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대구경북 패션업계...불황에 코로나 사태 겹치면서 매출 급감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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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29  |  수정 2020-06-28 16:49  |  발행일 2020-06-29 제18면
봉제 업체들의 어려움도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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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봉제업체 '미노패션'은 지난해 대비 1분기 주문량이 40% 가까이 하락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로 오프라인 시장이 주를 이루는 대구지역 패션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기불황에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폐업 직전까지 내몰린 업체도 나올 정도다. 특히 주요 거래처인 백화점 및 소매점의 급격한 매출 감소로 업체들은 신제품 출시마저 망설이는 등 앞으로의 전망도 어둡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에 접수된 코로나 19 피해 업체 수는 지난 2월 39개에서 6월 22일 81개로 늘어났다. 업체들은 생산량 감소(39개) ,자금난(26개), 수출중단(9개), 수입중단(7개) 등의 손해를 입은것으로 조사됐다.

1977년도에 설립된 대구의 중장년 여성 브랜드 A사는 1분기 백화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하락해 존립 위기에 몰렸다. 패션 업계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겨울옷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코로나 19까지 겹쳐면서 올들어 직원 50명 중에서 10여 명을 해고했다. 입점 백화점 수도 20여 개 지점에서 8개 지점으로 축소했다.
업체 대표 이모씨는 " 지난 1분기 판매 매출은 15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1억원도 달성하지 못했다"면서 "백화점 판매 수수료와 최저 시급은 계속 올라가는데 오프라인 경쟁력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어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동북지방통계청에 따르면 대구 패션업계의 주요 거래처인 백화점·전문소매점의 1분기 판매액은 지난해 대비 각각 30.4%·17.7% 감소했다. 대구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의류 코너의 매출 하락 폭이 크다. 2분기 매출 또한 전년 대비 20~30% 감소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패션업체들의 경영악화로 봉제 업체들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판매 부진을 이유로 신제품 출시를 망설이면서 생산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대구지역 봉제업체 '미노패션'은 지난해 대비 1분기 주문량이 40% 가까이 하락했다. 최석호 미노패션 대표는 "지난해 신상품 제작 문의가 140점이 왔으나 올해는 80점 정도 밖에 오지 않았다. 직원들의 수는 그대로인데 매출은 감소하니 회사 운영에 어려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패션업계의 상황을 고려해 대구의 패션업계도 점진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재범 한국패션산업연구원 기획경영실장은 "대구의 패션사업은 주로 50·60대를 타깃으로 오프라인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으나, 현재 패션 업계는 소비심리가 극심히 침체하고, 소비 패턴이 비대면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새롭게 형성된 디지털 생태계에 대구 패션업계가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 교육 확대와 공급관리망 구축 등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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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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