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그인
  • 회원가입
검색하기

영화 전체기사보기

[금주의 영화] 햄스테드 · ‘잉글랜드 이즈 마인’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구글플러스
  • 기사내보내기
  • 뉴미디어부기자
  • 2018-07-06
  •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 햄스테드

재개발 동네 두 남녀의 황혼 로맨스

부르주아 이웃들·오두막 쫓겨날 위기 도널드
주거·이기주의·고령화 등 韓과 닮은점 공감

런던 북쪽의 작은 마을 ‘햄스테드’는 2007년 재개발을 앞두고 소유권 분쟁이 있었던 지역이다. 당시 ‘해리 헨리 할로스’는 아무도 모르게 숲속에 오두막을 짓고 살아 화제가 되었는데, ‘햄스테드’(감독 조엘 홉킨스)는 그 실존 인물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곳 출신의 감독, 조엘 홉킨스가 자신의 고향 곳곳을 매력적으로 스크린에 담아냈다. 지역명을 영화의 제목으로 한 데에는 약 6.5㎞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노팅힐’의 영향도 있지 않았을까. 그러나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햄스테드’는 이곳에 살고 있는 두 남녀의 황혼 로맨스임과 동시에 햄스테드라는 동네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에밀리’(다이안 키튼)의 아파트에 살고 있는 중산층 여성들은 흉물스러운 낡은 병원을 치워버리고 아파트를 짓는 데 힘쓰기로 한다. 그들에게는 근처 숲속에서 자급자족하며 살고 있는 ‘도널드’(브렌단 글리슨)도 눈엣가시다. 도널드를 거지 취급하고, 동네 이미지나 집값에 온통 신경이 곤두서 있는 그들을 보면 이곳에도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없는 것 같다. 오래된 것에 가치를 두는 유럽의 전통도 옛이야기처럼 들린다.

1년 전 사별한 남편이 떠넘기고 간 빚 때문에 골치가 아픈 에밀리는 그들의 허영심에 관심이 없지만 섣불리 고급 아파트와 오랜 이웃들을 포기하지도 못한다. 대신 에밀리는 오두막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도널드가 건설사와 맞서도록 도와준다. 깡마르고 다정한 미국인 여성과 풍채 좋고 무뚝뚝한 아일랜드 남성의 로맨스는 외모와 성격의 간극만큼 자주 덜컥거리지만 뒤로 갈수록 담백하고 푸근해진다. 청구서와 빚을 해결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에밀리와 집에 대한 권리를 빼앗길 위기에 처한 도널드가 카를 마르크스의 묘에서 조우하는 것은 재치 있는 설정이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묘비명 앞에서 그들은 처음 만나고, 작은 피크닉을 갖는다. 이것은 이후 그들이 많은 지지자들과 함께 법정에서 투쟁하는 장면에 대한 복선과도 같다. 에밀리의 부르주아 이웃들은 그 반대편에 서 있다. 죽으면 누구나 단 몇 평밖에 필요하지 않다는 진리도 공동묘지에서 길어올릴 수 있는 교훈이다.

이제 노인들의 러브스토리가 특별할 것도 없지만 이 영화에서 에밀리와 도널드를 등장시킨 것은 새것, 고급스러운 것만을 추구하는 세태와 대비시켜 그들의 지혜와 건재함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후반부 에밀리가 빚을 처분하기 위해 골동품을 경매에 내놓자 꽤 많은 고객이 관심을 갖는 장면에서 그 의도가 명확히 드러난다. 비슷한 맥락에서 남편이 생전에 누구를 만나고 어떻게 재산을 관리해 왔는지도 모를 만큼 세상물정에 어두웠던 에밀리가 비로소 한 명의 사회인으로서 독립해 주체적으로 행동하게 되는 과정이 흐뭇하다. 햄스테드의 이야기는 지역 이기주의, 주거불안, 고령화 사회 등의 이슈가 있는 한국의 상황과도 크게 다르지 않아 더욱 공감이 간다. 달콤한 멜로드라마와 씁쓸한 사회문제의 조합이 꽤 맛깔스러운 작품이다. (장르: 멜로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2분)


★‘잉글랜드 이즈 마인’

록스타 이전 한 청년으로서의 감수성

브릿팝의 셰익스피어‘더 스미스’ 탄생 비하인드
밴드 만들고 활동 하기전까지의 과정·고뇌 담아

‘더 스미스’는 1982년부터 1987년까지 활동했던 영국 맨체스터 출신의 밴드다. 리드 보컬인 ‘모리세이’(잭 로던)의 시적인 가사는 그에게 ‘브릿팝의 셰익스피어’라는 별명까지 붙여줬을 만큼 아름답고 철학적이다. 그런데 유명 뮤지션을 이런 방식으로 다룬 영화가 또 있을까. ‘잉글랜드 이즈 마인’(감독 마크 길)은 모리세이가 본격적으로 자신의 밴드를 만들고 활동하기 전까지의 과정만을 다룬다. 세무사 사무실에 다니던 소심하고 별난 성격의 모리세이, 부화하지 못하고 있는 병아리처럼 답답하고 안타까운 그의 이야기가 ‘잉글랜드 이즈 마인’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더 스미스의 음악을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당황스러운 영화일 것이다. 그러나 한 인물의 성격을 집요하게 관찰하고 그 특징들을 끄집어내는 스타일 자체는 무척 세련되어서 다른 불만들을 상쇄시킨다. 뮤지션이기 이전에 문학가였던 모리세이, 아티스트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서의 모리세이가 이 내성적인 영화에 꼼꼼하게 담겨 있다.

맨체스터의 따분함에 신물을 느끼면서도 글 쓰는 것 외에 다른 돌파구가 없었던 모리세이는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수첩에 무언가를 끄적이거나 타자기를 두드리면서 시간을 보낸다. 무대에 서고자 하는 그의 바람이 좌절되는 동안 그것은 세상과 인간에 대한 그의 생각을 분출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의 가사들에 깊은 독서와 치열한 습작이 엿보이는 것은 이러한 시간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비사교적인 성격 탓에 누구와도 오랫동안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지만, 그를 계속 격려하고 지지해 준 사람들도 있었는데 바로 그의 엄마 ‘엘리자베스’(시모네 커비)와 로커이자 비주얼 아티스트인 ‘린더 스털링’(제시카 브라운 핀들레이)이다. 이 두 여성과의 대화는 언제나 그에게 다시 한 번 현실의 땅을 딛고 일어설 용기와 동기를 준다. 책과 레코드가 잔뜩 쌓인 답답한 방, 그의 굴레와도 같았던 좁은 방을 한 차례 부숴버린 후에야 그는 앞으로 한 발짝 전진한다. 그리고 첫 장면을 비롯해 몇 차례 등장하는 물살의 거센 충돌처럼 비로소 침잠해있던 에너지가 밖으로 분출되면서 그는 자신의 밴드를 만든다.

밴드의 라이브 장면은 많지 않지만 더 스미스에 영향을 준 뉴욕 돌스, 섹스 피스톨 등 70년대 뮤지션들의 음악이 곳곳에 사용되면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맨체스터 사운드’가 탄생한 맨체스터 지역 및 당대 젊은이들의 문화와 감수성에 대한 묘사까지 비범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94분) 윤성은 영화평론가

[Copyrights ⓒ 영남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12운성으로 보는 오늘의 운세

2016_dong(40).gif


2018_seogu.gif


2018_dalseo(40).gif


2015_suseong(40).gif


2018_moon(250).jpg


2018_kum(250).jpg


2018_dong(250)2.jpg


2018_book(250).jpg


2016_hwa.jpg


대구보건대_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