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역 수달 출몰 “왜?”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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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5-23 07:49  |  수정 2013-05-23 07:49  |  발행일 2013-05-23 제7면
市 “먹이 찾다 길잃어” vs 환경단체 “벌목 인한 환경파괴 탓” 이견

수달(천연기념물 330호)이 서식처인 금호강을 두고 지하철 역사 안으로 들어간 것이 단순한 해프닝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을까.

지난 21일 오전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아양교역사 내에 수달이 출몰한 배경과 관련해 환경당국과 환경단체는 서로 다른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단 대구시 환경정책과는 이번 수달의 지하철역사 출몰배경에 대해 “먹이를 찾다 이동경로를 벗어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금호강변 주변의 식생환경에는 큰 변화가 없으며, 수달이 먹이 부족 탓에 도심으로 뛰어든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내놨다.

금호강 정비사업을 시공한 대구시건설본부 측은 다소 색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멸종위기종인 수달이 도심까지 나온 것은 개체 수가 그만큼 늘었다고 본다. 영역싸움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분포지역이 확대됐다”는 것.

실제 수달 개체 수는 2010년 조사에서 15마리로 추정됐다. 1년에 2~3마리의 새끼를 낳는 특성을 감안하면 현재는 최소 20마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환경단체는 대구시와 생각이 다르다.

대구시가 최근 금호강 정비사업을 하면서 수달의 서식처인 버드나무(1만여 그루)를 대거 베어낸 탓에 새로운 은신처를 찾는 과정에서 빚어진 일로 보고 있다. 이동거리가 긴 수달의 특성을 감안하면 지난 4월 말에 완료된 숙천교~화랑교 구간의 버드나무 벌목이 수달의 생태환경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최동학 대구경북야생동물연합회 회장은 “대구시가 하천 가장자리에 있는 나무까지 대거 베는 바람에 수달이 서식처와 이동통로 공간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건설본부는 “버드나무를 베어낸 곳은 대부분 하천 폭이 좁은 곳으로, 홍수예방을 위해 필요했다. 오히려 큰 나무가 베어지면서 주변 잡풀이 무성해져 수달의 은신처가 더 많이 생길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수달의 도심출몰 배경과 관련한 의견은 분분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앞으로 멸종위기종인 수달을 얼마나 안전하게 보호하느냐이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대구시의 수달 생태통로 보호 노력과 아울러 시민도 금호강변에서 낚시나 불법경작을 자제하는 등의 보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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