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침한 러브호텔은 잊어라…부티크호텔·그린스텔로 화려한 업그레이드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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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12-07   |  발행일 2012-12-07 제34면   |  수정 2012-12-07
■ 대구지역 모텔의 변천

여관은 언제 생겼을까.

근대적 숙박업소로서 여관은 19세기 말 전통 주막집을 역사의 뒤안길로 밀어내고 일제강점기에 시작됐다.

본격적인 여관문화가 꽃피기 시작한 건 1960~70년대 경제개발 이후부터다. 이후 80년대 한층 업그레이드된 장급여관과 산장, 파크가 생겨난다. 장급여관내 컬러TV와 비디오는 필수 시설이었다.

90년대 마이카시대가 도래하면서 대도시 교외에 모텔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기 시작했다. 러브호텔이란 용어가 생긴 것도 이 무렵이다.

1999년 이전 여관은 객실 10개 이상, 호텔은 30실 이상이었다. 이 중 20개 이상 객실을 가진 여관은 ‘갑’, 19실 이하는 ‘을’로 불렸다.

2000년 들어 공중위생관리법은 규제가 대폭 완화됐다. 행정상 관광호텔, 일반호텔로 구분할 뿐 현재 모든 숙박업소는 ‘모텔’ 대신 ‘호텔’이라는 간판을 달 수 있다. 업주가 알아서 간판을 붙이고, 판단은 고객이 할 뿐이다.

대구지역 모텔은 지난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전국체전 등을 치르면서 불륜과 탈선이라는 러브호텔 이미지에서 밝고 화사한 모텔로 변신하고 있다. 모텔내부에 물침대·전동기구·러브체어 같은 성행위 보조기구가 점차 사라지고, 테마룸·파티룸·간이수영장·바비큐장·소형영화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10여년 전만해도 대구는 ‘모텔천국’으로 불릴 만큼 수도 많았고 시설도 전국최고였다. 하지만 그 사이 서울, 인천, 부산, 대전 등지의 모텔시설이 현대화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대구의 모텔은 시설이 낙후됐다.

2012년 현재 대구의 여관과 모텔은 총1045개다. 한때 1800개를 넘어선 적도 있었다. 장급여관이 줄어든 대신 리모델링한 모텔이 늘어나 객실 수는 거의 변화가 없다.

대구지역 최대 모텔단지는 동대구역 일대 동구 신천동, 신암동, 효목동 등으로 60여개가 몰려있다. 그 다음은 달서구 본리동, 감삼동을 비롯해 호림동, 호산동 등지 성서지역에 60여개가 밀집해 있다. 이밖에 칠곡3지구에 약 15개소, 동촌지역에 10여개소, 수성구 들안길, 팔공산 등지에 밀집해 있다.

대구시는 시설이 우수한 모텔을 선정해 중저가 ‘일반호텔’로 전환하는 일명 ‘그린스텔’정책을 펴고 있다. 그린스텔은 각종 국제행사나 관광객, 비즈니스방문객의 숙박편의 제공을 위해서다. 그린스텔로 선정된 모텔은 기존 밀폐형 안내실을 개방형으로 바꾸고 주차장차단막을 설치하는 등 시설환경을 개선하도록 500만원을 지원하는 한편 토스트 등 간편한 아침식사를 제공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부티크호텔과 비즈니스호텔, 그린스텔 등으로 업그레이드된 대구지역 숙박업소를 취재했다. 또한 젊은 고객층을 겨냥해 파티룸, 테마룸 등으로 객실형태를 전환한 모텔과 아베크족을 위한 무인텔도 소개한다.
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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