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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준공 예정인 구미국가산업단지 5단지에는 공장용지 165만㎥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구미시 제공 |
국내 유턴 대기업 1호 현대모비스 울산공장이 내달 준공된다. 울산 이화산업단지에 3천억원을 들여 15만㎡ 규모로 조성 중이며, 내년 1월부터 연간 전기차 배터리 10만대를 생산한다. 50여개 협력업체가 입주하면 직·간접 고용은 1만명, 지방 세수는 연간 170억원으로 예상된다.
대구시는 국내로 복귀하는 기업 유치를 위해 공장용지 무상공급, 전담 컨설팅, 입지 보조금 지원, 인력 채용, 스마트공장 등 대구형 리쇼어링(Reshoring) 인센티브 패키지 제공을 약속했다. 이달 말에는 국내 복귀 기업 지원제도 홍보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를 살리자는 '한국판 뉴딜'의 핵심인 유턴기업 유치에 전국 지자체가 올인하다시피하고 있지만, 정작 구미국가산업단지의 수백만㎡ 를 놀리고 있는 경북 구미시는 소극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파격적인 지원 조건을 준비하고 있는 경북도의 움직임과도 대조적이다.
구미시에 따르면 산동·해평면 일원 934만㎡에 조성 중인 구미국가5산단은 1단계(산동면) 공정률이 99%로 준공을 앞두고 있으나 공장용지 분양 면적 228만㎡ 중 27%(63만㎡)만 분양된 상태다. 구미국가산단 1~4단지도 오랜 불경기 여파로 수백만㎡ 용지가 비어 있다. 이에 구미시는 지난달 기업투자 유치와 구미국가 5산단 분양 활성화를 위해 △기업유치단 구성 △근로자 이주정착금 지원 △입주 기업 임대료 지원 등을 골자로 하는 '국내 기업 투자유치 전략' 조례를 개정했다. 하지만 해외에서 국내로 유턴하는 기업 유치에 필요한 대책은 국내기업 유치 지원책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사실상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가운데 경북도는 유턴기업에 파격적인 지원조건을 준비하고 있다. 2017년 '경북도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세부지원기준'을 개정해 유턴기업 투자촉진보조금 지원액을 기업당 최고 60억원에서 85억원으로 높였다. 지난해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해외진출 모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유치설명회도 열었다. 지난 1일 정부가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구미국가산단 리쇼어링이 포함됐을 땐 발빠르게 국·공유재산 사용 특례를 신설했다. 해외에서 공장을 이전하는 기업에 △스마트공장 구축사업 지원 △공장용지 수의계약 및 장기(50년) 임대 △임대료 산정 및 감면 △국·공유지 임대전용단지 우선 입주 등 강력한 인센티브를 준비하고 있는 것.
경북도와 구미시가 엇박자를 내자 구미 경제계도 아쉬운 표정이다. 한 관계자는 "유턴기업 유치는 국내 수출 전진기지를 갖고 있는 구미 입장에선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면서 "유턴기업 유치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오랜 경기침체와 코로나19 사태로 발생한 실업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경제연구원이 2018년 11월 '제조기업 국내 유턴계획'을 조사한 결과, 해외진출 제조기업의 매출액(2018년 363조 9천억원) 중 5.6%(20조4천억원)가 국내생산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턴기업의 업종별 취업 유발 인원은 △자동차 4만3천명 △전기전자 3만2천명 △전기장비 1만명 △1차금속 1만명 △화학 7천명 등 총 13만명으로 조사됐다.
백종현기자 baekjh@yeongnam.com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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