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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의 스타일 스토리] 현대 조끼 원형 롱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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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뉴스부기자
  • 2019-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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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온·활동성에 멋까지 장착 ‘겨울 스트리트 리더’

재킷 위에 숏 퍼 베스트로 포인트. 출처 https://blog.naver.com/g_morger/220629145457
‘시리다’는 표현이 있다. 손끝, 발끝, 코끝 같은 몸의 끝자락까지 ‘쨍’하고 스치는 찬 기운이 추위를 느낄 정도로 차다는 표현인데, 11월의 끝자락은 이제 다가올 추위에 대한 걱정이 몸뿐 아니라 가슴도 시리게 하는 계절이다.

시린 것은 추운 것과 달리, 몸이 추운 것에 추운 마음이 살짝 깃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초겨울 시린 몸과 마음의 온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두꺼운 코트 한방으로 추위를 쫓기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거나, 아우터 위에 슬쩍 걸쳐준 센스 있는 옷의 온기가 옷 사이사이에 따뜻한 공기층을 만들어 주도록 입는 게 멋있다.

겨울에는 몸이 따뜻해야 마음이 따뜻하고, 몸과 마음을 따뜻이 데워주는 옷은 사람을 푸근하고 관대하게 만들며 에너지를 고양시키는 힘이 있다. 작년에는 이불 같이 길고 박시한 오버핏 롱 패딩이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면, 올 겨울은 스트리트와 런웨이를 점령한 가볍고 활동성이 좋은 베스트(Vest)가 대세이며, 이것을 입고 활보하는 힙스터(Hipster)들이 눈에 많이 띈다.

간절기·겨울 활용, 자유로운 스타일 변신
안에 겹쳐 입거나 아우터 위에 레이어드
십자군전쟁때 쇠갑옷 보호하는‘쉬르코’
17C말, 재킷 안에 입는 신사들의 필수템

최근 클래식 보다 가성비 좋은 실용 중심
자연색과 소박한 질감, 다양한 옷과 매치
유행 안타는 밍크 롱 베스트 럭셔리 감성


시즌리스 감성의 럭셔리한 퍼 베스트. 출처 Yves Saint Laurent Collection
올해 F/W(겨울·가을)에 특히 롱 베스트가 유독 트렌드의 중심에서 주목을 받는 것은 1970년대를 풍미한 레트로 무드를 바탕으로 한 히피패션의 영향이 크며, 전 세계를 강타했던 록 그룹 퀸의 자전적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도 복고패션의 화려한 귀환에 팡파르를 울렸다. 전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와 시즌리스(Seasonless)의 영향으로 겨울패션도 멋있게 입고 편하게 활동하려는 소비자의 욕구는 둔한 사모님 스타일의 퍼 코트나 고루한 울 코트보다 패서너블하면서도 자유로운 스타일로의 변신이 가능한 롱 베스트의 등장으로 뻔한 겨울패션을 특별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올해 FW에 유행하는 베스트의 특징은 간절기와 겨울 모두 입을 수 있게 활동성과 보온성을 동시에 잡도록 길이가 다양하게 나오고 있으며, 몸은 따뜻하게 팔은 활동적으로 디자인된 것이 특징이다. 늦가을에는 원피스나 니트같은 옷에 레이어드하고, 겨울에는 재킷이나 코트, 트렌치 안에 겹쳐 입거나 아예 겉옷 위에 덧입어도 특별한 멋을 살릴 수 있도록 출시되고 있다. 특히 롱 베스트와 두꺼운 아우터를 레이어드 할 때는 아우터의 소재를 너무 두껍지 않게 하고, 단추를 잠근 후 연출하는 것이 스타일 포인트이다.

베스트(Vest)는 ‘겉옷 위에 걸쳐 입는 소매가 없는 옷’으로 조끼라고 하며, 우리말 ‘조끼’는 포르투갈어 ‘Jaque(영어의 Jack)’에서 조끼가 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우리나라 전통복식에는 일찍이 없는 패션아이템이다. 서양복식사에서 베스트의 초기 원형은 몽골과 튀르크 문화권에서 추운 겨울 보온력을 높이기 위해 외투 속에 껴입었던 옷으로 보고 있다. 초기의 베스트는 사냥에서 얻은 털이나 가죽으로 만든 경우가 많았고, 기마민족 특성상 말을 탔을 때 동작이 용이하게 길이가 길지 않았다.

서유럽의 베스트 패션은 군복으로 먼저 도입되었는데, 십자군전쟁시 강한 햇빛의 반사와 눈·비·먼지로부터 쇠로 된 갑옷을 보호하기 위해 그 위에 입기 시작한 의상 쉬르코(Surcot)를 그 원형으로 보고 있다. 두 개의 직사각형 천을 어깨에서 꿰매어 걸친 형태로, 전쟁 후 일반 남녀 모두에게 유행하게 되었다.

