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이용자들이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서비스에서 제외돼 불편을 겪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11일부터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을 시작한 가운데 1천200만명에 이르는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소지자는 충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른 카드사 결제망을 빌려 쓰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긴급재난지원금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 체크카드는 국민카드가 서비스 운영 대행을 담당하고 있다. 긴급재난지원금 서비스를 구축하려면 카카오뱅크와 국민카드 두 곳에서 모두 관련 전산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 업체측 해명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방법이 갑작스럽게 결정되면서 대행사인 국민카드와 카카오뱅크 모두 내부 개발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모바일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카카오뱅크의 해명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카카오뱅크를 제외한 모든 카드사가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의지가 있었다면 대행사 도움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BC카드 전산망을 공유하고 있는 케이뱅크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데도 불구하고 긴급재난지원금 충전서비스 시스템을 마련한 것도 이런 지적을 뒷받침한다.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이용자는 "인터넷은행의 장점이 편리성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카카오뱅크의 준비 미비는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7일부터 시작한 카카오뱅크 제휴신용카드로는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이 가능하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홍석천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