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년만에 되풀이된 '춘제 도발'에 격앙

  • 입력 2016-02-07 00:00  |  수정 2016-02-07
2013년 2월 '춘제 핵실험'과 닮은꼴…"미국이 공격하게 놔둬야" 주장도

 "3년 전 춘제(春節·중국의 설) 악몽이 또 현실이 됐다", "북한이 이번에는 과연 누구의 뺨을 친 걸까?"


 북한이 끝내 중국 등 국제사회의 강력한 만류를 뿌리치고 7일 오전 장거리 미사일(로켓) 발사를 강행한 데 대해 중국 각계에서는 기막히다는 반응과 함께 분노감도감지되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 북한의 이번 도발은 2013년 2월 12일 춘제 연휴 기간에 이뤄진 제3차 핵실험을 연상케 한다.


 당시 핵실험은 춘제 공식연휴 넷째 날 진행됐다. 공산당 대표 대회를 통해 선출된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공식 출범을 20일가량 앞둔 상황이기도 했다.


 홍콩의 한 평론가는 이를 "3년 전의 비극 혹은 '황당극'(荒誕劇·터무니없는 사건)"이라고 묘사하기도 한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7일이 올해 춘제 공식연휴(7∼13일) 첫날이라는점에서 보면 중국으로서는 다시 한 번 3년 전 악몽이 되풀이된 셈이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북한의 위성발사 주장을 옹호하는 일부 견해도 있지만, 대다수는 북한이 새로운 도발을 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중국은 (춘제를 맞아) 폭죽을 터트리는데 조선은 미사일을 쐈다", "중국은 미국이 무력을 동원해 조선의 핵 프로그램을 막도록 하는 것이 낫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한국이 조선을 통일하게 하자. 어쨌든 무역 등을 볼 때 중국에 있어서 한국은 최대의 가치를 지닌다"며 한국 주도의 남북통일을 지지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조선이 누구의 뺨을 때린 것이냐"고 반문하는 댓글도 있다.


 이는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최근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를 예고한 뒤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이번에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뺨을 때린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 뺨이 누구의 얼굴인지는 그 누군가는 명확하게 알 것"이라며 미국을 겨냥한 바 있는데, 이번 '춘제 도발'은 과연 미국만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느냐는 뜻이다.


 전날부터 장기 연휴 모드에 돌입한 중국당국의 반응은 비교적 차분해 보인다.


 중국 외교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이 전해진 지 3시간여 가 지난 낮 12시 10여 분(현지시간)께 "국제사회의 보편적 반대를 고려하지 않고 기어코 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위성) 발사를 한 것에 유감을 표시한다"는 내용이 담긴 비교적 짤막한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북한의 이번 추가도발에 대해 중국 지도부가 느끼는 당혹감과 불쾌감은 상당한 수준일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중국정부가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 대표를 북한에 특사격으로 파견한 지 5일 만에, 시 주석이 박근혜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연쇄 전화통화를 하며 직접 대북압박에 나선 지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이기 때문이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전날 시 주석이 박 대통령, 오바마 대통령과 잇달아 전화통화를 하고 "한반도에 핵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는 소식을 매시간 톱뉴스로 전하며 시 주석의 '갈등 중재' 행보를 부각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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