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우지가 민물고기를 잡아 먹고 있다. (영남일보DB) |
반변천에 집단서식하고 있는 수달. (영남일보DB) |
경북지역 지자체들이 매년 내수면 생태계 복원을 위해 붕어 등 토종어류를 방류하고 있지만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경북도 토속어종류산업화센터와 지자체들은 외래종 번식으로 줄어든 토종 어자원 보호 및 내수면 생태계 복원을 위해 올해 붕어·잉어·동자개 등 20만 마리를 방류했다. 하반기에도 어린 동자개 쏘가리, 메기 등 40여만 마리를 추가 방류할 계획이다. 하지만 토종 어자원이 늘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청정지역인 영양·청송군 내 반변천과 용전천은 과거 뱀장어·쏘가리·메기·꺽지 등 고급 토속어종이 풍부했다. 내수면 어업허가를 가진 주민들은 그물을 놓아 생계를 유지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어족자원 고갈 우려가 나오고 있다.
어민들은 어족 자원 감소의 원인으로 민물가마우지와 수달(천연기념물 330호)을 지목했다.
주민들은 "안동·임하호에 있던 민물가마우지와 수달이 샛강 물흐름을 타고 상류까지 올라와 고급 어종을 먹어치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경부는 올 하반기 중 민물가마우지를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하기 위해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생물법) 시행규칙'을 개정한다고 밝혔다. 민물가마우지의 좋은 먹성으로 어족자원이 고갈되는 시점에서 유해조수류 지정이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게 내수면 어민들의 대체적 반응이다.
민물가마우지는 수심 2∼5m에서 21∼51초간 머무르며 사냥하는 잠수성 조류다. 큰 새는 하루에 700∼750g, 어린 새는 500∼700g을 먹는다고 알려졌다.
수달 또한 오래전부터 반변천과 용전천에서 목격된다. 육식성이라 고급 어종을 먹어치우는 수달이 어민에게는 반갑지 않다. 10여년 전만 해도 간혹 보이던 수달이 최근엔 하천과 저수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법으로 보호받아 퇴치가 어렵다.
영양·청송군 내에는 10여 가구가 내수면 어업허가권을 갖고 있다. 하지만 수년째 고기잡이를 하지 않는다. 낚시꾼 역시 과거 쏘가리, 메기 등 토종어류가 풍부했으나 개체 수가 급감해 찾는 이가 줄고 있다.
반변천 인근의 한 주민은 "최근 10년간 엄청난 양의 어족자원을 방류했지만 그 성과는 미미하다. 단순히 방류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방류 후 어떤 어종이 얼마나 풍부해졌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고기가 잡히지 않는다는 주민의 하소연이 큰 만큼 제대로 된 방류와 함께 어류를 대량으로 잡아먹는 야생동물에 대한 조치도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북도 토속어종류산업화센터는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에 위탁해 어족 자원 방류 전후 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토속어종류산업화센터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하천에 서식하는 어종을 살핀 뒤 잉어나, 붕어, 동자개 등을 주로 방류하고 있다"라며 "수산자원관리공단에 위탁을 줘 어류를 방류하기 전후로 사전 영향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배운철기자 baeuc@yeongnam.com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배운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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