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정식 같은 연말정산 작성에 또 한번 골탕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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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1-24 07:25  |  수정 2015-01-24 07:25  |  발행일 2015-01-24 제7면
소득공제율 한시적 인상 항목
2년치 사용내역 입력 등 복잡
담당자들 확인작업만도 태산

직장인 박모씨(38)는 최근 연말정산 서류를 작성하다 짜증을 참느라 애를 먹었다. 시뮬레이션 결과 세금을 더 내야 해 언짢았던 박씨는 지난해보다 훨씬 복잡해진 신청서 탓에 더 짜증이 났던 것. 국세청 서류에는 이전까진 해당 연도 사용액만 표기됐지만, 올해는 2013·2014년 사용액이 함께 기재돼 있어, 신청서 작성때 헷갈려 몇번이나 수정을 되풀이했다. 게다가 ‘2013년 추가공제율 사용분’ 입력란을 접하고는 도통 어떻게 하라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추가공제율’에 대한 개념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씨는 “결국 회사 재무담당자에게 설명을 듣고 난 뒤 작성했다. 세법이 자주 바뀌다보니 근로자는 연말정산 때마다 머리를 싸맨다. 내년에는 간단명료하게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말정산 세금폭탄 후폭풍과 함께 거듭된 세법 개정으로 공제 조항이 복잡해지면서 정산 방식에 대한 근로소득자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올해 연말정산이 예년보다 복잡해진 것은 정부가 내수활성화를 위해 체크카드·현금영수증 사용액 증가분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한시적으로 30%에서 40%로 인상한 결과, 신청서 입력 항목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근로자가 사용한 체크카드 등의 연간 사용액이 전년도 사용액의 50% 이상이어야 하는 등 추가공제 적용조건이 적용된 탓이다. 이에 따라 2014년 사용액뿐 아니라 2013년 사용액까지 제출해야 하면서 입력 항목이 추가됐다.

각 회사의 연말정산 담당자도 ‘까다로운 연말정산 방정식’으로 업무 부담이 가중된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소급적용이 이뤄지면 연말정산을 두번 해야 하는 꼴이 된다는 것도 이들의 걱정거리다. 이렇게 되면 정부가 잘못 꿴 연말정산 첫 단추의 피해를 이들이 떠안게 된다.

한 중소기업 재무담당자는 “입력란이 복잡해진 탓에 동료들이 공란으로 남겨두거나 잘못 작성하는 경우가 많아 바로 기재했는지 확인하거나 수정하는 작업이 훨씬 많아지고, 입력 항목이 추가된 탓에 전산 입력에도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면서 “전체적으로 작년보다 연말정산 업무 부담이 두배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답해 했다.

김종웅 대구한의대 경영통상학부 교수는 “근로자가 사용하는 공제 내역은 매년 비슷하므로 전년도 연말정산 서류를 바탕으로 수정하는 내용만 기재하도록 하면 한결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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