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회담 논의 난항…野 "의제 협의부터" vs 대통령실 "의제 없이"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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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25 17:38  |  수정 2024-04-25 17:40  |  발행일 2024-04-26 제5면
25일 영수회담 2차 실무 회동서 결론 못 내려
민주당 "구체적 입장 듣지 못해 아쉬움 있다"
대통령실 "일단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얘기"
3차 실무 회동 일정 확정 안돼…회담 늦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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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 '영수회담'이 난항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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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영수회담 의제 협상 등을 위한 실무회동 결과를 설명한 뒤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과 민주당이 25일 의제, 일정 등을 협상하기 위한 2차 실무 회동을 열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특히 '회담 의제'에 대해 견해차를 확인하면서 회담 성사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회동 결과를 설명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날 회동은 대통령실 홍철호 정무수석·차순오 정무비서관과 민주당 천준호 대표비서실장·권혁기 정무기획실장이 참석했으며 40여분간 진행됐다.

천 실장은 "사전에 (의제를) 조율해 성과 있는 회담이 되도록 (대통령실이) 검토 의견을 제시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 회동이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1차 실무 회동에서 민생회복 지원금(전 국민 1인당 25만원)을 비롯해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 수용, 거부권 행사에 대한 윤 대통령의 사과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천 실장은 2차 회동에서 "대통령실의 구체적 입장을 듣지 못했다"라며 "의제에 대한 대통령실의 검토, 입장을 저희가 지도부와 공유하고 이후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논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홍철호 정무수석 역시 회동 결과를 브리핑하며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사전 의제 조율이나 합의가 필요 없는 자유로운 형식의 회담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홍 수석은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만남은 시급한 민생 과제를 비롯한 국정 관련 모든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자리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수회담 성격에 대해 양측의 입장이 엇갈린다. 민주당은 의제를 사전에 정하고 성과를 만들어내겠다는 입장인 반면, 대통령실은 의제를 특정하지 않고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만나 모든 것을 열어놓고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민주당에선 10과목이 있다면 몇 과목이라도 답안을 작성하고 만나자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저희는 그렇게 하나씩 나눠서 얘기하지 말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회담 후 결과에 따라 여야, 대통령실에서 할 일이 나온다면 후속조치를 하겠다는 게 대통령실 측의 설명이다.


또 채 상병 특검이나 민생지원금에 대해 "수용, 불수용, 부분 수용 이렇게 할 수 없다. 대통령이 결정할 수 없는 부분까지 들어가서 국회법 등 위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실무 회동 결과를 놓고 지도부 논의를 거쳐 향후 대응 방침을 정한 뒤 대통령실에 입장을 전달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양측의 3차 실무 회동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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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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