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유방암…"증상 없더라도 만 40세 이상 유방촬영 필수"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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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13 07:30  |  수정 2022-09-13 07:37  |  발행일 2022-09-13 제17면
비만 증가·늦은 출산 등 영향 발병률 갈수록 상승
검진 통한 조기 발견땐 10년 이상 생존율 92% 달해
유방촬영·초음파 함께 시행해야 정확한 진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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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대구동산병원 김효선 교수

모든 암이 그렇지만, 유방암 조기검진은 특히 중요하다. 조기에 발견할 경우 10년 생존율이 92%로 높지만, 늦게 발견할수록 생존율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자각 증상이 없는 조기 유방암 상태에서 발견, 치료하는 것이 유방암 검진의 목적이라고 전문의들은 강조했다.

◆유방암, 전 세계 여성 암 1위

유방암은 전 세계 여성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한국에서도 매년 새롭게 발생하는 여성 암 1위는 유방암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2018년 암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여성 암 중 가장 많이 발병하는 것이 바로 유방암이고, 전체의 약 20% 정도를 차지한다. 유방암은 한국 암 통계가 시작된 이래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문의들은 예상하고 있다.

유방암 발생이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의들은 △건강에 대한 인식의 변화로 검진 증가 △서구화된 식생활로 인한 비만율 증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이 길어지는 점(초경이 당겨지고 폐경이 늦어지는 추세) 등을 꼽고 있다. 거기다 최근 비혼 인구 증가, 결혼을 하더라도 임신을 원하지 않는 경우로 인한 출산율 감소, 결혼의 나이가 늦어지면서 초회 임신이 늦어지는 점, 이로 인한 모유 수유 감소 등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전문의들은 "유방검진의 경우 증상이 없더라도 만 40세부터 유방촬영을 하라"고 강하게 권하고 있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김효선 교수(외과)는 "검진을 위한 유방촬영은 만 40~69세에 2년마다 찍어야 한다. 아무 증상이 없더라도 반드시 만 40세가 되면 유방촬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가 암검진 사업으로 40세부터 유방촬영을 2년에 한 번씩 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유방암에 대한 평균적인 위험을 가진 사람에 해당하는 권고 사항이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만약 유방암 위험이 높은 상황, 다시 말해 유방암의 가족력이 있거나 이전 유방검사에서 고위험 병변이 있었던 경우라면 유방촬영을 더 일찍 시작하거나 더 자주 검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유방에 이상 증상을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검사를 미루는 안타까운 경우가 가끔 있다"면서 "검진 일정에 관계없이 유방에 이상 증상이 지속한다면 가급적 빨리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 진찰과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방 자가검진은 어떻게 하나

자가검진은 유방촬영보다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병원에 가지 않고 스스로 자기 몸을 체크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다른 장기와는 다르게 유방은 둘러싸고 있는 골격이 없고 외부로 돌출되어 있고, 피부로만 덮여 있어 스스로 검진을 해볼 수 있다.

유방 자가검진은 일상생활에서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자가검진은 서서 할 수도 있고 누워서 할 수도 있다. 샤워하거나 옷을 갈아 입을 때 서서 자가검진을 할 수 있으며, 잠들기 전이나 눈을 뜬 직후 일어나기 전에 누워서 자가검진을 하는 것이 좋다.

자가검진 때 여러 부분을 골고루 체크하기 위해서는 우선 눈으로 직접 유방의 형태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옷을 벗은 상체의 모습을 거울로 보고 유방과 유두 그리고 유륜부 형태에 이상한 모습이 없는지를 살펴본다. 크기가 갑자기 커졌거나 특정 부위가 돌출 또는 함몰되었는지도 확인한다. 또 두 팔을 올렸을 때와 내렸을 때의 형태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또 하나는 손으로 유방을 검사해 볼 때다. 이때는 해당 부위의 팔을 위로 올려 유방이 펼쳐지도록 한 뒤 반대편 손으로 가슴을 눌러 가면서 이상하게 만져지는 부위가 없는지를 확인하면 된다. 손바닥보다는 손가락을 이용하는 것이 좋고 손가락을 펼쳐 유방을 여러 방향으로 눌러 가면서 만져지는 부위가 없는지, 더 단단하게 느껴지는 부위가 없는지를 면밀히 살펴보는 식이다. 간혹 가슴 조직 자체를 움켜쥐면서 혹이 있는지를 보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혹이 없는데도 있는 것처럼 만져질 수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

◆유방초음파는 언제 하나

검진으로 한 유방촬영에서 이상소견을 보이거나 불충분한 유방촬영 소견일 경우에는 유방초음파를 추가적으로 시행한다. 특히 동양 여성에게 많은 치밀유방을 가진 분의 경우 검진 유방촬영의 결과는 불충분할 수 있어 유방초음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검진과는 별개로 유방에 이상 증상이 있는 경우에도 의사와 상의 후 유방초음파를 시행할 수 있다.

유방촬영에서 매번 치밀유방이 나오는 경우 유방초음파만 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치밀유방 환자의 경우 유방촬영에서 유방암이 있더라도 발견할 확률이 떨어지고, 따라서 유방촬영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다. 하지만 유방촬영을 하지 않고 초음파만 할 경우 유방 상태에 대해서 100% 확실한 검사를 할 수 없게 된다. 일부 유방암 병변은 초음파에서 나타나지 않고 유방촬영에서만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방촬영에서 치밀유방이 나오더라도 검진을 할 때에는 반드시 유방촬영을 해야 하고, 유방촬영 소견 결과 치밀유방과 같은 소견을 내기에 불충분하거나 이상소견이 보이는 경우, 또는 검진 당시에 이미 유방에 이상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추가적인 유방초음파를 받는 것이 좋다.

유방암 예방을 위해선 건강한 식생활과 규칙적인 운동, 비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술·담배는 멀리하기, 내 몸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 그리고 주기적인 유방촬영 검진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생활교정만으로 유방암을 100% 예방할 수는 없는 만큼 적극적인 검진으로 조기에 암을 발견해서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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