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커머스 '테무' 쓸만할까?…10만원치 '테무깡' 해봤습니다

  • 장윤아,박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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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27 18:27  |  수정 2024-04-28 13:22  |  발행일 2024-04-29 제5면
■영남일보 취재진 '테무' 제품 구매·사용 후기
10만원 상당 청소·화장·반려동물·취미 용품 등 구매
대부분 가성비 뛰어나지만 '성능' 자체가 기대 어려운 정도

중구 쇼핑물 '테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온라인상에서 '테무깡' 콘텐츠가 인기다. 테무깡이란 테무에서 구매한 상품을 언박싱(택배 박스를 뜯어보는 행위)하는 행동이다.

테무는 중국 판둬둬를 모기업으로 하는 중국의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중국 현지 생산 업체와 소비자를 중간 유통 과정 없이 직접 연결해 저렴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모든 주문 무료배송 및 90일 이내 무료 반품"을 키워드로 공격적인 광고 마케팅을 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출시 반년 만에 누적 다운로드 5천만 회를 돌파하기도 했다.

국내 소비자들의 중국 쇼핑몰 관심이 높아지면서 테무깡 콘텐츠도 관심을 받고 있다. 인플루언서들은 시청자들이 리뷰를 요청한 물건, 홈페이지 인기 순위에 올라있던 제품 등을 구매해 사용기를 남긴다. 제품 사용 결과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영남일보 박준상 기자와 장윤아 기자가 직접 테무깡에 참여해봤다. 박 기자는 청소·취미 용품, 장 기자는 메이크업 도구·강아지 용품 등을 구매했다. 전체적으로 직접 몸에 닿고 입는 제품이 아니면 나쁘지 않다. 제품 대부분 저렴한 편이다. 그러나 일부 제품은 한국에서 구매하는 것과 비교해 봤을 시 배송 기간 등을 고려하면 이점이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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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자동 리드줄=7천743원 ★★★★
취재진의 반려견 산책시에 자동 리드줄을 사용하는데,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은 검은색이라서 강아직 예쁜 옷을 입고 있을 때 안 어울렸다. 그래서 화사한 색의 제품으로 결정했다. 의외로 제품이 괜찮았다. 손에 쥐는 촉감도 괜찮고 줄도 잘 늘어난다. 줄 고정 버튼도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보다 덜 빡빡했고 무엇보다 고정을 풀었을 때 당기는 힘이 강아지를 놀라게 하지 않을 정도라서 좋았다. 아쉬운 점은 강아지 하네스에 연결하는 고리 사이즈가 작아서 하네스의 고리가 크다면 사용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손잡이 사이즈가 평균보다 좀 큰 느낌. 호두도 깰 수 있을 것 같다. 성공. 추천의사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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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몸줄 & 손잡이 세트=3천593원 ★★
위와 같은 이유로 구매. 근데 냄새가 너무 심했다. 실물은 사진보다 예쁘지 않았다. 손잡이에서 냄새가 너무 많이 나서 손잡이는 바로 쓰레기통에 버렸다. 몸줄만 사용한다면 사용할 만 했다. 그럭저럭. 재구매 의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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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옷(흰색)=5천3원 ★★★★
부드럽고 가벼웠다. 무엇보다 배 부분에 신축성이 있어서 편하게 입히기 좋았고 여름에 입기 시원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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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구명조끼=1만772원 ★★★
취재진의 강아지는 보통 한국에서 옷이나 강아지 용품을 구매하면 L사이즈가 적당하게 맞는다. 그래서 이번에도 L사이즈로 구매했는데 너무 컸다. 또 배 아래쪽 밸크로는 방수가 되지 않는 재질이어서 아쉬웠다. 색상이 진해서 물빠짐이 있을까 걱정했는데 물빠짐은 전혀 없었고 생각보다 기능성은 충분했다. 착용감은 그리 편하지 않은 모양인지 매우 심기가 불편해보인다. 그럭저럭. 재구매 의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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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3천375원 ★
도착했을 때 포장상태부터 엉망이었다. 박스가 찌그러져서 안경이 박스 밖으로 튀어나와 있었고, 구매전에 상세페이지에서 봤던 제품과 완전히 느낌이 달랐다. 크기도 훨씬 작아보였고, 싸구려 티가 났다. 만약 사용한다고 해도 렌즈는 비침이 너무 심해서 시력 교정이 필요 없더라도 다른 렌즈로 교체해야할 것 같다.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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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 퍼프 5개=3천973원 ★★★
