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산가스 폐·심장에 치명적”

  • 임호
  • |
  • 입력 2012-10-06 07:42  |  수정 2012-10-06 09:15  |  발행일 2012-10-06 제1면
계명대 김성진·서익권 박사 논문서 밝혀져

계명대 의과대학 응급의학과 김성진·서익권 박사가 지난해 2월 불산가스를 흡입하면 신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논문을 발표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응급의학회지에 제출된 논문 ‘불화수소산에 의한 흡입손상환자의 체험 1례’에 따르면 “불산가스에 노출되면 적은 농도라도 화학성 폐렴, 폐부종, 출혈성 폐포염, 급성 호흡 곤란 증후군 등 치명적 합병증을 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치료 사례로 소개된 환자는 가벼운 감기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지만 초기 폐렴증세인 폐 침윤 현상까지 보여 산소호흡기를 끼는 등 38일간 입원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환자는 병원을 찾기 이틀 전 아르바이트로 대구 성서산업단지의 한 화장품 공장에서 배선 수리를 하다가 1시간 정도 불산가스에 노출됐는데, 서서히 폐가 손상되는 지연성 폐손상을 피할 수 없었다고 논문은 밝히고 있다.

담당의사인 서익권 박사는 “피를 뽑아 이온 수치를 파악하고, 100% 가스 산소와 불산가스 해독제인 칼슘제제를 흡입시켜 환자를 치료했다”며 “불산흡입 증세는 감기처럼 시작해 편도선염처럼 지나갈 수 있지만 심한 경우 폐렴 및 급사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논문에서 서 박사는 불산가스의 위험성을 크게 3가지로 구분하고 있는데 △불소의 강력한 부식력 △불산가스가 칼슘이나 마그네슘과 반응할 경우 침전을 일으켜 체내에 저칼슘혈증과 저마그네슘혈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 △고칼륨혈증과 저나트륨혈증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구토와 복통, 근육통, 근육 잔떨림, 경련, 불완전 마비, 청색증, 저혈압, 심실성 부정맥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심실세동을 일으켜 갑작스레 심장이 정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 박사는 불소이온이 기도에 들러붙으면 느린 속도로 폐에서 화학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서 박사는 “일단 불산가스에 노출된 경우 즉시 오염지역에서 대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100% 가습 산소를 공급하고, 간헐적으로 2.5~3% 칼슘 글루코네이트를 흡입하는 등 합병증 유무를 지속적이고, 면밀하게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박사는 “화학적 손상은 소나 사람이나 똑같이 입는다. 소가 콧물을 흘리는 것은 불산으로 인해 기도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미량의 불산가스에 노출된 사람이 감기증상을 보이면 꼭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임호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