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마을 만들기 프로젝트 3부] (3) 대구 비산7동 안전마을 축제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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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2-14   |  발행일 2015-12-14 제7면   |  수정 2015-12-14
“이웃간 소통이 安全 첫걸음”…외국인도 얼굴 맞댄 동네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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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대구 서구 비산7동 작은 도서관 앞 공원에서 열린 ‘비산7동 안전마을축제’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보드게임을 하며 이웃들과 교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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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24일 서구 비산7동에 사는 외국인 근로자, 다문화가정과 주민이 함께 진행한 ‘다문화체육대회’에서 참가자가 신발 멀리 던지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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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체육대회에 참여한 외국인 근로자와 인근 주민이 어우러져 단체줄넘기를 하며 쌓여있던 벽을 허물고 있다. <메세지팩토리협동조합 제공>

지난달 22일 오후 3시 대구 서구 비산7동 작은 도서관 앞 공원. 안전마을만들기 사업의 하나인 주민활동프로그램을 맡아 운영하는 메세지팩토리협동조합과 비산 7동 안전마을협의회가 마련한 ‘비산 7동 안전마을 축제’가 한창이었다.

이날 축제는 공원 곳곳에 마련된 손소독제 만들기, 실팔찌 만들기 등 10개 코너에서 미션을 수행하면 확인 도장을 찍어주고 도장을 모두 찍은 주민에게 선물을 주는 식으로 진행됐다. 어르신들을 위한 제기차기와 공기놀이 등도 함께 마련됐다.

무엇보다 이날 축제의 가장 큰 의미는 이곳에 사는 주민들이 이웃을 위해 직접 행사를 준비했다는데 있다. 대학생 자원봉사자와 안전마을 만들기에 나서고 있는 주민이 2인1조를 이뤄 각 부스를 운영했다. 주민들은 이곳을 찾은 이웃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은 프로그램의 실질적 운영을 담당했다.


주민들 스스로 어울림의 장 운영
미션 코너 만들어 선물까지 전해
이웃간 편견 허무는 즐거운 한때
인근지역 주민들도 “부러운 행사”
메세지팩토리협동조합 산파 역할


커피가루로 글쓰기 코너를 운영한 서정순씨(여·64)는 “이곳에서 20년 동안 살았는데 이렇게 재미있는 시간을 가져보기는 오늘이 처음”이라고 기뻐했다.

이곳에 사는 외국인 근로자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만수씨(37)는 “이곳에 온 지 10년이 지났지만 이웃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면서 “이번 축제를 통해 좀더 많은 한국이웃과 가까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안전마을만들기를 통해 우리 아이도 한국 아이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두 딸과 함께 축제장을 찾은 동갑내기 이재달·정미희씨 부부는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어르신과 아이들이 함께 어울릴 기회가 생긴 게 정말 좋다”면서 “그동안 작은 동네에 살아도 이웃과 자주 보지 못하고 소통을 할 기회가 없으니 먼저 인사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런 축제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활기가 넘쳐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인근 지역 주민들도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이종숙씨는 “동네 사람들이 나이와 상관 없이 한곳에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걸 보니 부럽다”면서 “내가 사는 동네에서도 안전마을만들기 사업이 진행돼 이런 좋은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웃어보였다.

마을축제가 주민이 다 함께 어울리는 잔치로 자리잡기까지 메세지팩토리협동조합은 주민들이 스스로 안전마을을 이끌어나갈 동력을 마련해주는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지난 10월24일에는 외국인 근로자와 외국인 식당 주인, 다문화가정 등을 초청해 다문화 체육대회를 열었다. 단체줄넘기, 6인 7각, 줄다리기 등 혼자 잘해서 이기는 게임이 아니라 모두 협동해야 하는 게임을 통해 비단마을(비산7동) 주민들이 모두 모여 국적과 피부색과 관계 없이 만나 어울릴 수 있도록 도왔다. 참가자들은 “낯설게 느껴지던 외국인에 대해 편견이 없어진 좋은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9~10월에는 마을 곳곳을 돌며 청소도 했고 도자기페인팅, 냅킨아트, 꽃꽂이 수업 등 생활예술교실도 진행했다. 8월27~30일은 대학생들이 함께하는 안전캠페인을, 7~8월에는 안전마을리더교실 운영을 통해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대구 달서구 두류동 안전마을 탐방도 다녀왔다.

그리고 11월에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비산7동을 함께 만들어가는 소식지’ 창간호를 냈고 앞으로도 이런 소식지 발간을 통해 주민간의 소통을 도울 예정이다.

이연주 메세지팩토리협동조합 매니저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고, 그 결과 자발적인 정기모임 등도 활발해져 주민이 주인되는 안전마을의 초석은 다진 것 같다”고 말했다.

글·사진=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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