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 90가구 눈속에 고립…생필품 실은 배 오늘 오전에 들어간다

  • 1·2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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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1-26 07:16  |  수정 2016-01-26 09:53  |  발행일 2016-01-26 제2면
얼어붙은 대구·경북…후유증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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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치우고…//25일 울릉군이 중장비를 동원해 울릉읍 저동리 간선도로에서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다. 울릉군에는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142㎝ 이상의 눈이 내렸다. <울릉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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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빼내고…//25일 한국전력공사 구미지사 직원들이 양수기로 지하 변전실의 물을 빼내고 있다. <한전 구미지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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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내밀고…//25일 대구시설관리공단 소유의 제설차량이 폭설이 내린 광주시에 도착했다. <대구시 제공>

의성·봉화 최저기온 영하 17∼18℃
계량기 동파사고 대비했지만 ‘역부족’
구미 81가구 수도관 터져 6시간 정전

대구∼제주 하늘길 44시간만에 열려
대구시, 광주에 제설장비·인력 지원

올 겨울 최강 한파가 25일까지 이어지면서 대구·경북이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았다. 다행히 이날 추위가 한결 누그러들면서 막혔던 대구~제주의 하늘길이 열렸고, 26일부터는 울릉~포항간 뱃길도 뚫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역민들의 걱정은 어느 정도 덜 전망이다.

◆질긴 추위에 거셌던 후폭풍

25일까지 한파특보가 발령된 대구·경북은 이날 최저기온이 영하 4.1℃에서 영하 18.4℃의 분포를 보였다. 최저기온을 기록한 곳은 영하 18.4℃의 의성이었고 봉화 영하 17.6℃, 안동 영하 15.6℃, 문경 영하 12.4℃, 대구 영하 9.6℃, 포항 영하 8.6℃, 울릉 영하 4.1℃ 등이었다.

때문에 이전까지 동파사고 소식을 전해들은 지역민들도 뒤늦게나마 이를 대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경북도에 따르면 24일 하루 동안만 경북에서는 모두 64건의 계량기 동파 신고가 접수됐다. 이는 지난 18일부터 집계를 시작한 이래 하루 중 가장 많은 것이다. 이에 따라 18일부터 24일까지 일주일 동안 신고된 계량기 동파 사고는 모두 260건에 달했다. 대구에서는 같은 기간 총 29건의 동파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경북소방본부는 수도관이 연쇄적으로 동파된 영덕군 화개리에 생활용수 10t을 지원하는 등 총 35.5t을 급수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수도관이 터진 청도군 바르게살기공원에서는 출동한 관계 공무원들이 추가 동파사고를 막기 위해 단수 조치를 하지 않은 채 복구작업을 실시해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구미시 송정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물탱크 수도관이 터지면서 지하에 있던 변전실이 침수됐다. 이 사고로 6시간 동안 전기가 끊겨 아파트에 거주하는 81가구가 영하의 추위에 큰 불편을 겪었다. 그런가 하면 한파로 꽁꽁 얼어붙은 안동의 안동호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경북 704호 도선 운항이 중단됐다. 경북 704호는 와룡면 나소리 요촌선착장과 예안면 배나들을 오가는 이 지역 주민들의 중요한 교통 수단이다.

지난 일주일 동안 100㎝를 넘는 폭설이 내린 울릉에서는 공무원들이 주말과 휴일을 잊은 채 25일 현재까지 제설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울릉도는 지난 19일부터 눈이 오기 시작해 25일까지 142.1㎝가 내렸다. 특히 23일 하루 동안 40.3㎝의 폭설이 쏟아져 섬 전체가 눈속에 묻혔다. 섬 일주도로 등 간선도로는 신속한 제설로 차량 통행이 가능하지만 울릉읍 4개 마을과 서면 5개 마을, 북면 6개 마을 등 15개 마을 90가구는 눈이 쌓여 지난 23일부터 사흘째 차가 다니지 못해 고립상태다.

울릉군은 고립 마을 주민들에게 매시간 전화로 건강과 안전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드디어 열린 뱃길과 하늘길

포항과 울릉도를 오가는 뱃길이 8일째 중단되면서 이곳 주민들의 불안감도 하염없이 커졌다. 다행히 26일 오전부터는 여객선 운항이 재개될 예정이어서 주민들의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울릉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는 풍랑주의보가 해제됐지만 대저해운의 500t급 썬라이즈호(정원 442명)와 태성해운의 우리누리호(534t·449명)는 이날도 운항에 들어가지 못했다.

울릉에서는 신선식품 등 생필품 부족사태도 벌어졌지만 26일 오전 생필품을 실은 화물선이 울릉에 도달할 예정이다. 울릉에서는 이미 유통기간이 짧은 유제품과 채소·과일 등 신선 제품이 고갈된 상태였다. 가스·연탄 등의 연료는 비축 물량 가운데 약 15일분만 남아 있었다.

대구~제주를 잇는 하늘길은 25일 오후 2시47분을 기점으로 항공편 운항이 재개되면서 뚫렸다. 폭설과 한파로 활주로가 폐쇄된 지 44시간여 만이다. 제주공항측은 27일까지 체류객 8만여명을 모두 이송할 방침이다.

◆추위 속에서 빛난 달빛동맹

대구시는 최근 내린 폭설로 복구 행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광주시에 제설장비와 인력을 긴급지원했다. ‘달빛동맹’으로 다져진 끈끈한 우애관계가 또 한번 빛을 발하게 됐다.

대구시는 25일 대구시설관리공단 소유의 15t짜리 제설차량 4대와 다목적 차량 1대를 광주시에 보냈다. 제설제인 소금 81t과 염화칼슘 14t도 함께 지원했다. 파견된 대구시 제설팀은 제설차량 운전자를 포함해 모두 6명이다. 이들은 2박3일간 광주에 머물며 광주시의 제설작업을 측면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지원은 정명섭 대구시 재난안전실장이 이날 오전 8시쯤 문용운 광주시 시민안전실장에게 전화로 먼저 제의하면서 성사됐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광주 간 재난 분야 상생협력이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1·2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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