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진흥 조례안 주도한 최길영 대구시의원 “관 아닌 주민이 주도해야 명소됩니다”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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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1-08   |  발행일 2013-11-08 제35면   |  수정 201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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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대구시의회가 ‘한옥 진흥조례안’을 통과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최길영 시의원(북구·사진)은 한옥과 근대건축물 보존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최 의원은 지난 4월부터 6개월간 대구지역 한옥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여 지난달에 결실을 맺었다.

“대구의 한옥 자료를 수집하고, 조례안을 마련하는 데 힘이 들었어요. 대구시를 비롯한 자치단체가 한옥이 가지는 유·무형적 가치를 인식하고 지원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봅니다.”

최 의원이 한옥에 대한 관심을 가진 건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과 러시아 등지를 여행하면서부터다.

“스페인의 골목은 우리 대구보다 훨씬 좁아요. 하지만 왜 좁은가에 대한 역사적 스토리가 있어요. 18세기 가우디가 설계했던 건물이 그대로 도심에 남아있더군요. 러시아 역시 크렘린궁 뒤 옛 건물을 보전하기 위해 모스크바시민들이 많은 노력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유럽 대부분의 큰 도시에는 고대건축물이 그대로 남아있어요. 외국만 그런 게 아니에요. 가까이 달성에 있는 마비정마을이나 경남 통영에 가 보세요. 규모는 작은 농촌과 어촌이지만 지역의 특색을 잘 살려 지금은 관광객이 넘치지 않습니까.”

최 의원은 수십년간 계속된 개발위주의 도시개발 정책으로 상당수 도심 한옥이 멸실됐다며, 얼마 남지 않은 도심한옥 또한 경제논리로 현대식 건물로 대체되고 있으며 개발이익을 볼 수 없을 경우엔 한옥이 도심의 흉물로 방치돼 있다고 개탄했다.

“얼마 전 시티투어에 외국인과 동승했는데 볼 게 이것 밖에 없느냐고 하더군요. 얼굴이 얼마나 화끈거렸는지 모릅니다. 외국인이 아파트를 보기 위해 대구에 들른 건 아니잖아요. 대구가 지닌 한옥의 자산가치가 다른 대도시보다 훨씬 큽니다. 서울의 북촌도 관에서 일방적으로 나서니깐 주민이 반대했잖아요. 결국엔 주민 스스로 한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한옥보존에 함께 노력해 지금은 명소가 됐습니다. 대구시와 지자체도 이런 사실을 염두에 두고 한옥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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