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모금…집회 먹거리·용품 지원…“성주군민 똘똘 뭉쳤다”

  • 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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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7-25 07:18  |  수정 2016-07-25 07:18  |  발행일 2016-07-25 제3면
■ 사드 반대 투쟁 장기화 대비

“주민 스스로 힘을 합해서 사드 반대 운동을 하다보니까 마음까지 뭉쳐졌습니다.” 정부의 일방적인 사드 배치 결정 후 성주 주민들의 반대 운동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잇따르고 있다. 주민들은 투쟁 장기화에 대비해 스스로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고, 성주지역 각종 단체들은 집회 등에 필요한 음식과 물품을 꾸준히 기탁하고 있다.

24일 오전 성주군청 부근에서 만난 50대 여성 배모씨는 지난 21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사드 반대 집회에 참여하지 못했다. 서울로 가는 52대의 버스에 탈 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배씨는 아쉬운 마음에 성주사드배치철회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 측에 100만원을 기탁했다. 그는 “사실 집안 형편이 여유롭지 않지만 어떤 방법으로라도 힘을 보태고 싶었다. 그래서 후원금을 내기로 결심하고 남편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는데 남편이 기꺼이 허락했다”고 말했다.


버스 빈자리 없어 上京 투쟁 못해
50대 여성은 100만원 선뜻 내놔
사찰·성당도 물심양면으로 도와
대통령에 편지·자전거로 홍보도



성주여중고 총동창회는 지난 22일 저녁 성주읍 한 식당에서 정기이사회를 열고, 사드 반대 투쟁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총동창회 차원의 모금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성주여중고 총동창회 황보점이씨(55·성주읍)는 “성주지역의 여러 동창회에서 자발적 모금운동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 저녁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열리는 촛불문화제에도 후원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성주지역 사찰들은 촛불문화제에 필요한 양초를 후원하고 있다. 성주지역 4개 성당은 지난 23일 군청에서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를 위한 생명평화미사’를 열고 투쟁기금 500만원을 투쟁위에 전했다.

이밖에 빵집, 약국, 슈퍼마켓, 전업사, 음향업체 등에서 촛불문화제에 필요한 다양한 물품을 보내오고 있다. 대부분 개인이나 단체에서 먼저 연락이 오는 경우가 많다고 투쟁위 측은 전했다. 또 교통봉사, 서명운동, 집회장 청소 등 자원봉사에 나선 이들도 많다.

주민들은 사드 배치 철회를 평화적으로 요구하는 다양한 운동도 추진 중이다. 현재 성주지역 초·중·고생과 경로당 한글교실 어르신들은 ‘대통령께 편지 쓰기 운동’을 하고 있다. 투쟁위는 이 편지를 촛불문화제에 가져오면 접수해 일괄적으로 우송하기로 했다. 국방부와 서울 청계천 광장 등에서 사드배치 철회 1인 시위도 벌이고 있다.

‘성주바이크동호회’ 회원 20여명은 자전거를 타고 대구·김천·칠곡 등 인근 지역을 돌며 사드 배치 철회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 청원 사이트의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 10만명 서명운동에는 24일 현재 1만3천여명이 동참했다.

도희재 투쟁위 총무분과 부단장은 “ 군민들이 이렇게 하나된 마음으로 똘똘 뭉친 것은 본 적이 없다. 투쟁이 장기화되더라도 지금같은 의지가 꾸준히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성주=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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