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신산업 비전리포트 .2] 로봇…"인력수급 차질로 로봇 역할 확대…서비스분야 수요 높아질 것"

  • 정우태,이현덕,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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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03  |  수정 2022-11-03 07:21  |  발행일 2022-11-03 제13면
[대구신산업 비전리포트 .2] 로봇…인력수급 차질로 로봇 역할 확대…서비스분야 수요 높아질 것
현대로보틱스 본사에 산업용 로봇과 패널 운반용 로봇이 전시되어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대구신산업 비전리포트 .2] 로봇…인력수급 차질로 로봇 역할 확대…서비스분야 수요 높아질 것
로봇이 미래 변화를 앞당기고 있다. 초창기 산업현장을 중심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로봇은 빠른 속도로 일상생활에 스며들고 있다. 로봇제조분야의 주축인 '산업로봇'과 응용분야를 확장한 '서비스 로봇' 모두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1위 로봇기업이자 글로벌 톱티어(Top-tier)에 도전하는 대구기업 '현대로보틱스'를 이끄는 두 부문장을 만나 로봇산업에 대한 비전을 들어봤다.

안성환 현대로보틱스 서비스로봇개발부문장

서비스로봇 지속발전 가능성
고된 일 대신해 생산력 향상
안전인증·기술표준 수립하고
교육·취업 선순환 마련돼야


[대구신산업 비전리포트 .2] 로봇…인력수급 차질로 로봇 역할 확대…서비스분야 수요 높아질 것
현대로보틱스 제공
현대로보틱스는 차세대 서비스 로봇을 필두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호텔, 서빙은 물론 국내 최초 방역로봇 등 다양한 서비스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비대면 문화가 보편화되면서 서비스 로봇에 대한 수요는 더 높아졌다.

안성환 상무(서비스로봇개발부문장)는 "2020년 상반기 때 서비스 로봇을 현장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층간이동,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호텔로봇'과 식음료 운반을 대신하는 '서빙로봇'이 호응을 얻었다"며 "방역로봇은 살균, 공기청정 기능이 있다. 인체에 무해하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으로 기업, 공공기관은 물론 어린이 도서관, 병원에서도 활용된다"고 했다.

서비스 로봇의 경우 지속 발전 가능성이 큰 분야로 보고 있다. 생산인력 부족, 전자 상거래 활성화를 로봇 수요 증가 요인으로 봤다. 그는 "고령화, 인구감소로 인해 인력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 로봇 역할이 확대될 수 있다. 반복되고 고된 일을 로봇이 대신하면 생산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코로나 사태 후 이커머스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물류 부문에도 서비스 로봇의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로보틱스는 차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비대면이 뉴노멀이 된 시대에 최종 배송에 특화된 라인업을 구상 중이다. 로봇의 진입장벽으로 꼽히는 높은 가격에 대해선 렌털 서비스 제공을 고려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향후 시장에선 소프트웨어가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로봇 산업 역시 소프트웨어 비중이 높아질 것이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여러 기술이 융합될 것"이라며 "사용자 경험(UX), 사용자 인터랙션(상호작용)은 물론 한 대가 아닌 여러 대 로봇을 제어하는 커넥트 시스템과 클라우드 고도화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우리 역시 소프트웨어 품질을 높이고, 역량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발전을 위해선 제도적 지원, 인재양성이 절실하다는 의견도 냈다. 안성환 상무는 "서비스 로봇은 안전 인증이나 기술 표준이 수립되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 기업과 협업을 통해 표준을 수립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전문 인력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대구경북도 우수한 대학, 교육기관이 있어 고급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이들을 기업에 취업시키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종찬 현대로보틱스 서비스사업부문장

현장 안전사고 민감도 상승
산업용 로봇이 해결책 될 것
지역 업체와 동반성장 필수
기업 체감 정부 지원 있어야


[대구신산업 비전리포트 .2] 로봇…인력수급 차질로 로봇 역할 확대…서비스분야 수요 높아질 것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현대로보틱스는 산업 로봇분야의 강자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지시로 1984년 설립된 현대중공업 산하 로봇 전담팀이 현대로보틱스의 전신이다. 30여 년간 로봇 국산화를 선도해온 것은 물론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업계 1위 위치를 견고하게 유지하고 있다.

박종찬 상무는 "초창기엔 자체 기술이 없어 조립하는 형태였지만 이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노하우를 축적했다. 1995년 독자 모델 개발에 성공한 뒤 다양한 산업로봇 라인업을 구축했다. 이젠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로봇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운을 뗐다.

대구에 신공장을 구축하면서 생산라인을 정비한 현대로보틱스는 첨단화된 공정을 구비하고 있다. 그는 "과거엔 작업자가 팀을 구성해 모든 공정을 담당하는 '셀(Cell)' 방식이었다. 최근엔 자동생산라인을 구축하면서 생산 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로봇이 로봇을 조립하는 조립라인을 갖춰 생산성을 높였고 동시에 안전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공정 혁신을 통해 품질을 높이는 동시에 협력 부품사의 경쟁력도 제고했다. 그는 "로봇 하나에 들어가는 부품은 200개가 넘는다. 하지만 사전 조립한 '모듈화 납품'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공정이 간소화됐다. 각 부품사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현대로보틱스 직원들이 직접 파견을 나가 기술을 전수했다. 단순히 로봇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사 직원들이 로봇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에도 많이 힘쓰고 있다"고 했다.

제조현장에서 로봇 활용은 크게 늘고 있다. 그는 "생산인구가 줄어들면서 인력확보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데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안전사고에 대한 민감도 역시 높아졌다. 고도화된 산업용 로봇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일자리 감소에 대한 염려도 있지만 로봇 관리제어 분야 등 양질의 일자리는 더 늘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의 로봇산업 육성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박 상무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북구 노원동), 대구기계부품연구원과 함께 시도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신산업으로 육성하려면 우리 회사뿐 아니라 지역 기업이 함께 성장해야 한다"며 "정부의 공격적 지원을 토대로 한 중국 기업의 성장세가 무섭다. 우리도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지원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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