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 떠나는 베이비부머…향후 5년간 市道서 5천여명 퇴직

  • 전영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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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08   |  발행일 2017-02-08 제3면   |  수정 2017-02-08
대구경북 공무원 채용 사상 최대
20170208
올해 역대 최대규모의 신규 공무원을 채용하기로 한 대구시와 경북도는 향후 5년 간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맞물려 채용 확대가 이어질 전망이다. 대구지역 한 공무원 학원에서 공시생들이 강사의 강의에 집중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올해 대구시와 경북도가 역대 최대 규모의 신규 공무원을 채용하기로 한 가운데 향후 5년 정도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시족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1천15명과 1천625명의 공무원을 신규 채용하는 대구시와 경북도의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
지난해부터 인력 공백 예방 차원
다음해 퇴직 수요 감안해 선발
시간선택제·특별채용 등 늘 듯

◆경북도
올 채용 인원 5년전보다 75% ↑
소방·사회복지분야 인원 확대
2023년까지 공무원 수요 급증

◆대구시

대구시의 신규 공무원 채용 확대 기조는 향후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 공무원들이 한꺼번에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데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시 전체 공무원(9천678명·8개 구·군 포함) 중 올해 시 본청 직원 103명을 포함해 모두 255명이 정년퇴직한다. 2018년 291명, 2019년 405명, 2020년 388명, 2021년 416명이 지역 공직사회를 떠난다. 누계로 보면 앞으로 5년 동안 대구에서만 1천755명(18.1%)이 퇴직한다.

시청 직원(3천166명)만으로 한정하면, 2021년쯤 782명(24.6%)이 공직을 떠나고, 2026년엔 그 규모가 1천480명(46.5%)에 이른다. 시청 직원의 절반 가까이가 공직생활을 접는 셈이다.

이에 따라 신규채용 규모는 해마다 늘어날 전망이다. 대구시는 인력공백 예방차원에서 지난해부터 신규채용시 당해 연도 퇴직자만 고려하지 않고, 이듬해 상반기 퇴직예정 수요까지 감안해 인력을 뽑고 있다. 여기에 갈수록 인력수요가 늘고 있는 사회복지직, 일자리 나누기운동 차원에서 정부가 독려하는 시간선택제 공무원(오전·오후 중 4시간만 근무) 채용 비중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적 약자의 공직진출을 돕기 위한 장애인 및 저소득층 특별채용수요도 무시할 수 없다. 대구시가 2014년부터 채용하기 시작한 시간선택제 공무원은 올해 1월말 현재 90명이다. 올해도 18명이 채용된다. 장애인과 저소득층에선 모두 47명을 선발한다. 진보성향 정부가 들어서면 이 같은 특별채용 형태의 공무원 인력수급 폭이 더욱 늘어난다는 것은 충분히 예상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선 젊은 층의 공직사회 대거 입성은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바람직하지만, 업무 연속성·효율성 측면에선 반길 일만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우선 선배 공직자들의 오랜 업무 경험에서 축적된 노하우가 후배에게 제대로 전달되기 어렵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한마디로 업무 연속성이 원활하지 않을 개연성이 있다는 얘기다. 산업화시대의 주역인 공무원들이 대량 빠져나간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일반기업에서 일할 수 있는 이들이 이른바 ‘공시족’(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에 안주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고착화되는 상황도 걱정해야 한다. 일단 대구시는 청년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활성화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경북도

경북도의 신규 선발 공무원 규모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시기와 맞물려 매년 증가하는 가운데 올해 채용규모가 역대 가장 많은 1천625명으로 결정됐다.

2012년 929명으로 1천명 이하였던 경북도 신규 공무원 채용 인원은 2013년 1천76명으로 늘어난 뒤 2014년 1천244명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후 2015년 1천410명, 2016년 1천475명, 2017년 1천625명으로 매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채용 인원은 5년전과 비교하면 74.9%(696명)나 급증한 수치다.

이처럼 최근 5년 동안 신규 채용 규모가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베이비붐 세대 공무원의 퇴직으로 인해 빈자리가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일반적으로 1953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대체적으로 1970년대에서 1980년대에 공직을 비롯해 사회 전반에 진출했다.

공무원의 정년 퇴직 연령은 만 60세다. 대게 한 해 정도 빨리 공로연수나 명예퇴직을 한다고 감안하면 베이비붐 첫 세대라 할 수 있는 1953년생은 2012년부터 2013년에 걸쳐 옷을 벗었다. 이런 까닭에 2013년과 2014년의 신규 채용 규모는 전년보다 각각 15% 정도 많다. 2015년에도 증가치가 13%나 된다. 지난해 다소 주춤했지만 올해 다시 10% 늘었다.

이 같은 추세로 보아 베이비붐 마지막 세대인 1963년생이 정년을 맞는 2023년까지 신규 공무원 채용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났다가 이후 줄어들 것이라는 게 공무원사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경북도청과 도내 23개 시·군을 포함한 정년 퇴직 예상 인원(2015년 인사통계 기준)을 살펴보면 2017년 473명, 2018년 584명, 2019년 723명, 2020년 753명, 2021년 812명에 이른다.

이 밖에 우리 사회가 고령화시대로 접어들고 사회복지와 생활안전에 대한 욕구가 늘어나면서 이들 직종의 채용 인원 확대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신규 채용 인원 가운데 사회복지공무원은 전년 대비 56%나 증가했다. 또 소방공무원도 32% 늘었다.

경북도 관계자는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 등 공무원의 현실적인 충원수요를 감안해 신규 채용 인원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과거엔 사회복지에 대한 개념이 취약했으나 최근 우리나라도 다양한 복지요구가 늘어남에 따라 복지인력이 확충되는 추세이며, 소방과 안전 등 생활분야도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영기자 younger@yeongnam.com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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