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란의 메가트렌드 읽기 .5] ‘줄어드는 일자리의 대안 ‘메이커 센터’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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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13   |  발행일 2014-10-13 제29면   |  수정 2015-07-10
필요한 물건 직접 만들어 쓰는 시대가 온다
20141013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6월18일을 ‘메이커의 날’로 정하고, 메이커 페어를 백악관에서 개최했다. 이 이벤트는 무엇이든 만드는 사람들을 기리는 행사로, 지역사회에 발명 및 창업을 장려하기 위해 기획됐다. 여기에는 기술혁신을 통해 미국 제조업의 르네상스를 다시 꽃피우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오픈 소스 온라인 SW 활용
누구나 스스로 설계·디자인
집이 다양한 창조공간 역할
기술 혁명과 발명 협업
제조업 르네상스 다시 도래

현존하는 일자리는 대부분 소멸의 길을 걷는다. 미래학자이자 다빈치연구소장인 토마스 프레이는 2030년에는 20억개의 일자리가 소멸한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사라지는 일자리 한 개에 두 개의 새로운 일자리, 혹은 일거리가 생겨난다. 인간은 무엇인가를 해야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손발을 묶어놓으면 아프다.

할 일이 없는 사람이 길거리에 쏟아지면 그 뒤 처리비용이 일거리를 만들어주는 비용보다 많이 들어 미래의 정부는 모두 사람에게 일거리를 만드는 장을 만들어준다. 길거리 곳곳에 뭔가를 만드는 장터인 ‘메이커 센터’가 있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무엇인가를 만드는 데 열중하면서 정부에 대한 불만이나 삶의 불평을 떨어낸다. 그곳에서 잘 만든 것으로 창업도 하고, 집에 가져다가 걸어놓기도한다. 미래 학교, 주민센터, 문화센터는 메이커 센터로 변한다.

미국 정부는 지난 6월17일 ‘메이커 페어(Maker Faire)’를 백악관에서 처음으로 개최하고, 6월18일을 ‘메이커의 날’로 지정하였다. 3D프린터기술이 본격적으로 일반인에게 퍼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선택한 일자리창출은 테크 DIY, 창업지원센터와 메이커 센터 붐으로 연결된다. 메이커 센터는 3세부터 90세까지 누구나 무엇인가를 만드는 곳으로, 창조혁신센터보다 더 넓은 의미를 갖는 장소이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요즈음 디지털 제조와 3D프린터를 이용해 도심 한가운데에서 기술혁신과 발명을 협업으로 하는 것이 붐을 이루고 있다. 제조업 시대엔 공장에서 일자리 창출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공장에서 물건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집에서 또는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물건을 디자인하고, 그것을 오픈소스화하여 누구나 내려받아 프린트해서 사용하는 시대로 급격히 진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각자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창조공간이 필요하다. 이런 창조공간, 창조지원센터가 디지털정보화시대의 공장이 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메이커페어 축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최초로 백악관에서 ‘메이커 페어’ 행사를 개최하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 이벤트는 모든 메이커, 즉 무엇이든 만드는 사람을 기리는 행사입니다. 미국 제조업의 르네상스는 기술혁신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기업, 창업가, STEM(과학·기술·공학·수학)기술을 배우는 학생이 일으킵니다. 나는 여러분의 창의성을 촉발하고, 지역사회에 발명과 창업을 장려하기 위해 미국 전역에서 사람들을 부르고 있습니다.”

이미 팹랩(Fab Lab)은 팹연구소를 만든 MIT가 전 세계 300여곳에서 오픈 소스로 창업이나 메이커페어에 전시할 작품을 만들기 위한 공구 등을 공유하면서, 청년이나 일반인들에게 메이커 센터 붐을 일으킨 진원지가 됐다.

미국 정부가 완전히 3D 프린팅을 받아들인 해가 2014년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정부가 디지털제조연구소를 설립하고 여기에 총 3천200억원을 지원한 것이다. 시카고주 의원들이 주장하여 설립된 이 디지털제조연구소는 시카고에 설립된다. 이 연구소에는 산업계, 학계, 정부 및 지역사회가 파트너로 참여한다.

이 오픈 소스 온라인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실시간 설계·제조를 협업으로 진행하는데, 디자인·메이크업 과정에서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으며 제품의 수명 동안 이 디지털제조연구소가 모든 것을 오픈소스로 운영하여, 점점 더 집단지성으로 제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미국은 이제 3D프린터가 나오면서 값싼 노동력을 가진 아시아 등으로 아웃소싱하던 제조업을 인소싱(Insourcing)하는 체제로 바꿈으로써 제2의 제조업 부상을 꿈꾼다. 각 창조지원센터를 중심으로 디지털제조연구소를 여러 곳에 만들어 창조단지, 창조센터, 창조지역에서 청년이 창업을 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제조업의 꽃이 되는 메이커 페어를 곳곳에서 개최하며 아이들이 학교보다 창업지원센터 등에서 공부도 하면서 제품을 만드는 제조업의 재부활을 꿈꾼다. 대기업의 하락이 예측되는 미래에 일자리 창출은 창조지원센터에서만 이뤄지는 것이다.

이영란 서울취재본부 부국장 yrlee@yeongnam.com

▨자료제공=유엔미래포럼 박영숙 한국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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