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창면 수성구 편입' 전문가들 "객관적 데이터와 의견 수렴 절차 필요해"

  • 서민지,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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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15 16:50  |  수정 2023-06-16 07:14  |  발행일 2023-06-16 제4면
15일 시의회서 전문가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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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의 대구시 달성군과 수성구의 관할 구역 경계변경 조정관련 전문가 간담회가 15일 오후 시의회 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가 15일 대구시가 추진 중인 달성군 가창면의 수성구 편입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한 전문가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가창면민들의 불편 등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데이터 △대구시의 의견수렴, 숙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광석 대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생활권이나 행정구역 등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며 "세금을 내는 데 관할구역과 주민 생활권이 불일치하는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객관적으로 뽑을 수 있는 데이터를 갖고 판단하면 좋지 않을까"라고 제안했다.

김태운 경북대 교수(행정학부)는 "행정구역 조정, 변경, 통합은 수요자인 주민들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며 "생활권 불일치로 주민들 불편이 크고 행정구역 조정으로 편익이 높아진다면 우선적으로 조정이 돼야겠지만, 그런 논의들이 거의 없었다. 군청과의 거리, 접근성 등 보다는 다각적인 부분에서 문제를 짚어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편입이 되면 수성구나 대구시가 실제 개발 구상을 실현시킬 수 있느냐의 문제도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숙의가 없는 상태에서 막연한 기대감으로 판단하는 건 표면적인 의사결정과정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철 계명대 교수(경제금융학과)는 "왜 현 시점에서 가창면의 수성구 편입 문제가 제기됐는 지, 절박성이 있는 지, 그리고 환경 변화·행정 수요자의 요청이 있었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며 "행정 공급자인 시장이 이 문제를 제기했다면 과연 이것이 대구시정에 정말로 우선 순위인가를 짚어봐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숙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 문제에 대한 대구시민의 이해도도 그렇게 높지 않다"며 "게다가 권역 불일치는 현대 도시의 특징이다. 행정 전산화가 보편화 됐고, 최근 '15분 도시'라는 중요한 의제도 있다"고 꼬집었다. 백경록 대구참여연대 운영위원은 "주민들과 합의점에 이르러 결정되는 게 아니라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서상언 대구정책연구원 운영위원은 "주민 불편에 대해 객관적 판단 및 분석이 요구된다. 군청에 자주 가는 이들은 불편이 크겠지만, 20~30대는 사실상 인터넷으로 거의 대부분의 일을 처리해 큰 불편이 없을 것"이라며 "주관성이 배제된 편익의 객관화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 행정구역 거주민의 의견을 듣는 게 가장 합리적인 접근 방법"이라고 했다. 최근열 경일대 교수(경찰행정학과)는 "의회 통과보다도 그 전에 주민들을 설득하는 게 우선이다. 수성구와 달성군, 기초의회끼리 어떤 식이든 의견 일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편입을 추진하려면 달성군에 부여되는 인센티브 등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현복 대구지속가능발전협의회 감사는 "본질적으로 가창면을 수성구로 편입하는 것이라서 상당히 일방적이다. 반대자들이 왜 반대하는 지를 읽어야 한다"며 "대구시가 필요에 의해 행정구역을 조정하려면 달성군에 인센티브를 준다는 전제 하에 조정 가능하다. 가창면민들이 군민으로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못받게 되는 것에 대한 논의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 "이참에 가창면 뿐 아니라 다른 지역들도 논의를 해서 자치단체 간 서비스 수준이 균등하게 갈 수 있도록 재배치, 조정할 필요가 있다. 오늘 논의는 그 출발점"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간담회는 대구시가 지난 2일 '대구시 달성군과 수성구의 관할 구역 경계변경 조정 신청에 대한 동의안'을 시의회에 제출함에 따라 열렸다. 동의안 제출은 행정안전부에 경계변경 조정 신청을 하기 위한 사전 절차다. 시의회의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어야 후속 절차 진행이 가능하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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