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씨·고3 개학 앞두고 얇은 덴탈마스크 '대란 조짐'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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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11  |  수정 2020-05-11 07:38  |  발행일 2020-05-11 제8면
방역당국, 생활방역 목적 면마스크 등 착용 허용

지난주 이마트 판매량 전주 대비 13% 늘어…온라인서도 불티

잇단 품절에 코로나 이전 5~10배 가격에 팔리기도 '시민 부담'

일각선 "정부, 공적마스크에 포함시켜 판매관리 나서야" 지적

낮 최고기온이 30℃에 육박하는 날씨가 이어지면서 숨을 쉬기 불편한 보건용 마스크(KF94 등) 대신 얇은 덴탈마스크를 찾는 시민이 늘어나면서 이번에는 '덴탈마스크 대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여름 같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질병관리본부는 숨쉬기 힘든 KF마스크가 아닌 덴탈마스크·면 마스크를 사용해도 된다고 당부했다.

코로나19 등 감염 의심환자를 돌보는 보호자 또는 의료진은 반드시 KF94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지만, 그 외 감염 예방과 생활방역을 위한 목적으로는 덴탈마스크를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고 방역당국은 밝혔다.

여기에 등교 개학이 다가오면서 바깥 활동이 늘어날 아이를 위해 보건마스크 대신 덴탈마스크를 사는 학부모까지 가세해 갑자기 수요가 늘어나면서 지난 3월 일어났던 '보건용 마스크 대란'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이마트에 따르면 대구지역 7개 지점에서 50매 2만7천900원에 판매하는 중국산 덴탈마스크는 지난달 마지막 주(24~30일)에 비해 이달 첫주(1~7일) 판매량이 12.7% 늘어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중국산만 판매하고 있지만 덴탈마스크 수요와 국산제품 요구가 늘어나고 있어서 추가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코스트코 대구지역 2개 지점에서도 지난 8일 하루 국산 덴탈마스크 각 6천세트(49매입)를 1인당 1세트 한정 1만5천990원에 판매하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온라인에서도 덴탈마스크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쿠팡·지마켓 등 온라인 쇼핑몰 관계자는 "이달 들어 덴탈마스크 판매량과 검색량 등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지만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기는 어렵다"고 했다. 온라인에서는 덴탈마스크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수요가 늘면서 가격도 크게 올라 시민부담을 키우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50매 1만원이 채 되지 않던 국산 덴탈마스크 가격은지난달 50매 3만~4만원 선으로 뛰었고, 이달 들어 7만원을 넘어섰다.

시민이 선호하는 국내 한 유명업체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덴탈마스크 50매를 1만2천100원에 판매하고 있지만 이미 품절 상태라 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탓에 이 업체로부터 제품을 구입, 판매하는 다른 쇼핑몰에서 같은 제품이 6만7천원부터 최고 12만5천원에 판매하는 상황이다. 해당 업체보다 최소 5.5배에서 10배 이상 비싸게 팔고 있는 셈이다.

가격 형성은 시장 논리지만 앞선 마스크 대란에 미뤄 정부가 먼저 나설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공적마스크에 덴탈마스크도 포함시켜 판매를 관리해야 한다는 것.

시민 신모씨(32)는 "덴탈마스크 가격이 요며칠 사이에 급등하고 대형마트에서도 이런저런 준비를 하는 걸 봐선 곧 국산 물량 부족이 일어날 것 같다. 전처럼 대란이 일어나기 전에 덴탈마스크도 공적마스크에 포함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덴탈마스크는 방역 기능이 떨어져 장시간 실내 활동에 적합하지 않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본적인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하면 괜찮다고 조언했다.

조용일 대구약사회장은 "KF마스크나 덴탈마스크·면마스크 모두 자신의 비말이 퍼지는 것을 막고 타인의 비말이 직접적으로 접촉되는 것을 차단한다는 역할은 같다"면서 "덴탈마스크라고 해서 바이러스가 저절로 침투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마스크를 착용하더라도 겉면을 손으로 만지면서 일상 생활을 하면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손을 자주 씻는 것이 생활방역의 핵심"이라고 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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