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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경북 안동시 성곡동 안동 조정지댐(보조댐)에 엄청난 양의 부유물이 떠다니고 있다. |
지난 13일 오후 경북 안동 월영교 인근 조정지댐(보조댐). 수면 위로 페트병 등 생활 쓰레기와 인근 공사장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각목 등 각종 건축 폐기물이 떠다니고 있었다. 쓰레기는 물길을 따라 긴 띠를 형성하고 있었다. 이곳을 운항하는 황포돛배에 승선한 관광객은 '쓰레기 위의 뱃놀이'라며 눈살을 찌푸렸다.
안동관광의 핵심 역할을 하는 안동 조정지댐이 부유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부유물은 용상~교리 국도 대체 우회도로 공사 구간 인근에 집중돼 있다. 쓰레기를 걸러내기 위해 설치한 오탁 방지막에 쌓인 부유물의 양도 상당하다. 조정지댐 주변엔 연인이 즐겨 찾는 월영교를 비롯해 안동 석빙고(보물 305호)·안동민속박물관 등 안동을 대표하는 명물이 늘어서 있다. 특히 또 하나의 명물로 부상한 황포돛배가 관광객을 태우고 조정지댐 곳곳을 운항 중이지만 엄청난 양의 부유물 때문에 나쁜 인상을 남기고 있다.
경북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8일 연속 나오지 않는 등 확연히 진정 국면에 들어가면서 월영교 등 안동댐을 찾는 관광객 수도 이제 막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시점이어서 지역 관광업계는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자칫 부유물이 황포돛배에 손상을 입힐 경우 관광객의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광객 문모(40)씨는 "돛배를 타고 조정지댐에 가까워질수록 떠다니는 부유물의 양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애들이 부유물을 보고 뭔지 물어볼 때 얼굴이 화끈거렸다"고 했다. 이어 그는 "더운 날씨에 돛배를 타고 시원한 바람을 쐬면 아이들과 함께 기분이 좋아질 줄 알았는데, 쓰레기 위에서 뱃놀이한 형국이라 찜찜하다"고 토로했다.
황포돛배 운항사 관계자는 "시간이 될 때마다 군데군데 부유물을 치우고 있지만, 최근 들어 돛배 운항이 힘들 정도로 부유물의 양이 많아진 것 같다"면서 "치우는 양보다 떠내려오는 부유물의 양이 더 많아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을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안동시 관계자는 "현장을 확인하고 조속한 시일 내 부유물을 처리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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