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팔공문화원장 “전투관련 지명, 팔공산 일대가 유일…스토리텔링 관광 제대로 활용못해”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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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29   |  발행일 2019-11-29 제35면   |  수정 2019-11-29
공산전투에서 가장 치열했던 ‘살내’
세계 100대 역사문화현장 손색 없어
신숭겸 장군 유적지 재정비도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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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은 역사적으로 볼 때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이자, 삼국 및 후삼국 통일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입니다.”

김성수 대구 동구 팔공문화원장은 “공산전투를 비롯해 관련 일화와 설화 등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팔공산이 신라 오악(五嶽-신라시대 국가의 제사 대상이 되었던 다섯 산악) 중 중악(中嶽)임에도 유일하게 국립공원이 되지 못한 것은 대구시와 경북도의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신라오악은 동악 토함산, 서악 계룡산, 남악 지리산, 북악 태백산, 중악 팔공산이다. 특히 김 원장은 “전투와 관련한 지명이 현대에 이르기까지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은 전세계적으로 팔공산 일원의 대구 동구, 북구가 유일하다고 할수 있다”면서 “다른 지역은 전해져 내려오는 구전 하나만으로도 스토리텔링을 통한 문화관광 자원으로 활용해 수 많은 외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는데, 대구시는 천혜의 자연환경에다 왕건과 공산전투라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지명이 곳곳에 있음에도 동구청에만 맡긴 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어 너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제대로 된 역사 고증 없이 막무가내식으로 사용되는 공산전투와 왕건 관련 유적지에 대한 체계화된 정비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선 신숭겸 장군 유적지의 명칭 개선을 요구했다. 김 원장은 “지금의 신숭겸 장군 유적지와 동상은 평산신씨 대종중에서 시조인 신숭겸 장군을 기리기 위해 조성하고 세운 것”이라며 “‘신숭겸 장군 유적지’는 재정비와 함께 ‘공산전투유적지’로 변경하고, 이순신 장군을 연상케 하는 신숭겸 장군 동상 역시 공산전투에서의 활약상을 느낄 수 있는 모습의 상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유적지 인근 상가의 재정비도 강조했다. 그는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유적지 앞에 왕건이나 견훤과 관련한 상가 이름조차 하나 없다”면서 “예를 들어 왕건식당, 견훤짬뽕, 공산비빔밥 같은 상호와 메뉴를 개발해 사용한다면 어린 학생들에게는 산교육이 되고 지역민에게는 긍지와 보람을 느끼게 할 뿐 아니라 외지인들에게도 대구가 왕건 및 견훤과 관련이 높은 도시임을 알리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팔공산 왕건길’에 대한 개선도 촉구했다. 김 원장은 “왕건과 관련 없는 길에도 모두 왕건 길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데, 이는 시민들이 역사를 잘못 받아들일 수 있는 요소가 충분하다”며 “왕건과 관련 없는 길은 제외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공산전투 당시 가장 치열했던 살내(전탄-箭灘)에 대한 관광자원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살내가 세계 100대 역사문화현장으로 손색이 없다고 강조한 그는 “이 곳을 역사문화지구로 지정해 새롭게 알릴 필요가 있다”면서 “중요한 역사문화 유적지는 단순히 지리적인 의미보다 역사적 가치가 더 크다”고 말했다. 글·사진=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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