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효자, 성충동 참지 못하고...

  • 백경열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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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8-03 07:33  |  수정 2012-08-03 08:12  |  발행일 2012-08-03 제6면
[사건속으로] 여대생 성추행한 고교생

A군(17)은 평소 효자로 소문난 고교생이다. 학업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와중에도 틈만 나면 아버지 공장에 가서 일을 돕던 착한 학생이었다. 가정에 충실한 장남의 모습에 부모는 기특하기만 했다.

하지만 A군에게는 남들에게 말 못할 아킬레스건이 하나 있었다. 바로 ‘성(性)충동’을 못 참는 것. 성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혈기도 왕성한 고교생인 A군은 어떤 방식으로든 꼭 해소를 해야만 직성이 풀렸다.

그러던 지난 6월30일 저녁, A군은 주말을 이용해 아버지 일을 도와드리고 집에 돌아가던 길이었다. 그때 그의 시야에 귀가 중이던 여대생 B씨가 들어왔다. 그 순간 A군은 참을 수 없는 성충동을 느꼈다. 땅거미가 진 골목길, 때마침 비도 추적추적 내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골목길 사정을 미리 알고 있었던 A군은 우산을 쓴 채 앞서가던 B씨 뒤로 다가가 바닥에 쓰러뜨렸다. 갑작스런 상황에 B씨는 우산을 놓쳤고, A군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당황한 B씨는 그제서야 소리를 질렀고, A군은 줄행랑쳤다. 옆 골목길로 달아난 그는 주변을 의식하며 사건 현장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다음날 경찰은 B씨의 신고를 받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현장 주변 10여곳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 화면을 샅샅이 살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중요한 단서를 하나 포착했다.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이 입고 있던 티셔츠에 ‘76’이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었던 것.

경찰은 도주로 인근 상가와 주택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다. 그러기를 20여일, 유력한 용의자가 입고 있던 티셔츠와 동일한 옷을 걸친 남성이 나타났다. 바로 A군이었다. 경찰은 A군을 붙잡아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대구 북부경찰서는 1일 성추행 혐의로 A군을 불구속 입건했다. 조사 결과 A군은 올초부터 같은 유형의 범죄를 4차례 더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성충동을 극복하지 못해 범행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했다.

경찰 한 관계자는 “A군이 충동적으로 성범행을 일삼은 만큼 심리치료를 주선할 예정”이라고 했다.

백경열 인턴기자 bk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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