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9일 오후 8시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개회식을 갖고 17일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개회식 공연은 강원도에 사는 다섯 아이가 과거와 미래를 탐험하며 평화에 대한 답을 찾아 나서는 과정을 동화 같은 판타지로 펼쳐냈다. 개회식에서 전달하고자 한 핵심 메시지는 ‘행동하는 평화’(Peace in motion)였다. 이날 공동기수는 한국 봅슬레이 간판 원윤종과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북한 수비수 황충금이 맡았다.
이날 북한과 미국에서 사실상 ‘최고위급’ 인사가 방문하면서 한반도가 중대한 외교적 모멘텀을 맞고 있다. 특히 취임 이후 처음으로 다자 정상외교를 주도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대화’ 중재에 공을 들였다. 반면 미국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해 한반도 정세의 흐름을 대화 국면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北고위급대표단 참석 거론하며
한반도 평화 모멘텀 조성 역설
오늘 청와대서 김여정과 오찬
‘文 대통령 평양 초청’ 가능성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대표단 단장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이날 오후 1시47분 전용기 PRK-615편을 타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곧바로 KTX를 타고 평창으로 이동, 올림픽 개막식을 관람했다.
문 대통령은 해외 정상급 인사 리셉션 환영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이 아니었다면 한 자리에 있기가 어려웠을 분들도 있다”면서 “그러나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자체가 세계 평화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갈 소중한 출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언급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평화의 모멘텀을 살려나가자는 점을 역설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10일에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청와대에서 오찬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의 대리인’으로 평가되는 김여정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CNN은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문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할 가능성이 크다고 이날 보도했다.
펜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북한의 인권문제 등을 집중 부각시켰다. 그는 이날 오전 경기 평택 해군2함대를 찾아 서해수호관과 2010년 피격된 천안함을 둘러봤다. 이어 탈북자 4명과 북한에 억류됐다가 귀국 뒤 사망한 미국인 오토 웜비어의 부친 프레드 웜비어씨와 면담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개막식에 앞서 주변 4강국 가운데 평창을 방문한 유일한 해외 정상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위해 노력한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한일 위안부 합의 이행 문제를 두고는 이견을 보였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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