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학생 CEO , 무인 밭작물 플랫폼 로봇 농기계 개발 판매 '화제'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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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22   |  발행일 2020-04-27 제24면   |  수정 2020-04-27
최호인 모나드 대표 2년전 창업 후 농기계 플랫폼 구상 노력 결실
팀원들과 의기투합 성과...농기계업계 테슬라 꿈 "화성에 농기계 보내고 싶다"
한국장학재단 대구센터 창업지원형 기숙사 입주...기숙사, 회의공간 무료 제공
최호인
최호인 모나드 대표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첫 제품을 판매하는 순간 기쁘다기 보다는 이제 시작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제품 개발이 실패할 수도 있었고, 개발이 완료돼도 팔 수 있을까라는 회의도 많이 들었습니다. 1년 이상 제품개발만 하다보니 지쳐가기도 했습니다. 2~3번 기계를 부수고 다시 만들고해서 개량했습니다. 5번 도전만에 완제품을 내놓고 이제 첫 매출도 올렸습니다. 가격은 낮추면서 실용성과 활용성을 높인 것이 주효한 것 같습니다."

대구시 중구 한국장학재단(이사장 이정우) 대구센터 창업지원형 기숙사에 입주해 있는 최호인 모나드 대표(29·영남대 심리학과 4학년)는 지난 3월 자신과 팀원들이 만든 무인 밭작물 플랫폼 로봇 농기계인 '틸론'(TILLON)을 전북 익산에 있는 한 방제업체에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자신이 창업한지 2년만이고 농기계 개발에 나선지 1년여 만에 거둔 결실이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은 취지로 시작하였고 멋진 계획들을 가지고 시작하지만 막상 창업해 보면 쉽지 않습니다. 3년안에 망하는 스타트업이 많습니다. 저도 창업하고 2년 동안 계속 개발에 투자를 하느라 배고팠습니다. 특히 하드웨어 창업은 정말 어렵습니다. 수많은 실패 속에서 새로운 혁신적인 제품이 탄생하고 그 만들어진 제품이 시장출시까지 이어지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최호인 대표는 숱한 난관을 헤치고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같이 고생한 동료 팀원들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동료팀원들이 정말 고생많이 했습니다. 저만 믿고 열정 하나로 단칸방에서, 다같이 먹고 자면서 연구개발했습니다. 오로지 농민들을 위해서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편한 농기계를 무조건 만들어낸다는 도전정신으로 같이 달려와준 덕분입니다."

최호인씨는 2017년 9월7일 계명대 창업보육센터에서 농기계 제조 및 유통으로 모나드를 창업했지만 1년간 막막하고 낯선길을 걸었다. 창업과 농업일을 병행하던 최 대표는 원격조종이 가능한 밭작물 농기계 플랫폼을 만들기로 구상을 했지만 기계적·공학적 지식이 부족해 독학으로 공부를 하고 지난해에는 농기계 정비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하지만 그런 열정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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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후 첫 완제품인 '틸론'을 앞에두고 모나드 대표와 직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호인 대표, 윤상민, 김가을, 한경민 팀원.<모나드 제공>

그래서 영입한 팀원이 한경민씨(30·영남대 무역학과 졸업)·윤상민씨(29·영남대 기계과졸·영남대 대학원 전기과 재학 중)와 김가을씨(24·경북대 디자인학과 4학년)다. 영입당시 한경민씨는 직장을 나니고 있었고, 윤상민씨도 고급인력인 설계기술자임에도 최 대표의 열정과 진정성을 믿고 모나드에 합류했다.

한경민씨는 직장을 다니면서도 농업 선진국인 네덜란드를 보면서 농업관련 창업 고심하다가 최 대표를 만났다. 고령화 시대에는 전세계적으로 농업관련 무인자동화기기 수요가 많아질 것로 내다보고 최 대표와 의기투합하기로 했다.

윤상민씨는 직장생활보다는 프로젝트개념으로 일하고 있다가 합류했다. 최 대표가 끝까지하는 끈기를 보고 같이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한다. 김가을씨는 원래 카탈로그 작업으로 인연을 맺었다가 최 대표의 제의를 받고 합류했다. 학교생활하면서 창업경험을 하는 게 좋다고 한다.

"농기계 제조는 창업에서 가장 어려운 분야로 꼽힙니다. 교수님도 회의적이었습다. 농기계는 가혹한 조건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높은 내구성을 요구함과 동시에 낮은 가격을 요구하기 때문에 사업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고 걱정도 많이 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제품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도전을 결심한 것은 농업이 힘들거나 촌스럽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습니다. 기능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디자인 고민을 많이 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농업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과 고정관념을 바꾸어 멋지고 세련돼 보이는 농기계를 통해서 농업도 괜찮은 산업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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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밭작물 플랫폼 로봇 농기계인 모나드의 '틸론'.