냄새가 조금 났다. 손가락 끼우는 부분이 많이 좁았다. 취재진의 손가락이 절대 굵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손가락 두 개밖에 끼워지지 않을 정도. 사용감은 기대 이상이었다. 피부 화장을 잘 들게 해준다. 다만 넓은 부위에는 사용하기 좋지만 코나 미간과 같이 섬세한 부분에 터치하기는 어려웠다. 재구매 의사 있는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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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크업 브러쉬 세트=3천433원 ★
사용하는 내내 화가 났다. 컷팅도 제대로 돼있지 않고 사용하니 붓자국도 심했다. 모의 수준도 참혹했다.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바비인형의 머리카락으로 화장을 하는 것이 더 용이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메이크업 브러쉬라면 사용하는 용도와 부위에 맞게 모의 부드러운 정도나 모의 길이와 숱이 계산돼서 만들어져야하는데 전혀 그런 점은 보이지 않았다. 사용 전부터 털이 빠져나오는 것이 눈에 보였다. 손잡이 부분도 상세페이지와 너무나 달랐다. 내구성이 매우 떨어져 손에 쥐고 힘을 주니 휘는 것이 보일 정도. 대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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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총 낫 노즈 섀도우 브러쉬=509원 점수 없음
600원 이상이었다면 '극대노'를 참을 수 없었을 것 같다. 사용하자마자 털이 빠지기 시작했고 지금도 얼굴에서 얇은 털들이 떨어지지 않아서 계속 가려운 상태다. 코 쉐딩 전용 브러쉬라고 판매를 한다면 어느 정도 볼륨감이 있어서 적당한 두께로 발려야하는데 털이 잔뜩 눌려서 면이 아니라 선으로 발색됐다. 결국 코 한쪽 면만 이 제품을 사용하고 다른 한쪽 면은 원래 사용하던 브러쉬로 완성했다. 유일하게 바로 쓰레기통에 버려진 제품. 재구매와 추천 의사는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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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메이크업 브러쉬 세트=2천80원 ★★★
의외로 괜찮았다. 눈두덩이 넓은 영역에 섀도우를 바르거나 블랜딩하기는 어렵겠지만 아이라이너나 눈앞머리 하이라이팅, 언더 메이크업을 할 때는 사용하기엔 좋았다. 모의 길이가 짧아 땅땅하게 힘이 있어서 섬세한 아이 메이크업을 할 때 유리했다. 손잡이도 제법 힘 있는 재질이었고 가격대에 비해서 괜찮은 품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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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방향지시등 레버 인형=3천191원 ★★★★
요즘 유행하고 있길래 구매했다. 레버를 끼우는 부분이 자석으로 돼있는 줄 알았는데 그냥 매듭으로 이어져 있어서 더 부착하기 빡빡했다. 처음에는 너무 끼워지지 않아서 실패한 줄 알았는데 일단 무작정 쑤셔보니 들어가졌다. 현재는 안정적으로 사용 중이며 끼운 후에는 깜빡이를 켰다가 끌 때 '탁'하는 소리가 줄어들었다. 의도한 기능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름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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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트렌즈 세척기=5천133원 ★★
평소 한달용 렌즈를 사용하는데 매일 렌즈를 빼고 나면 세척이 매우 번거롭다. 그래서 구매한 제품인데 우선 렌즈를 세척기에 수납하는 것부터 어려웠다. 뚜껑을 닫다가 렌즈가 끼여서 찢어질 위험도 커보였다. 세척하는 것 까지는 좋은데 다시 렌즈를 끼기 위해서 꺼내고 뚜껑을 여는 과정에서 먼지가 더 많이 붙을 것 같았다. 손으로 세척해서 사용하는 것 보다 렌즈세척액을 더 많이 쓰게 한다. 이왕 구매했으니 사용은 하겠지만 얼마나 계속 쓸지는 모르겠다. 재구매 및 추천의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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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 팁 면봉 300개=640원 ★★★★
얇고 힘 있어서 아이라인 등 섬세한 부분의 예리한 수정이 가능. 다만 기존에 사용하던 면봉처럼 입술이나 눈 언더 등의 스머징 메이크업을 할 때는 어려웠다. 아이메이크업 수정에만 사용한다면 대만족. 재구매 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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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방수·곰팡이 방지 스티커=4천97원 (점수 없음)
최근 취재진의 집 화장실의 실리콘이 벗겨지는 등 노후가 진행돼 이를 막고자 구매했다. 배송이 오자마자 사진을 찍어 놓으려 포장을 벗겼다. 포장을 바로 닫아야만 했다. 약품 냄새가 심하게 났다. 잘 밀봉해 쓰레기통으로 직행했다.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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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모션 센서 야간조명=7천739원 ★★★★
