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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애의 문화 담론] 과학보국(報國)-청소년의 창의적 시각과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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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미디어부기자
  • 2019-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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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대낮같이 밝힌 ‘천지개벽’…100년후의 에디슨 꿈꾼다

에디슨
 
에디슨과 관련된 다양한 상품들. 커피포트, 클래스 엠, 영사기 (위에서 부터) <참소리 에디슨 박물관 제공>
5월은 ‘가정의 달’.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누구나 가정을 돌아보고 새삼 가족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가족이 너무 단출해지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인 30대 전후의 젊은 부부들은 고작 슬하에 아이 하나, 둘을 두거나 아예 출산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생아수는 급격히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노인 인구가 크게 늘어나는 ‘저출산·고령화’ 시대가 바로 눈앞의 현실이 되고 있다.

앞으로 10년 후엔 유치원과 초·중등학교가 텅텅 비고 지하철엔 노약자만 늘어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래의 인구절벽 현상이다. 이런 이유로 요즘 한창 자라나는 초·중·고 청소년들은 새로운 천년을 시작하는 소중한 미래 국가의 동량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만큼 아이들에 대한 부모와 사회의 기대가 크다는 얘기다.

발명왕 에디슨.
세계 30여개국 돌며 에디슨 발명품 반세기간 수집
강릉 ‘참소리에디슨과학박물관’설립 손성목 관장
빛·소리·영상 3대 발명품 등 세계 최대 규모·시설
2010년 대구展 성황…대구분관 예산문제 흐지부지

과학 인재 양성·우수한 아이디어 발굴 다양한 행사
역발상에서 시작된 발명, 획일적 학교 수업에 일침

그래서인가, 부모들은 귀하게 태어난 자식 하나 잘 키우기 위해 유별난 정성을 쏟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 인공지능 등 최첨단 신(新)산업에 적응할 기초과학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고 했다. 하여 5월이 되면 으레 아이들의 손을 잡고 창의적 시각과 감각을 키우기 위해 과학박물관을 찾고 발명품전시회와 경진대회에도 참가한다.

그중에서도 시청각교육의 요람지로 알려진 곳이 강원도 강릉의 ‘참소리 에디슨 과학박물관’이다. 설립자는 손성목 현 박물관장. 70대 중반에 이른 그는 6·25 전쟁 당시 어린 나이에 아버지가 물려준 축음기 하나만 달랑 들고 피란길에 나섰다고 한다. 강릉에 정착해 성장한 이후론 건설업에 뛰어들어 1970년대 개발 붐을 타고 큰 재산을 모았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자 어릴 때의 취미를 되살려 축음기 소리를 재생하는 에디슨 발명품을 수집하기 시작, 세계 어느 곳이든 찾아가 값에 상관없이 무조건 사들여야 직성이 풀렸다고 한다. 미국을 비롯한 30여 개국을 돌며 반세기에 걸쳐 수집한 각종 에디슨 발명품은 모두 5천여 점. 비록 남의 나라 과학유산이지만 영구 보존해야겠다는 일념에서 1982년 ‘참소리 에디슨 과학박물관’(이하 참소리박물관)을 설립했다.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1847~1931)의 본고장 미국에는 현재 과학박물관 등 에디슨 관련 시설이 10여 곳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소장품의 규모나 질적인 면에서 아예 비교가 안 될 만큼 참소리박물관은 세계 최대 규모의 시설로 알려져 있다. 빛과 소리, 영상 등 에디슨의 대표적인 3대 발명품을 비롯한 각종 기기를 전시하고 재현하는 국내 유일의 과학박물관으로 관람객들이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에디슨은 100여 년 전 백열전구를 발명하고 양산체계를 구축하여 지구촌의 어두운 밤을 대낮같이 밝힌 ‘천지개벽’의 주인공. 20세기 과학문명을 크게 변혁시킨 ‘에디슨 효과’는 최첨단 열전자 현상을 발전시키고 진공관에 응용되어 21세기 전자공업의 바탕이 되었다. 평생 연구하고 발명한 특허만 1천여 종에 달해 가히 신의 경지에 이른다는 에디슨의 창의력은 어디서 나왔을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입학 3개월 만에 정신이 산만하다는 이유로 퇴학당하고 12세 때 철도연변에서 신문, 잡지 등을 팔다가 우연한 기회에 모스(Morse)부호를 보고 발명 아이디어의 기초를 닦았다. 모스부호, 즉 전신(電信)기기의 작동에 따라 열차가 운행하는 것에 호기심을 가진 것이 발명의 동기가 되었다고 한다.

빈 화물열차칸에 숨어들어 실험, 실습을 되풀이하다가 실수로 불꽃이 튀어 화재가 발생하는 바람에 철도원에게 들켜 따귀에 불이 나도록 얻어맞고 청각장애까지 앓았다. 그런데도 그는 결코 포기하지 않고 모스부호를 익혀 철도 전신수로 종사하면서 연구, 개발에 몰두해 마침내 세계적인 발명왕으로 우뚝 서게 되었다.

국력이 약했던 우리는 일제 강점기와 6·25 국난의 암흑기를 거쳐 이제서야 과학영재를 양성한다며 해마다 4월을 ‘과학의 달’로 정하고 5월 ‘가정의 달’에 이르기까지 각종 과학축제를 열고 있다. 한국발명진흥회는 올해도 전국 초·중·고 학생들의 우수한 발명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대한민국 학생발명품전시회와 경진대회를 열었다.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에서도 청소년들의 호기심과 창의력을 구하기 위한 발명품 놀이문화를 개발하고 있다.

어쩌면 청소년들의 산만한 정신도 에디슨 효과와 연결될 역발상의 시대가 온 것 때문일까. 이제 아이들이 획일적인 학교 수업을 제쳐놓고 노는 것도 공부라고 한다. 많이 보고 많이 즐겨야 한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일반적인 상식이 되어가고 있다. 아이들이 엉뚱하게 딴짓해도 나무라지 않는다고 한다. 하고 싶은 것, 원하는 것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에서도 2010년 ‘빛·소리·영상’ 등 에디슨의 대표적인 3대 발명품을 비롯한 참소리박물관 소장품 500여 점을 강릉에서 옮겨와 ‘에디슨 과학발명품 특별전’을 열었다. 그때 100년이 훨씬 지난 낡은 기기들이 작동돼 불빛을 밝히고 귀로 듣고 눈으로 영상을 바라보며 현대에 재현된 에디슨의 숨결을 느낀 것이 너무도 신기하고 감동적이었다고 했다. 특히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에게 에디슨의 꿈을 키워주기에 충분했다.

애초 이 행사를 기획하게 된 것은 찻길로 왕복 7∼8시간이나 걸리는 먼 거리를 무리하게 오가는 대구시민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한 목적이었으나 관람객수가 하루 평균 500∼600명에 이르고 여러 학교에서 단체관람에 나서는 등 예상외로 성황을 이루자 이후 두 차례나 더 열기도 했다. 대구시와 시의회에서도 참소리박물관 대구분관을 유치하기 위해 관계자들이 현지 답사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기획단계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이 교체되고 국고 지원에 따른 예산 확보가 어려워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대구참소리박물관의 꿈은 영영 사라진 것일까.

대구미술협회 사무처장·미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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