모나드(https://monad.company)의 '틸론'은 국내에는 없는 무인 밭작물 플랫폼 로봇 농기계 플랫폼이다. 해외 농업용 로봇 시장에 비슷한 제품이 선 보이고 있는데 편리함은 있지만 비싸고 외형도 대규모 농사에 맞도록 제품이 대형인 경우가 많다.

반면 틸론은 가로 1m, 세로 90㎝. 높이는 70㎝로 농기계 치고는 매우 작은 사이즈다. 반면 국내 밭작물 재배 대다수가 소규모로 다품종 재배인 것을 생각하면 매우 실용적이고 또한 고령층도 사용하기 편리하고 다기능이며, 유지관리비기가 싸고 무엇보다 안전하다. 틸론은 일단 원격조종으로 움직이고 무한 괘도라 지형조건에 잘 적응할 수 있고 안전성도 뛰어나다. 동력원이 전기 배터리라 싸고 편리하다. 틸론은 작은 기계지만 파종 ,비닐피복 작업을 일괄적으로 수행하고, 비료살포 및 운반작업까지 가능하다. 고령 농업인이나 귀농인에게 적합하고, 험한 산지에서 밭농사를 운영하는 데 안성마춤이다. 농업실용화재단의 농기계 검증을 준비 중이다. 검증을 통과해 한국농기계협동조합의 카탈로그에 등록되면 농민들은 정부나 지자체 등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제가 창업을 결심한 이유는 처음에는 단순했습니다. 무언가 새롭게 창조한다는 것에 대해 희열을 느꼈고, 누군가에게 행복함을 느끼게 해주는 제품을 만들어 세상을 좀 더 따뜻하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저를 창업으로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최 대표는 2015년 교내 창업동아리부터 시작해 2017년 가을 창업을 했지만 이루말할 수 없이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창업경진대회 등을 통해 약간의 수입이 생기면 그 돈을 모두 연구개발비에 투자했다. 사업성공이나 미래가 불투명했지만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생각으로 끈기와 인내로 연구개발에 몰두한 결과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한다.

"현재 투자유치에 힘쓰고 있습니다. 현재 공장도 임대해서 사용하고 있어 양산체제를 갖출려면 시설투자가 필요합니다. 빠르면 올해안에 양산체제를 갖출 계획입니다. IR활동 열심히 하면서 벤처캐피탈리스트 등과 연락을 하고 있습니다."

최 대표가 시제품 생산에 이어 완제품을 판매하기까지에는 한국장학재단 대구센터의 창업지원형 기숙사에 입주하게 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대구시 중구 대구초등 인근에 있는 한국장학재단 대구센터의 창업지원형 기숙사는 한국장학재단이 대학생 창업지원으로 미래 창의인재 양성에 기여하기 위한 것으로 창업에 관심있는 대학생 또는 대학원생이 창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주거와 창업준비 환경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대구센터는 지난해 10월 준공해 현재 기숙사 총 정원 39명 중 30명을 선발하여 입주시켰다.

최 대표는 한국장학재단 대구센터 창업지원형 기숙사에 지난 11월 입주한 초기 멤버인데 여러모로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침대와 책상, 화장실, 에어컨까지 숙소를 무료제공 받고 사무공간과 공동 취사시설 등도 제공된다. 전기사용료도 무료라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창업관련 일에만 집중 할 수 있다. 한국장학재단 대구센터에서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지역내 창업지원기관과 네트워킹화 해서 정보교류 등 입주학생들에게 다양한 지원체제를 갖춰나가고 있어 대학생 창업의 새로운 요람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원하 한국장학재단 대구센터장은 "학생들이 몰입해서 집중하는 시간을 제공하고 창업관련 정보를 다양하게 얻을 수 있게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전략회의나 투자 상담 등을 위한 공간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인 모나드 대표는 "모나드가 그리고 있는 미션은 미래의 우리 후손들이 행복과 안전이 보장되는 세상에서 더 많은 것을 누리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있다"면서 "농기계 업계의 테슬라를 꿈꾸는 모나드는 언젠가 화성에 우리의 농기계를 보내고 싶다 "라고 힘주어 말했다.

"후배들에게 창업에 도전하라는 말은 못하겠습니다. 창업은 유리를 씹으면서 절벽으로 걸어가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래도 정말 창업을 해야 겠다고 생각을 한다면 도전을 해보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단순히 현재 직장생활이 맞지 않아서 또는 재밌어 보여서라고 생각한다면 얼마 못가 포기하게 될 겁니다. 창업은 인내와 끈기가 중요합니다. 몇번이고 실패하더라고 끊임없이 달려갈 수 있는 맷집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 창업을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제 자신이 압축성장했다는 것입니다. 남들이 대학 4학년 동안 배울 것을 저는 1년만에 해냈습니다. 그게 가장 큰 보람입니다. 2년전 저의 모습과 지금을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 입니다. 평균이 실패인 스타트업 세계에서 '사업은 실패할 수 있지만 결코 패배자는 되지 않는다'라는 것을 가슴 속에 새긴다면 언젠가 원하는 꿈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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