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치 테이프가 없네" 대형마트에서 사라진 테이프와 끈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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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03  |  수정 2020-01-03 07:44  |  발행일 2020-01-03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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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이마트 만촌점 자율포장대, 한 청년이 포장용 테이프가 없어 종이박스를 접어 옮기고 있다.

"어, 스카치 테이프가 없네?"

2일 대구 이마트 만촌점. 자율포장대에서 사람들이 열심히 종이박스를 접고 있었다. 상품을 담을 종이박스를 접느라 애를 먹는 모습이었다. 스카치 테이프가 없어 종이박스를 이리저리 꿰맞춰야 했다. 스카치 테이프를 찾던 사람들은 자율포장대 부근에 쓰여진 문구를 보고 나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문구에는 '2020년 1월 1일부터 포장용 테이프·끈 제공이 중단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마트 매장 내 자율포장대는 물론 에스컬레이터, 계산대 등에도 포장용 테이프와 끈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문구와 함께 장바구니 사용을 권장하는 문구가 보였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는 1일부터 종이상자는 제공하되 포장용 테이프·끈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당초 종이상자까지 없애기로 했다가 상자 자체는 재활용이 가능한 품목인데도 소비자 불편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종이상자는 그대로 제공하기로 했다.

또 대형마트들은 대용량 장바구니를 제작해 대여하거나 판매하면서 장바구니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포장용 테이프와 끈을 제공하지 않은 것은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서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 자율포장대에서 활용하는 플라스틱(테이프·포장끈·커팅기)은 연간 658t 규모다.

포장용 테이프와 끈이 사라졌지만, 혼란은 없었다. 자율포장대 이용객들은 다소 불편해 하면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현모씨(23)는 "무게가 나가는 물품이 많아 박스를 드는게 힘들하기는 하지만 환경을 생각하면 이정도 불편은 참을만하다"고 말했다. 장모씨(여·70·대구 수성구 만촌동)는 " 접은 박스는 아무래도 지탱력이 부족하다보니 카트에 담아 운반하고 있다" 며 "불편함 보단 환경이 우선"이라고 했다. 일부 사람들은 환경을 생각한다면 끈과 테이프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박스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여용 쇼핑백을 구매하려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이마트 자율계산대에는 17L 용량의 해달이부터 56L용량의 코끼리까지 다양한 용량의 쇼핑백을 판매하고 있다. 해달이의 경우 500원의 보증금을 내면 대여할 수 있고, 사용 후 쇼핑백을 고객센터에 가져오면 100%환불이 가능하다.

이마트 관계자는 "대용량 장바구니에 대한 문의가 많았는데 특히 대여용 쇼핑백에 물건이 많이 들어가고 손잡이도 있어 편리하단 반응이 많았다"고 말했다.
글·사진= 오주석 수습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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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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