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건축물에 ‘융희’연호 적힌 상량문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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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26 07:28  |  수정 2016-12-26 07:28  |  발행일 2016-12-26 제9면
개성高氏 신천군수공 종중 공개
일제강점기 건축물에 ‘융희’연호 적힌 상량문
개성고씨 종중의 재사인 원모재를 보수하면서 발견된 상량문에는 ‘융희 20년’ 연호가 적혀있다. <개성고씨 종중 제공>

[문경] 일제강점기에 중건된 건축물에서 당시에는 사용이 금지된 대한제국의 연호인 ‘융희(隆熙)’가 사용된 상량문이 발견됐다. 개성고씨 신천군수공 종중(회장 고정환)은 지난 24일 종중의 재사인 문경시 산양면 송죽리 ‘원모재(遠慕齋)’를 보수하면서 나온 ‘원모재상량문’을 공개했다. 언제 터를 파고, 기둥을 세우고, 상량을 했는지 비교적 상세히 기록된 이 상량문에는 ‘융희(隆熙) 20년(1926년)’이라 적혀 있다.

‘융희’는 1910년 경술국치로 사라진 대한제국의 연호다. 당시 일제는 일본의 쇼와(昭和) 연호 사용을 강제했으며, 이 때문에 융희 연호를 쓴다는 것은 위험을 무릅쓴 일로 여겨졌다. 종중과 문화재 관계자들은 “상량문에 상량 일자 외에 터 파기나 기둥 세우는 일자를 기록하는 것은 사찰에서나 볼 수 있는 것으로 민간에서는 드문 일”이라고 밝혔다. 남정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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