취재진이 구매한 것 중 가장 성공한 것 아닐까 싶다. USB C타입으로 충전 가능하다. 충전 중일 때는 LED 조명 한 구석에서 붉은색 빛이 새나온다. 완충되면 초록색 등이 켜진다. 취재진은 소형 모션 센서 조명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번에 구매한 센서 조명은 켜져 있는 시간이 꽤 길다. 처음 시험 삼아 작동해봤을 때는 '이게 제대로 인식을 못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조명이 꺼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것이 장점이 될 줄은 몰랐다. 다만 가격은 국내 온라인커머스에서 구매하는 것과 비슷하다. 대체제가 많고 가격이 어중간. 굳이 이 제품을 다시 살 생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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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용 진공청소기=6천69원 ★★★
성능은 꽤 좋다. 이름 그대로 '휴대용' '진공청소기'라는 말이 적당하다. 동봉돼 있는 얇고 긴 주둥이를 꽂아 자가용 안에 작은 먼지를 빨아들이는 등 좁은 공간에서 사용하기 유용하다. 다만 소리가 굉장히 크다, 휴대용이란 말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다른 사람이 함께 있는 사무실에서 사용하기엔 조금 무리가 아닐까 싶다. 또 다른 단점은 단차가 크게 있다는 것. 이 청소기는 USB C타입으로 충전하는데, 청소기를 작동시키면 그 충전구 사이로 바람이 새나온다. 흔히 말하는 '뽑기 실패'일 수도 있다. 취재진에게 온 이 단품에만 그런 것인지 이 제품 모두가 그런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큰 단점은 아니다. 처음 작동시켰을 때 타는 냄새가 살짝 났다. 먼지가 모터와 만나 그런 것이라 생각이 든다. 세네번쯤 사용하니 냄새는 나지 않았다. 가성비로 적당. 그러나 금액을 더 지불하더라도 더 좋은 제품을 사는 게 나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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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눗방울 거품총(버블건)=4천952원 ★★
일단 AA 사이즈 건전지를 4개나 넣어야 한다. 보통 버블건은 탄창처럼 아래에 거품물을 빨아들이는 작은 호스가 있는데, 그런 것이 없고 거품물을 총구(?)에 직접 주입해야한다. 건전지와 모터를 사용하는 '소형 전자제품'을 액체에 직접 닿게 한다는 것이 큰 단점. 취재진에게 거품물이 소량 있어 해봤으나 성능은 나쁘지 않았다. 국내에서 같은 가격이면 더 질 좋고 안전한 제품을 구할 수 있다. 참고로 취재진은 조카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이 버블건을 구매했다. 안전성 탓에 그 목적에서는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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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1(금속 시곗줄)=9천243원 ★
슬쩍 봐선 9천원대라고 생각하기 힘들다. 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9천원이라는 가격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조립의 정확성이 꽤 떨어진다. 페이스와 브레이슬렛(시곗줄) 사이의 빈틈이 눈에 들어온다. 시간을 표시하는 막대부분의 간격이 정확하지 않아 보인다. 또 분해하지 않고는 어떻게 할 수 없는 먼지가 페이스 안에 들어가 있다. 굉장히 가볍다. 금속의 종류는 알 수 없지만 매우 저렴한 것 같다. 다행히 시간은 잘 맞고 잘 간다. 굳이 시계가 필요하다면 1만원 더 주고 C사의 우레탄 시계를 사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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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2(가죽 시곗줄)=3천268원 ★
깔끔한 외형. 역시 멀리서 대충 보면 3천원대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특히 시곗줄에서 싸구려 티가 확 난다. 어떻게 봐도 질이 좋아보인다고 말 할 수 없다. 또 가장 큰 문제는 초침 돌아가는 소리가 너무 크다는 것. 사무실에 뒀는데 일을 하다 신경이 쓰일 정도다. 뭔가 묻은 것 같아 손톱으로 긁으니 칠이 벗겨진다. 시간은 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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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틀 청소브러시=838원 ★★★
역시 가격이 이점. 자세히 보고 구매하지 않아서 절반의 실패. 솔인줄 알았는데 수세미다. 다른 구매자들의 후기를 보니 물을 흡수시켜 닦으면 아주 좋다고 한다. 그렇게 해보니 쓸만했다. 그러나 그냥 걸레나 행주를 쓰는 게 나을지도.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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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상 기자

일기 쓰는 기자 박준상입니다. https://litt.ly/jun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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