모인이 많아서가 아니라 전국에서 탈모치료를 위해 대구를 찾고 있는 것이다.

대구 모발이식은 2010년과 2011년 보건복지부 선정 지역 선도의료기술에 선정됐다. 초기 모발이식술의 경우 ‘펀치식모술’로, 4㎜ 정도의 펀치로 후두부의 모발을 채취해 다시 같은 크기로 구멍을 내 이식 부위에 이식을 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모발이 칫솔모처럼 자라는 단점이 있었다. 그 결과 환자의 만족도가 상당히 떨어져 모발이식의 보편화에 이바지하지 못했다.

이러한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김정철 경북대 교수는 1992년 세계 최초로 모낭군 이식술과 함께 식모기를 이용한 새로운 모발이식법을 개발했다. 모낭군이란 두피에 존재하는 모발의 단위로, 한 구멍에서 1~3개 형태로 자라난다. 김 교수가 개발한 모발이식법은 두피에 정상적으로 분포하는 모낭군을 이식하는 것이다. 즉 모발만 뽑아 이식하는 것이 아니라 모낭 통째로 옮겨 심는 것이다. 김 교수는 자신의 머리카락 모낭을 떼내 자신의 오른쪽 다리에 심는 실험을 했고, 성공을 거뒀다. 이후 ‘KNU 식모기’를 개발, 대구만의 모발이식술을 보급했다. 현재 국내 모발클리닉 대부분이 그가 개발한 이식법으로 모발 이식을 하고 있다. 김 교수의 방법은 모발이 굵고, 직모이며, 모발이 검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이상적인 수술법으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초기 탈모의 치료는 약물치료가 효과적이다. 하지만 탈모가 많이 진행된 경우는 효과적이지 못하므로 탈모도 조기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순열·얼굴성형

구순구개열은 얼굴에서 가장 흔한 선천성 기형의 하나로, 우리나라의 경우 약 650~1천명 당 한 명 꼴로 나타난다. 구순구개열은 여러 가지 복합 작용으로 생기는데 극히 드물게 유전, 임신 초기 약물 복용이나 엽산 또는 비타민C 결핍, 저산소증, 홍역 등이 원인이라 알려져 있다. 결국 여러 가지 종합적인 결과로 생긴다는 뜻이다.

대구는 2012년 구순구개열 얼굴 성형 선도의료기술 육성사업에 선정돼 계명대 동산병원에 ‘구순열·얼굴성형센터’를 개소했다. 해당 센터는 환자들의 얼굴 기형 장애에 따른 심리적·사회적 장애를 치유하는 전문의료기관이다. 단순히 치료만 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형 수술 후 자신의 모습을 미리 그려보는 ‘3차원 가상성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특히 인기가 높다. 구순구개열 얼굴 성형은 미용 성형이 뒤따르기 때문에, 수술 후 자신의 모습을 미리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환자에게 심리적 치유가 된다.

계명대 동산병원 ‘구순열·얼굴성형센터’는 설립 이후 의료기술 확대를 위해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에 의료 봉사도 진행하고 있다. 2013년부터 매해 30명 이상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구순구개열 질환 수술을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한기환 센터장은 “지금까지 축적된 의술을 바탕으로 동남아, 중앙아시아 등 해외 환자를 국내로 초청하거나 직접 방문하여 수술하는 나눔의료를 펼침으로써 대구 의료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고 대한민국의 우수한 성형기술을 알리고자 노력 중”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북한 어린이도 수술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최첨단 대장 항문 질환치료

몸의 소화기관은 크게 소화관과 간장, 담도 및 췌장으로 구성돼 있다. 소화관은 식도, 위, 십이지장, 소장, 대장, 직장으로 구성되고 음식물을 섭취, 가공, 배설한다. 간장은 소화관에서 섭취된 영양분을 변환, 보관하고 유해물질을 해독하는 기능을 하는데 이에 부속된 담도가 있다. 췌장은 소화 효소 및 인슐린 분비에 관계한다. 소화기의 경우 인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 소화기 질환은 누구나 평생에 한번쯤 경험할 만큼 흔하다. 가벼운 신경성 질환에서부터 목숨을 위협하는 악성 종양까지 병의 종류 또한 다양하다.

대구 파티마병원 탈장 센터는 2013년 특화의료기술에 선정됐다. 소화기 질환 중 특히 대장과 탈장, 항문질환에 특화가 된 것이다. 대구 파티마병원은 여러 검사를 통한 빠른 진단과 치료는 물론 내시경을 이용한 비수술적 방법도 도입해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특히 내시경, 배변 조영술, 항문직장초음파 등 배변장애 진단 및 치료를 위한 방사선적 도구, 항문내압검사, 항문 근전도 검사 등 신규 장비를 도입해 대장·항문질환을 보다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파티마병원은 1994년부터 성인의 서혜부 탈장 치료에 인조 그물망을 이용한 무긴장 탈장교정술을 시행해 수술 후 통증과 재발률을 획기적으로 줄였고, 2004년 대구경북에서 최초로 탈장센터를 개설해 전문의 4명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탈장센터는 개소 이후 20여년 동안 총 1만건이 넘는 탈장 수술을 진행했고, 소아 탈장의 경우 연간 250여건, 성인의 경우 연간 100건 이상의 수술 실적을 기록해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탈장 전문 기관이 됐다.

◆미세먼지 공포, 첨단호흡기 질환치료

자연재해를 넘어 재앙이라 불리는 미세먼지 공습으로 호흡기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2014년 지정된 특화의료기술 ‘첨단호흡기질환치료’가 최근 다시 각광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남대병원 권역 호흡기 전문질환센터는 사립대학 병원 중 최초로 2009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사업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 2012년엔 국내 최초로 세계 최고 수준의 암진단기기인 일체형 ‘PET-MR’를 도입해 가동 중이다. ‘PET-MR’는 방사성의약품에 의해 발생되는 양전자를 영상으로 재구성하는 PET(양전자단층영상촬영)와 자기공명영상촬영인 MRI가 완전히 융합된 장비를 말한다. 이 장비를 통해 정확하고 빠른 암 진단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또 2013년 도입된 로봇수술기 ‘다빈치Si’는 최단기간 수술 100회를 돌파했다.

특히 2014년 첨단호흡기질환치료는 획기적 변화를 가져왔다. 이곳은 호흡기 알레르기내과와 흉부외과, 이비인후과, 영상의학과, 재활의학과 등 5개 진료과가 유기적 통합진료시스템을 운영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클리닉, 폐암클리닉, 천식·비염 및 알레르기클리닉, 염증성 폐질환 클리닉, 흉막질환 클리닉, 수면무호흡 클리닉, 호흡재활클리닉, 호흡기질환 검진 클리닉 등 8개 전문클리닉을 운영해 체계적 진단과 치료를 제공한다.

이곳에서는 호흡기 질환 대부분을 진단 및 치료 받을 수 있다. 특히 운동부하폐기능, 수면다원, 기초대사량 검사 등을 위한 첨단 시설을 갖췄다. 흡연과 관련된 질환, 폐암과 만성폐쇄성폐질환에 대한 진단, 치료 및 연구에서도 호평을 얻고 있다.

영남대병원 관계자는 “첨단 호흡기질환 치료뿐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의료관광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의료관광 허브 메디시티 대구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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