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중구에 있는 '대구 도심캠퍼스' 1호관에서 학생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 동성로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대구 도심캠퍼스'가 조성됐다. 그간 동성로는 대구 중심지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유동 인구 감소와 건물 공실 문제가 심각해졌다. 그 해결 방안 중 하나가 도심캠퍼스 조성이다. 하지만 사업 취지에 비해 효과가 미비하고, 비효율적인 측면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도심캠퍼스 통해 지역 활성화 도모
2일 대구시는 올해 2학기부터 도심캠퍼스를 확대 운영한다고 밝혔다. 도심캠퍼스는 각 대학의 일부 강의를 도심으로 옮겨와 학생들이 수업 받도록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동성로 인근에서 수업을 진행하면 지역 내 유동 인구가 늘고, 이는 곧 지역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게 이 사업의 본래 취지다.
도심캠퍼스에는 올해 2학기 기준 대구권 대학 15개교가 참여하고 있다. 창업과 취업, 지역 등 분야와 대학별 특성화된 전공 강의로 대부분 구성됐다. 재학생이 대부분이지만, 청소년과 시민도 참여 가능한 과목이 있다. 2학기 도심캠퍼스 내 전체 강의 수는 38개로, 대학당 2~4개 수준이다. 지난해 56개 과정(교과과목 11개)에서 올해는 57개 과정(교과과목 41개)으로 운영한다. 학점인정 강의 비율을 70%까지 높였다. 특정 강의엔 지원자들의 호응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강의는 도심캠퍼스 1·2호관 및 지역대학협력센터에서 각각 진행된다. 동성로 활성화를 위해 청년·상인·지자체가 함께하는 지역사회 참여 '리빙랩'을 운영, 도심 상권 활성화 아이디어 발굴과 현장 중심의 문제 해결에도 나선다.
◆도심캠퍼스의 한계와 개선점은
하지만, 지역 대학의 도심캠퍼스 참여는 형식적인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적잖다. 일부 학생들은 도심캠퍼스에서 수업을 받은 후, 다시 본교 캠퍼스로 이동해 또 다른 강의를 들어야 하는 거리적 번거로움이 뒤따른다고 했다. 전문대의 경우, 이론과 실습 교육이 병행돼 주요 학과 강의는 도심캠퍼스에 배치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실습 시설과 장비가 본교에 있어 이론은 도심캠퍼스에서, 실습은 본교에서 각각 진행하기는 비효율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산에 소재한 대학의 한 학생은 취재진에게 "도심캠퍼스에서 전공 수업을 듣고, 다른 수업 일정 때문에 다시 본교로 가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지하철·버스비만 하더라도 총 3번을 내야 한다. 이동에 따른 시간적 부담이 커졌다"고 했다.
대학별로 보더라도 모든 대학이 학기마다 일괄적으로 강의 개설을 하는 방식이 아닌, 특정 학기에만 운영한다. 1학기에는 수업이 없다가, 방학이나 2학기에만 개설하는 등 모든 대학이 1년 내내 도심캠퍼스에서 강의를 운영하지 않아 캠퍼스 활성화에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있다. 지난해 이 사업이 추진될 당시 대구시와 대학 간 관련 협약을 체결했다. 일부 대학은 협약 이후 1년6개월 동안 실질적 참여를 하지 않다가 올해 2학기부터 첫 강의를 개설하기도 했다. 특정 강의 중에는 비교과 강의도 있는데, 학점이 없다 보니 학생의 관심을 받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경제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인근 상가들은 활성화를 체감하지 못한다고 했다. 동성로에 있는 한 분식집 주인은 "도심캠퍼스 조성 얘기를 듣고 잔뜩 기대했으나, 매출확대는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일단 유동 인구에 변화가 없다. 길거리에 학생 모습이 크게 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대구시 관계자는 "지난해 비해 수강인원도 2천200여명에서 올해 2천600여명(추정치)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여 조금씩 활성화되고 있다고 본다"면서 "도심캠퍼스는 작년에 시범사업을 했다. 올해부터 본격화돼 효과 부분은 좀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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