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영양소 결핍 '구순구개열' 위험 높여

  • 강승규
  • |
  • 입력 2021-03-02 07:47  |  수정 2021-03-02 08:11  |  발행일 2021-03-02 제16면
안면부 선천성 기형 예방·치료법
모든 태아, 임신 초기 입술·입천장 갈라져
뱃속에서 성장하며 점차 갈라진 부위 결합
비타민B·엽산 등 부족 땐 입술기형 가능성
생후 3개월에 형태 따라 시기·단계별 치료
수술후 심한 울음·손가락 빨기 등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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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처음 아기를 안았을 때 구순구개열 증상을 목격하면 보통 매우 놀란다. 그리고 당황스러워하면서 다른 질환이 없는지 노심초사한다. 부모는 아이가 잘 성장하겠냐는 걱정에 서둘러 병원을 찾게 된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구순구개열을 가지고 태어난 아기도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특별한 문제 없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인 불명확한 구순구개열

구순구개열은 구순열과 구개열이 합쳐진 말이다. '구순열'은 입술이 갈라진 것을 말하는데, '일측성 불완전형'과 '완전형' '양측성'으로 구분된다. '구개열'은 입천장이 갈라진 것을 말한다. 역시 '일측성 불완전형'과 '완전형' '양측성'으로 나뉜다. 발생 빈도는 약 700~800명당 한 명꼴이다. 두개 안면부에 생기는 선천성 기형 중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모든 태아는 임신 초기에 입술과 입천장이 갈라져 있고, 뱃속에서 자라나면서 점차 갈라진 부위가 합쳐진다. 이 과정이 방해를 받으면 입술이나 입천장이 붙지 못하고 열려 있는 상태로 출산하게 된다.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 모두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환경적 요인으로는 임신 중 어머니 영양 상태, 태아 저산소증, 레티노이드 제제의 복용, 음주 및 흡연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임신 중 비타민B·C, 엽산 등 영양소가 부족할 경우 구순구개열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 이 때문에 임신부는 임신 기간 충분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반 데 우드 증후군과 클리페 페일 증후군, 피에르 로빈 증후군 등 증후군을 겪는 환자로부터 구순구개열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또 코와 입이 입천장을 통해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신생아의 경우 젖이나 물을 먹는 데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수유 자세에 주의하고, 트림을 자주 시켜주어야 한다. 입천장 근육 기능의 결함 때문에 유스타키안 관의 개폐부전 등으로 질환이 없는 일반 아기보다 감기나 중이염 등에 걸릴 확률이 높다.

◆다양한 시술법

병원에서 대부분 진단은 입술이나 입천장을 보는 것만으로 가능하다. 특별한 검사는 필요 없지만 얼굴 뼈 모양을 정밀하게 진단하기 위해선 X선 촬영이나 CT 촬영이 필요할 수 있다. 콧소리가 나거나 언어 장애가 있으면 전문가에게 의뢰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치료는 얼굴 성장과 개인이 가진 구순구개열 형태와 특성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시기·단계별로 나눠 적절히 시행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구순성형술은 생후 3개월에 주로 시행하고, 여기에는 아주 많은 종류의 수술 방법이 있다. 대표적으로 흔히 시행되는 수술은 회전·전진법이다. 이는 구순열 개열(입천장) 주위 조직을 이용해 피판(피부조직을 한덩이로 만들어 옮기는 수술)을 만들고 그 피판을 좌우·아래위로 회전 또는 이동시키고, 비정상적으로 배열된 입술 근육을 다시 제자리로 옮겨 구순열을 예쁘게 교정하는 것이다.

구개성형술에도 많은 종류의 수술 방법이 있지만, 대부분 입천장 코 쪽 점막과 입천장 근육 그리고 구강 쪽 점막을 적절히 분리해 재건해 준다. 이것은 대부분 생후 12개월에서 18개월 전후 시행한다. 현재 아무리 완벽한 수술법이라도 약간의 흉터와 코, 잇몸, 위턱의 변형은 남게 되며, 이에 대한 교정 수술이 추후 필요할 수 있다. 발음에 관해 약 3세쯤 검사해 필요하면 언어 치료나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구순구개열은 확실한 유전 양상은 규명되지 않았으나 유전적 소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모 연령이 높을수록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 가족력에 있어 정상 부모 아이가 구순열이나 구개열이 있을 때, 다음 출산 시 발생될 확률은 약 4%다. 하지만 부모 중에 이런 증상이 있다면 14~17%로 그 빈도가 아주 높아진다.

◆주의가 필요한 식이요법

수술 후에는 입술에 긴장을 주는 행위, 즉 울거나 기침, 젖꼭지, 손가락 빨기 등을 하게 되면 봉합된 곳이 다시 벌어지거나 흉터가 심하게 남는 수가 있어 절대로 이러한 행위를 하면 안 된다. 상황에 따라 수술 후 약 3주 정도는 입술을 부딪치거나 심하게 우는 것을 피해야 한다. 코 모양을 유지하고자 코에 끼는 틀은 3~6개월간 착용해야 한다. 그리고 흉터가 커지지 않도록 추가적으로 입술에 3개월간 테이프를 붙이는 것을 권장한다. 구개열은 중이염이 잘 동반되므로(중이와 비강을 연결하는 유스타키안 관의 기능 부전으로 인하여 발생함) 이에 대한 검사와 치료도 잘해야 한다.

구순구개열이 있어도 모유 수유를 할 수 있다. 요령은 우선 아기를 45도 이상으로 안은 후, 가슴으로 구개열 부분을 막고 빨 수 있는 자세를 취한다. 수유를 시작해 '쉭쉭' 소리가 나는 경우에는 위치를 변경시킨 후 수유를 다시 시작하면 된다. 수유 시간은 아이가 적게 먹었다고 하더라도 30분은 넘지 않도록 한다. 젖꼭지 위치는 목 안쪽보다는 볼 쪽으로 해 흘러내려 들어가도록 하고, 자주 트림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도움말=김용하 영남대병원 성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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