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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애의 문화 담론] 정신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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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미디어부기자
  • 2019-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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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치유하는 ‘마음속 火病’

헤르만 헤세의 ‘호수골짜기의 풍경’(1930). (출처=‘치유의 그림展’ 중에서)
저성장, 저소득시대의 여파인가. 최근 ‘마음속 화병(火病)’이 유행이라고 한다. 이른바 ‘불황 우울증’이다.

무기력에 좌절감을 자주 느끼고 삶의 의욕을 상실하면서 스트레스가 쌓이고 편두통에 불면증이 반복되는 증상이라고 한다. 그리고 마침내 우울증을 앓게 된다. ‘마음의 병’에서 오는 생활질환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모든 증상이 일종의 정신질환이라는 것이 전문의들의 견해다.


빈센트 반 고흐의 ‘압생트가 있는 카페 테이블’(1887, 반고흐뮤지엄). (출처=Wikipedia)
격무·최저임금·취업난 등 시달리는 현대인의 생활질환
정신적 건강 심각한 수준 불구, 육체적 건강에만 매달려
주말 힐링여행도 일시적…일상 복귀땐 또다시 불안함
그림 그리기·갤러리 미술품 감상…정서적 안정감 회복 도움
대문호 헤르만 헤세, 그림 그리며 고통 치유·행복감 찾아


일상생활에서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고 스트레스가 쌓일 때 입버릇처럼 “미치겠다”거나 그런 사람을 보고 “미쳤다”는 말을 예사로 입에 담지만 말이 씨가 되어 정말 미치고 상처로 남는 일이 허다하다. 정신의학 측면에서 보면 누구나 일에 집착할 땐 알게 모르게 조금씩 미치기 마련이라고 한다. 일에 미치고, 돈벌이에 미치고, 사랑에 미치고…. 한마디로 틀에 박힌 생활질환이다.

일시적인 현상이지만 목적한 바를 달성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사고보다 비정상적인 사고가 우선한다는 것이 정신의학적 논리다. 하지만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도 모르게 찾아오는 정신건강이 심각한 수준임을 의식하지 못한 채 눈에 띄는 육체적인 건강만 챙긴다.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일수록 피해갈 수 없는 가장 고질적인 것이 신경쇠약, 우울증, 기억상실증 등 정신질환인 데도 말이다.

특히 격무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이 돌발적인 정신장애를 일으키는 것도 자신이 맡은 일의 진척도가 늦거나 뒤틀리면 조바심이 나고 쫓기는 심정에서 정신적 방황을 되풀이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최저 임금으로 버티는 직장인들에겐 으레 스트레스가 쌓이게 마련이다. 그러다 보면 꼬여 있는 감정의 매듭을 풀지 못하고 좌절감이 반복되어 증오와 분노에 사로잡혀 신경쇠약이나 우울증을 앓게 된다고 한다.

흔히 ‘머리만 대면 잠이 온다’는 2030 젊은층도 취업난을 겪고 정신적 갈등을 겪다가 수면제 없이 는 잠을 못 이룰 만큼 불면증에 시달리곤 한다. 실패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흔한 경험인 데도 다시 시작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미련하게 버티다가 결국 모든 것이 허사로 돌아간 듯 절망하는 심리적 요인에서 속앓이, 즉 마음의 병이 생기게 된다.

최근엔 이들을 위한 정신건강과 마음건강의 힐링(치유) 방법으로 명상을 통해 분노를 조절하고 마음속의 화를 다스리는 이른바 ‘화풀이’와 ‘화관리’도 개발되고 있다.

주말이면 힐링 여행을 떠나는 것도 그중 한 방법이라고 한다. ‘화란춘성(花爛春盛)’이라는 말처럼 영롱한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봄이 한창 무르익어갈 무렵 꽃길따라 힐링 여행을 떠나노라면 가슴이 확 트이고 마음속의 화병도 씻은 듯이 사라진다. 하지만 그것도 일시적인 힐링에 불과하다.
빈센트 반 고흐의 ‘노란집’(1888, 반고흐뮤지엄). (출처=Wikipedia)

어느새 꽃잎이 지면서 봄은 저만치 멀어지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불안한 정서에 사로잡히게 마련이다. 이를 방치하면 트라우마, 즉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오고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정신의학자나 심리학자들은 요즘처럼 경제 스트레스가 쌓일 땐 그림을 그리며 마음의 여유를 찾아라고 조언한다. 화랑가의 갤러리나 전시장을 찾아 미술품을 감상하는 것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스트레스 해소의 한 방법이다.

집에서도 눈길이 자주 가는 벽면에 좋아하는 그림 한 점 걸어놔도 한결 마음이 평온해진다. 정신질환자를 수용하는 요양원에서는 편견 없는 진료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주로 노랑, 초록, 파랑 색깔이 배합된 각종 그림 액자를 걸어놓고 환자들에게 일정 시간 마음 내키는 대로 그림을 그리게 하고 있다. 노랑, 초록, 파랑은 평온을 주는 색깔이기 때문이다. 대상이나 구도에 구애됨이 없이 생각나는 대로 붓질을 하다보면 그림을 통해 자기 생각을 펼칠 수 있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위로하는 방법에는 스트레스 측정에 따른 문제풀이식으로 그림에 나타난 색깔과 선(線)을 맞추는 것도 정신건강 회복의 한 방법이라고 한다. 그림 그리기와 같은 과정이다. 자기 표현을 위한 색깔과 선의 선택은 삶의 한 부분으로 잠재돼 있는 일종의 미학(美學)이기 때문이다. 실제 정신질환자들의 치유를 위해 취미 삼아 그림을 그리다가 전업화가로 변신한 정신과 전문의도 있고 질병을 미술로 승화시킨 아티스트도 있다.

네덜란드 출신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는 압생트라는 값싼 독주(알콜 70도)에 중독돼 노란 빛깔만 보이는 황시증(黃視症)으로 환각증세를 일으키다가 자신의 귀를 자르는 정신질환에 시달렸다. 때문에 그는 그림을 그릴 때 노란 색깔을 즐겨 사용했다. 온통 노란 색깔인 걸작 ‘별이 빛나는 밤’을 완성하고 37세의 젊은 나이에 자살을 선택하고 말았지만 노란 색깔을 붓질할 때마다 그럴 수 없이 행복감에 젖어들었다고 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작 ‘유리알 유희’와 대표작 ‘데미안’을 남긴 독일의 문호 헤르만 헤세(1877~1962)는 원래 소설과 시로 명성을 얻었으나 소심공포증과 대인기피증에 따른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가 즐겨 그린 그림은 자연을 배경으로 한 원색적인 수채화. 이후 다양한 장르를 개척해 화가로서도 크게 성공했다. 정신적으로 혹사당하는 현대인에게 삶의 위로와 정신건강, 마음건강을 전하는 ‘헤르만 헤세:치유의 그림展’이 서울 호반아트리움에서 열리고 있다.(6월9일까지).

대구미술협회 사무처장, 미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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