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외화벌이 北노동자들, 해마다 2조원 본국으로 보내”

  • 입력 2016-05-25 07:53  |  수정 2016-05-25 07:53  |  발행일 2016-05-25 제15면
네덜란드 한국학 교수 추산

유럽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유럽에서 강제 노역하는 북한 노동자들로부터 매년 2조원 안팎을 송금받는다는 증언이 나왔다.

북한 노동자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고된 일을 하면서 버는 돈을 대부분 본국으로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매체 바이스(VICE) 독일판은 네덜란드 라이덴대학에서 한국학을 연구하는 렘코 브뢰커 교수와의 인터뷰를 토대로 유럽연합(EU)에서 사실상 강제노역을 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의 실태를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유럽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대부분 전통적으로 북한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 동유럽 국가에 있다.

북한이 노동자를 외국에 보내는 이유는 돈 때문이다. 북한은 외화를 벌기 위해 노동자를 유럽을 포함해 중국, 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보낸다. 특히 유럽에서는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다. 북한이 유럽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 한 명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연 수입은 최대 2만4천파운드(약 4천134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실제로 북한 노동자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한 달에 55∼110파운드(약 8만5천700∼18만8천600원)에 불과하다. 월급은 500파운드(약 85만원) 정도지만 버는 돈이 모두 북한 공산당으로 가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로부터 북한 공산당이 가져가는 돈은 연평균 총 10억∼13억파운드(1조7천억∼2조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브뢰커 교수는 추산했다.

노동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북한 노동자가 고용되는 것은 이들이 아무도 하지 않으려는 지저분하고 위험한 일을 하지만 하는 일에 비해 임금은 적다.

외국에 나온 북한 노동자가 ‘일종의 노예냐’는 물음에 브뢰커 교수는 “매우 복잡한 질문"이라며 “북한 주민들은 외국에 나가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해외 노역에 자발적으로 손을 든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북한 주민들이 살아남으려고 북한을 탈출하고 싶어 하고 해외 노역을 자원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선택이 정말 자발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