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역 수달 출현 소동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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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5-22 07:55  |  수정 2013-05-22 12:02  |  발행일 2013-05-22 제7면
대구 1호선 아양교역 화장실서 새벽 발견…20분 만에 포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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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구조대원이 대구지하철 1호선 아양교역사에 출몰한 수달을 뜰채로 잡고 있다. <대구 동부소방서 제공>

21일 오전 대구 지하철역 수달 출현으로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

이날 오전 5시17분쯤 대구도시철도 1호선 아양교 역사 지하 3층 역무실에 첫차를 기다리던 한 남자 승객이 찾아왔다. 같은 층에 있는 남자화장실에서 이상한 물체가 계속 왔다 갔다 한다며 신고를 하러 온 것이다. 이에 역무원 2명이 화장실로 급파됐다.

현장 확인결과, 승객을 놀라게 한 의문의 물체는 다름 아닌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 희귀종으로 지난해 5월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일본에선 이미 멸종돼 보존가치가 높은 야생동물이다.

이날 출몰한 수달은 몸길이가 90㎝, 무게는 15㎏ 정도였다. 직원이 발견할 당시 수달은 높이가 9㎝인 화장실 밑 칸막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무언가를 애타게 찾고 있었다. 직원이 잡으려고 해도 워낙 날쌔 손쓸 겨를이 없었다. 자칫 천연기념물에 상처를 줄 우려도 있었다. 직원이 어쩔 줄을 몰라 망설이고 있을 때 수달은 건너편 여자화장실로 쏜살같이 이동했다. 할 수 없이 밖에서 퇴로를 막고 있던 다른 직원 한 명이 인근 신천119안전센터에 연락했다.

출동한 119대원 4명은 여자화장실에서 5분 정도 수달과 실랑이를 벌인 끝에 안전하게 수달을 포획했다. 수달이 처음 목격된 후 잡기까지는 20분이 소요됐다.

구조대는 포획한 수달을 곧바로 금호강변에 방사했다. 역사 직원은 수달이 지하철 역사에서 200m 떨어진 금호강변에서 먹이를 찾아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수달은 금호강변에서 가장 가까운 4번 출구를 통해 역내로 진입한 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3층까지 내려온 것으로 파악됐다.

강길해 아양교역장은 “지하철역사에 수달이 나타난 것은 처음이어서 무척 신기했다. 부상 없이 서식지로 돌아가게 돼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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