현대조끼의 원형이라 할 베스트는 17세기말 바로크시대에 등장했다. 영국에서는 웨이스트코트(Waistcoat), 혹은 베스트(Vest)라 불렀고, 소매가 달리지 않았으며, 외출할 때 베스트 위에 당시 재킷에 해당하는 주스토코르(Justaucorps)를 입었다. 남성은 단추를 푼 재킷 안에 단추를 촘촘히 달고 단정히 잠긴 베스트의 모습이 보이도록 아주 장식적으로 입었다. 베스트는 앞 중앙이나 포켓 근처에는 바탕색과 대조적인 색으로 섬세한 꽃모양의 자수나 단추 등으로 아름답게 꾸며서 입었고 멋쟁이들은 수십 벌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바로크와 로코코의 남성 베스트는 격식을 차리는 자리나 멋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해 입는 사치품으로 자리를 잡아 신사들 의상의 화려함을 드러내는 수단이 되었고, 정장패션으로 도입되어 슈트의 매력을 더해주는 댄디(Dandy)의 필수품이 되었다.

최근 유행하는 히피 감성의 베스트 스타일은 클래식한 조끼(Vest) 타입보다는 18세기 후반 조끼가 실용적인 스타일로 변한 롱 베스트 형의 질레(Gilet)에 보다 가깝다. 질레는 길이가 조끼보다 길고, 실용적이며 수수한 천으로 만들어졌고 좋은 가성비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다.

20세기 들어 베스트는 정장 슈트와 교복, 유니폼에 도입되어 한 세트로 정착되었으며, 다른 한편으로 1960년대 후반 들어 보헤미안과 히피들은 베스트를 그들의 주요 패션 아이템으로 적극적으로 도입하였다. 히피 패션은 기본적으로 전통적인 관습을 거부하고 자연친화적인 삶과 사상을 패션으로 담아내고 실천하고자 했다. 그래서 히피들은 딱딱하고 엘리트적인 정장의 베스트보다는 힘을 뺀 듯 무심한 질레의 형태에 더 관심을 가졌다. 그들은 자연색과 소박한 질감의 핸드메이드 니트, 퍼, 스웨이드, 손뜨개 등에서 느껴지는 보헤미안 이미지의 롱 베스트를 원피스, 스커트, 블라우스, 티셔츠 등 다양한 옷과 매치하여 즐겨 입었다.

스트리트 무드 가득한 럭셔리한 퍼 베스트. 출처 https://blog.naver.com/g_morger/204845536
특히 히피들은 베스트를 새롭고 창조적으로 해석해서 숏 베스트 외에 엉덩이를 덮는 길이나 그보다 더 롱한 레이어드 아이템으로 발전시켜 일상의 단조로운 스타일링에 자유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코디 아이템으로 유행시켰다. 히피들의 사랑과 평화, 자연에 대한 경외와 열정과 가치관이 내제된 롱 베스트는 1993년 도시적이고 세련미를 더한 네오 히피룩으로 재탄생되었고, 2000년대 들어 지속적으로 컬렉션에 등장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다.

요모조모 쓸모가 많은 겨울 필수 아이템으로 등극한 롱 베스트의 진가는 그냥 베스트처럼 입어도 되고, 때론 원피스처럼 입어도 좋고, 블라우스나 셔츠, 티셔츠 위에 레이어드해서 변화 있게 입어도 괜찮다. 반대로 롱 베스트를 야상, 트렌치코트, 재킷, 코트같은 아우터 위에 입어도 몸은 따뜻하되 팔이 자유로워 활동하기 좋고 운전하기 편하며 특별한 멋을 잡을 수 있다.

현재 브랜드들은 여러 가지로 활용도 높은 롱 베스트를 선보이고 있는데 롱 베스트만큼은 사치를 부리고 싶다면 밍크 롱 베스트로 입문해 보는 것이 좋다. 유행을 타지 않으면서도 트렌디하고 럭셔리해서 롱 베스트 하나로 확실한 멋을 잡을 수 있다. 간절기에 비중을 두고 좀 더 실용적으로 입고 싶다면 모직이나 니트, 착한 가격에 가볍고 따뜻하게 입을 수 있는 것으로 플리스(Fleece) 소재가 있으며, 추위에 단단히 대비하고 싶다면 패딩 롱 베스트로 멋을 내는 것도 좋다. 이제 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롱 베스트를 입고 햇살 미소를 날리며 거침없이 밖으로 성큼성큼 나가보자.

영남대 의류패션학과 교수

▨ 참고문헌 △정흥숙(2015) 서양복식사, 교학사 △ 한국패션전문사전연구(1997) 패션전문사전 △나무위키 https://namu.wiki/w/%EC%A1%B0%EB%81%BC △https://blog.naver.com/g_morger/220629145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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