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 ‘팔공총림’ 동화사는?

  • 권혁준,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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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5-22 07:47  |  수정 2015-05-22 09:57  |  발행일 2015-05-22 제11면
파계사·부인사 등 146개 末寺 둔 조계종 8대 총림
20150522
무인항공기로 촬영한 동화사.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대웅전과 봉서루 앞마당 등에 연등이 가득 내걸려 장관을 이루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1500년 된 고찰 …스님 100여명 수행
‘시민들에 더 가까이’…무료입장 추진
차별화된 템플스테이 ‘힐링공간’ 기대

팔공산에 자리 잡은 대구·경북지역의 대표 사찰 ‘팔공총림 동화사’는 1천50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고찰이다. 신라 소지왕 15년인 493년 극달 화상이 창건해 유가사라 이름 지었다. 그 뒤 832년 심지 왕사가 중창하고, 겨울철인데도 절 주위에 오동나무꽃이 만발해 동화사라 고쳐불렀다.

오랜 역사에 걸맞게 동화사는 훌륭한 고승을 많이 배출했으며, 그 맥이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홍진국사 혜영을 비롯해 기성 쾌선(1693~1764), 인악 의첨(1746~1796), 사명 유정(1544~1610), 석우 보화(1875~1958) 등 불교계에 큰 족적을 남긴 스님들이 동화사에서 수행했다. 특히 임진왜란 당시 승병 활동으로 국난 극복에 앞장 선 사명대사는 불교계뿐만 아니라 국민에게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동화사는 대한불교조계종의 제9교구 본사로 파계사, 부인사 등 146개의 말사를 두고 있다. 2012년 11월에는 ‘팔공총림’으로 승격해 조계총림 송광사, 영축총림 통도사, 금정총림 범어사 등과 함께 대한불교조계종의 8대 총림(叢林) 중 하나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동화사에는 조계종 종정인 진제 법원 대종사가 주석하며, 선원·율원·강원에 100여 명의 스님이 상주하고 있다.

총림이란 선(禪)·교(敎)·율(律)을 겸비하고 학덕과 수행이 높은 본분종사인 방장(方丈)의 지도 아래 스님들이 모여 수행하는 종합적인 수행도량을 말한다. 범어로는 ‘빈타바나’라고 한다. 많은 대중이 화합해 한 곳에 모여 사는 것이 마치 수목이 우거진 숲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이 있는 동화사는 한국 불교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광복 70주년 한반도 통일과 세계 평화를 위한 기원대회 및 세계 간화선 무차대회’에서도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세계적인 고승 200명과 불교지도자, 신자, 시민 등 약 30만명이 참여한 이 대회는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 종교의 갈등 등 국내외의 많은 문제들을 간화선이라는 부처님의 근본 수행법을 통해 해결하고, 간화선을 현실화하고 세계화하자는 목적으로 열렸다. 팔공총림 방장인 종정 스님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된 행사였다.

지역에서도 동화사의 역할은 크다. 특히 동화사는 대구불교총연합회의 대표로서 대구 불교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대구불교총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동화사 주지 덕문 스님은 “오래된 역사에다 많은 말사를 둔 동화사는 대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기 때문에 책임감과 의무감으로 모범이 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구는 우리나라에서 불교대학이 가장 많은 곳이며, 사단법인 사찰이 많다. 그러다보니 화합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며 “대구불교총연합회 신도회를 구성해서 전체 신도 대표단과 회장단을 발족하는 등 다른 종단과 동등한 입장에서 화합을 이루려고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천년고찰 동화사는 역사적·문화적 가치도 높다. 동화사는 왜적의 침입으로 인해 국가의 존망이 위태로웠던 임진왜란 중 사명대사가 의병활동을 펼쳤던 곳이다. 1595년부터 팔공산 일대에서 활약한 사명대사는 당시 동화사를 중심으로 의병활동을 전개했으며, 동화사 봉서루에 있는 ‘영남치영아문(嶺南緇營牙門)’ 편액이 동화사가 조선시대 영남승병의 지휘소였음을 방증한다. 또한 사명대사의 인장인 ‘영남도총섭인(嶺南都總攝印)’과 승군을 지휘할 때 불었던 소라나팔 등이 동화사 성보박물관에 남아 있다.

동화사는 대구 시민들이 부담없이 찾아 올 수 있고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내 무료입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차별화된 템플스테이를 시민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덕문 스님은 “절에서, 숲 속에서 잠을 청하고, 새벽에는 종소리와 스님들의 염송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정적인 템플스테이가 동화사가 추구해야 할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맑은 공기를 느끼고 숲 속을 거닐며 충만감을 만끽할 수 있는 여유를 통해 진정한 힐링을 느낄 수 있도록 독립된 공간과 환경, 체계를 갖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053)985-4404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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