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차에서 변신 거듭…그랜저, 확 젊어졌다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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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30   |  발행일 2019-11-30 제13면   |  수정 2019-11-30
6세대 그랜저 페이스리프트 출시

광고 화면이 시작된다. 1993년이란 자막을 통해 광고 배경이 1990년대 초반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때 귀에 익숙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한 소년이 CD플레이어를 재생시키자 듀스의 노래가 배경에 깔리고 등장하는 소년들은 춤을 추기 시작한다. “이 다음에 성공하면 뭐할까”라는 질문과 동시에 화면에 철길을 지나가는 그랜저의 모습이 잡힌다. 소년은 웃으며“그랜저 사야지”라며 ‘성공=그랜저’라는 과거의 공식을 재확인 한다. 과거 그랜저는 성공한 사람이 타는 차였다. 동네 소문난 부잣집에서 그랜저를 사면 차를 구경하며 부러워하기도 했다. 시대가 변하며 성공을 상징하는 아이콘은 변했고 때론 확장됐다. 정장을 멋지게 입은 대기업 임원 또는 고위직 공무원이 그랜저에서 내리는 모습이 성공을 상징했던 과거와 달리 청바지를 입은 IT 기업 대표, 치열한 사회적 경쟁을 이겨낸 여성,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이를 지키는 가장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한 모습들이 그러졌다. 과거 ‘돈=성공’이란 공식이 ‘행복=성공, 만족=성공’ 등 다양하게 확대됐다. 성공 자체가 돈과 경제적 여유에 극한된 것이 아닌 개인이 선택한 특정 분야에서의 발전 역시 성공이라는 카테고리에 포함된 셈이다. 최근 현대자동차가 2020 그랜저를 새롭게 선보이며 ‘성공에 관하여’란 광고 시리즈로 주목 받고 있다. 과거 성공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그랜저가 성공의 카테고리를 확장한 이유는 그랜저 역시 시간의 흐름을 통해 변화됐기 때문이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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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각 그랜저’
국내 대형車 시장 포문


1세대 그랜저는 ‘각 그랜저’라 불리며 성공을 상징했다. 과거 ‘퇴근시계’라고 불리던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성공한 사업가, 정치인들이 타는 모습이 방영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1세대 그랜저는 L카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일본 미쓰비시와 공동 개발한 모델이다. 당시의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듯 웅장, 위엄, 위대함의 뜻을 담아 그랜저(GRANDEUR)로 이름이 지어졌고 각진 디자인과 검은색 차량이 주는 웅장함에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86년 7월에 출시되며 본격적인 국내 대형차 시장의 포문을 연 1세대 그랜저는 당시 첨단 기술이던 전자 제어 연료 분사 방식의 엔진을 장착하며 최고급 모델로 이름을 떨쳤다. 직선이 강조된 강인한 이미지였다. 2000㏄, 2400㏄, 3000㏄로 구성됐다. 국내 대형 승용차 시장을 압도하며 9만2천500여대가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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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뉴 그랜저’
곡선미 살린 디자인 호평


2세대 그랜저는 더 웅장하고 거대했다. 1992년 9월 출시된 2세대 모델 ‘뉴 그랜저’는 각진 디자인을 과감하게 버리고 곡선미를 살린 디자인을 통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곡선미를 살렸지만 중후한 이미지를 조화시켜 현대적 감각을 살렸다는 평가와 젊어졌다는 칭찬이 이어졌다.

2세대 그랜저는 당시 국내 시판 차종 가운데 가장 큰 차체를 자랑했다. 곡선미를 살린 디자인도 압도적으로 큰 뉴 그랜저의 차체를 감출 수 없었다. 실내 공간 역시 넓어 시장 반응이 좋았다. 여기에 당시에는 획기적인 기술이던 에어백, 능동형 안전장치(TCS), ECM 룸미러, 차체제어시스템(ECS) 등을 장착하며 최고급 차량임을 또다시 증명했다.

엔진 라인업 역시 2000㏄, 2400㏄, 3000㏄, 3500㏄ 등 4종류로 확대하며 기술력을 뽐냈다. 생산 기간 동안 총 16만4천900여대가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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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그랜저XG’
국내 최초 5단 자동변속기


3세대 그랜저는 현대자동차의 효자 상품이다. 수입차와의 큰 기술격차로 인해 해외에서 외면 받던 현대자동차의 차량이 3세대 그랜저의 출시로 호평을 받았고 현대차의 이미지 개선으로까지 이어졌다. 20세기 후반에 접어들면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외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투자와 기술 개발을 아끼지 않았고 마침내 격차는 점차 줄어들었다. 당시 현대차는 196마력의 시그마 3.0 V6 DOHC 엔진, 국내 최초의 수동 겸용 5단 H-Matic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3세대 그랜저, XG를 출시했다. XG는 2000㏄, 2500㏄, 3000㏄ 등의 모델로 생산이 이뤄졌고 총 31만1천200여대가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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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그랜저TG’
고성능 엔진 독자적 개발


2005년 출시된 4세대 그랜저(TG)는 견고한 안락함(Solid Comfort)이라는 목표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독자 기술로 개발된 고성능의 람다 및 뮤 엔진을 적용했다. 내외장 스타일, 첨단 안전 및 편의사양 등 획기적인 변화 등이 적용되면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자랑했다. 현대 기아차가 독자 개발한 6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고 이를 통해 엔진 성능은 물론 출력과 연비까지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또 버튼시동장치, 블루투스 핸즈프리, 에코 드라이빙 시스템 등 당시 수입차에서만 볼 수 있던 첨단 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엔진 라인업은 2400, 2700, 3300㏄ 등 3종류였고 국내 판매량은 총 40만6천800여대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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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그랜저HG’
첨단 안전시스템 대거 탑재


그랜저 HG는 3년6개월의 개발 기간을 거쳐 탄생한 차량이다. 관련 예산만 2천500억원이 투입됐다. 웅장한 활공을 의미하는 그랜드 글라리드(Grand Glide)를 표본으로 디자인되며 가장 세련된 그랜저라 불렸다. 전 모델에 6단 자동변속기를 기본 장착했고 최고 출력 270마력의 람다 엔진, 최고 출력 201마력의 세타 엔진을 적용해 강력한 동력 및 주행 성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차체 자세 제어 장치(VDC), 새시 통합 제어 시스템(VSM),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TPMS), 급제동 경보 시스템(ESS), 에어백 시스템 등 첨단 안전 시스템을 기본 적용해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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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더 뉴 그랜저

더 뉴 그랜저는 2016년 11월 출시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6세대 그랜저의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현대차를 새롭게 대표할 플래그십 세단이다.

더 뉴 그랜저는 지난 4일부터 18일까지 영업일 기준 11일 동안 사전계약 3만2천179대가 계약되면서 신기록을 달성하는 등 출시 전부터 고객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더 뉴 그랜저는 최첨단 편의 및 안전사양을 대거 탑재했다. 공기청정 시스템, 스마트 자세제어 시스템뿐 아니라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PCA) △후측방 모니터(BVM) △안전 하차 보조(SEA)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RSPA) 등 최첨단 편의 및 안전사양이 다양하게 적용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성공의 대명사 그랜저가 이 시대 성공의 의미를 새롭게 쓰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프리미엄 세단 ‘더 뉴 그랜저’로 재탄생했다”며 “앞으로 세단 시장의 성장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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