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층에 분수 설치…미니수영장·당구장·야외스크린·캠핑카·바비큐시설까지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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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12-07   |  발행일 2012-12-07 제34면   |  수정 2012-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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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동구 봉무동에 위치한 이시아호텔의 스위트룸, 객실에 팝아트 초상화가 있어 모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 전국체전 당시 대구시는 대구에 오는 손님 약 3만명의 숙박을 해결하기 위해 119개소 3천128개의 객실을 확보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모텔이 러브호텔 타입이라 타지역에서 온 일부 임원과 선수단이 숙박하길 꺼려했다. 심지어 일부 모텔업주는 소위 대실손님을 받기 위해 보유객실을 제공하지 않아 빈축을 사기도 했다. 조혁규 대구시 식품안전과 공중위생담당은 “20년 만에 치르는 대구의 잔치에 협조를 하지 않은 숙박 업주는 대구시민으로서 자격이 없다”면서 “그 때문에 대구를 찾은 일부 선수·임원단이 인근 경산과 장급여관으로 숙소를 정하는 불편을 겪기도 했다”고 섭섭함을 토로했다.

한편 대구지역 17개 관광호텔은 파친코운영이 금지되고, 예식과 연회가 줄어들면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특급호텔을 제외한 P, J, D, S, H호텔 등은 리모델링이나 해외투자 등을 통해 살아남기 위해 애쓰고 있으며, 일부는 모텔급 호텔로 전환했다. 관광호텔에 비해 나은 시설과 저렴한 가격으로 변신한 부티크호텔, 비즈니스호텔, 그린스텔의 도전 또한 만만치 않다. 정락현 대한숙박업협회 대구지부 사무처장은 “옛날에는 은퇴한 공직자나 소규모 자본가가 소일삼아 숙박업을 했지만 지금은 30~40대 전문호텔경영자가 숙박업에 뛰어들고 있는 실정”이라며 “모텔업이 기업화, 체인화, 대형화로 가는 추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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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호텔 로비(왼쪽)와 이시아 호텔 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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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호텔의 교도소룸(왼쪽)과 이시아호텔의 일반실, 두 호텔 모두 각 방을 특색있게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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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호텔 로비에는 호텔용 비품을 판매한다(왼쪽). 오른쪽은 이시아호텔의 조식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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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호텔 로열스위트룸의 캠핑카 내부(왼쪽)와 티포유 모텔의 하늘이 열리는 지붕.


개방형 로비 조명 화려
복도, 루미나리에 방불

소리·진동 강도 따라
객실조명 색상 바뀌어

화장품·샴푸는 유기농
오리털 침구류도 구비

거울·교도소·지하철 등
스토리 있는 테마룸에
선탠 테라스룸도 갖춰

앤디 워홀 등 모던아트
객실 벽면 디스플레이

상가복합형 VIP룸은
크기가 무려 330㎡나

대학생 밤새 친목도모
파자마파티룸도 인기

값 저렴·시설 특급수준
기업·체인·대형화 추세

◆대구 대표 부티크호텔 ‘2월호텔’

시설이 낙후된 모텔의 공통점은 무얼까. 어두컴컴한 조명에 밀폐형 안내프런트, 담배연기와 방향제가 혼합돼 퀴퀴하고 야릇한 냄새로 가득한 객실, 퉁명스러운 전화응답과 불친절한 서비스 등이 아닐까.

대구시 수성구 중동 청수로 중동네거리와 들안길네거리 사이에 위치한 ‘2월호텔’ 수성점은 러브호텔이란 음침한 이미지를 벗고 올 6월 모던아트 개념을 도입해 부티크호텔(Boutique Hotel·중류층을 위한 비즈니스형으로 시설은 호텔급이지만 가격이 저렴한 게 특징)로 새롭게 변신했다.

호텔명 ‘2월’의 의미는 새봄을 기다리는 심리상태를 의미한단다. 로고는 새싹이 돋아나는 문양을 하고 있다. 강하고 아름다운 호텔을 지향하는 2월의 객실은 총 30개. 방마다 품격 높은 그림에다 3DTV와 빔프로젝트가 있어 영화감상이 가능하며 공기청정기와 무소음 냉장고가 구비돼 있다.

성냥곽에서부터 컵, 의자, 쓰레기통까지 비품과 소모품 하나하나마다 빈티지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 유기농 화장품, 샴푸, 린스를 비롯해 침구류도 다운, 라텍스를 사용하고 있다. 이 제품은 모두 로비에서 판매되는 게 특징이다. 로비는 벽난로와 화려한 조명으로 치장돼 있다.

2월이 자랑하는 로열스위트룸에는 미니풀과 파티룸이 따로 있다. 또한 캠핑카를 설치해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하늘을 보며 선탠까지 가능한 테라스룸도 2월만의 특징. 3층 객실은 내추럴룸·프로방스룸·거울룸 등으로 꾸몄고, 2층 객실은 클럽·교도소·화장실·지하철룸 등 스토리가 있는 룸 테마형으로 꾸몄다. 편의시설로 1층에 간단한 조식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이 있고 스타일러, 제빙기 등도 구비하고 있다. 2월의 주고객은 외국인과 비즈니스객, 연인과 친구 등이다.

정우진 2월호텔 대표(49)는 2대째 호텔업을 하고 있는 20년 경력의 호텔경영인. 그는 20년전 팔공산 가산파크 경영의 실패를 거울삼아 10년전 수성구 어린이회관 부근 에르메스호텔을 지어 히트를 쳤다. 모텔의 품격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경험을 발판으로 올해부터 공격적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정 대표는 “2월의 시설은 특급호텔 이상, 가격은 일반호텔수준이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면서 “앞으로 서울처럼 대구도 부티크호텔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월호텔은 수성점에 이어 앞산점도 곧 오픈할 예정이다.

◆LED조명과 테마룸이 특징인 ‘이시아호텔’

대구시 동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 롯데몰 부근에 자리한 이시아호텔은 올 4월에 그랜드오픈 했다. 지하1층, 지상8층으로 된 이 호텔의 객실 수는 총 43개.

컬러풀한 빌딩 외관이 먼저 눈에 띈다. 호텔 복도는 루미나리에를 연상시키듯 화려한 오색조명으로 꾸며져 있다. 이시아호텔의 객실은 일본식, 한실, 화이트, 핑크, 스트라이프, 거울 등 방마다 각기 다른 콘셉트의 테마룸으로 이루어져 있다. 403호는 소리와 진동에 따라 조명색깔이 바뀐다. 소리와 진동을 크게 하면 붉은색으로 조명이 변한다. 또 ‘빨강’ ‘파랑’ ‘초록’이라고 외치면 음성인식이 돼 있어 명령대로 조명색깔이 바뀐다. 특히 60평(198㎡)규모의 801호 복층룸에는 분수가 뿜어져 나오고, 주방시설이 돼 있어 음식도 조리할 수 있다. 복층 위층에 침실과 화장실 등이 있다.

K2공군비행장이 부근에 있어 모든 방은 전투기소음을 방지하기 위해 3중창으로 설계됐다. 창을 열면 탁 트인 전망이 일품이다. 이 호텔은 봉무동 이시아폴리스 내 유일한 호텔이다. 전국체전 때 객실을 각 시·도 선수임원단에 개방해 그들에게 대구의 따뜻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심어줬다.

호텔로비는 기존의 밀폐형이 아닌 개방형으로 돼 있다. 마치 일본의 작은 호텔을 연상케 한다. 조식으로 토스트, 햄버거 등이 제공된다.
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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