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더 내리고, 인기는 더 오르고…10명중 1명은 알뜰폰 사용

  • 김미지
  • |
  • 입력 2017-01-12 07:54  |  수정 2017-01-12 08:26  |  발행일 2017-01-12 제19면
20170112
▲ 경북우정청에서 한 고객이 알뜰폰 소개 책자를 살펴보며 어떤 요금제와 단말기가 자신에게 맞을지 고심하고 있다.

직장인 김모씨(30)는 최근 가계 지출에서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커지자 이를 절약하고자 여러 이동통신사의 요금제를 알아봤다. 통화, 문자 메시지, 데이터 제공량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한 이통사의 LTE 선택형 요금제와 우체국에서 판매하는 알뜰폰 요금제를 비교해봤다. LTE 선택형 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 6GB, 통화 300분, 문자 제공량 300건으로 한 달에 6만4천900원을 지불해야 했다. 반면, 알뜰폰 요금제는 동일한 데이터 제공량에 통화 350분, 문자 350건을 사용할 수 있으며 한 달에 2만6천400원으로 절반 이상 저렴했다. 온라인으로 구매신청이 가능해 김씨는 평소 자신의 통화, 문자, 데이터 양에 따라 알뜰폰 요금제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알뜰폰(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은 기존 이동통신사(SKT, KT, LG U+)의 유무선 통신망을 빌려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2011년 7월 통신비 절감을 위해 정부가 도입한 제도이다. 업계의 노력과 정부의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가입자가 지난해 670만명을 넘어섰다. 이동통신 사용자 10명 중 1명은 알뜰폰을 사용하는 것이다.

우정청, 1월부터 요금제 손질
기존 이통사보다 최대 7만여원 싸
0원 요금제·데이터 페이백 등
서비스 진화 “올 800만명 시대”


◆지속되는 알뜰폰 인기

알뜰폰은 저렴한 요금으로 동일한 통화 품질의 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나다는 평이다. 새해를 맞아 통신시장의 요금제 할인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알뜰폰의 요금제를 따라오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정청에서 올 1월부터 제공하는 알뜰폰 요금제와 기존 이통사의 유사상품만 비교해봐도 최소 월 5천390원에서 최대 월 7만7천920원까지 차이가 난다. 이렇듯 알뜰폰 업계가 새해 초반부터 새로운 요금제를 선보이며 기존 이통사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연내 알뜰폰 가입자 800만명 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알뜰폰 요금제는 후불, 약정, 선불 등 크게 3가지로 나뉘며 후불은 현재 사용 중인 단말기 그대로, 번호 변경 없이 사용자에 맞는 요금제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약정은 12, 24개월 등 사용기간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요금을 할인받아 저렴하게 이용 가능하다. 선불은 교통카드처럼 쓸 만큼만 충전해서 사용하는 요금제다.

◆통신비 0원까지?

CJ헬로비전의 알뜰폰 서비스인 헬로모바일은 지난 3일 업계 최초로 덜 쓴 데이터의 요금은 돌려주고 초과 사용료의 절반은 할인해주는 ‘착한 페이백 데이터’ 요금제 2종을 출시했다. 통화와 문자는 기본 제공되고 데이터는 기본 1GB를 제공하며 남은 데이터는 1MB당 10원씩 돌려주고 초과 데이터는 1MB당 10원이다. 타 요금제에서 초과 1MB당 22.53원인 것과 비교하면 반값인 셈이다. 이 요금제는 정해진 제공량보다 적게 사용하는 이용자, 남은 데이터가 다음 달로 이월돼도 모두 사용하지 못하는 이용자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단말기를 구입하지 않고 유심(USIM)카드를 구입해 사용하는 알뜰폰 요금제도 있다. 에넥스텔레콤은 지난 11월 GS25와 손잡고 ‘바로 유심’을 판매했다. 편의점에서 유심칩을 구입한 뒤 사이트에 정보를 입력하면 1시간 후에 바로 휴대폰에 꽂아 사용이 가능하다. 데이터와 통화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이용자라면 3G 유심을 이용해 기본요금 0원인 요금제도 선택할 수 있다. 0원 요금제는 통화 50분이 기본으로 포함돼 있어 우체국알뜰폰 가입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바로 유심은 3G 나노유심과 LTE 나노유심으로 나뉘며 편의점뿐만 아니라 택배 배송을 통해서도 유심칩을 받을 수 있다.

한편, 기본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를 초과해서 사용할 시 추가 요금이 생기기 때문에 자신이 어느 정도 통화, 데이터를 사용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추가요금으로 인해 알뜰폰을 쓰는 효과를 제대로 못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요금제가 소비자 수요에 따라 3개월 간격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요금제를 살펴보는 것도 통신비를 더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다. 경북우정청 알뜰폰 판매 관계자는 “새로운 요금제가 나올 때마다 요금제를 확인하고 자신에게 더 맞는 상품으로 바꾸고자 하는 이들의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편견을 이겨내는 알뜰폰

△효도폰이다= 처음 알뜰폰이 출시됐을 당시 50대 이상 고객이 대부분이라 ‘효도폰’으로도 불렸으나 이제는 요금제와 더불어 선택할 수 있는 단말기의 범위도 증가하면서 30대 이하 고객에게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업무용 세컨드폰, 청소년용 등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우체국 알뜰폰 판매실적을 보면 2015년 11월 기준 10~30대의 가입비율은 21.3%에서 2016년 11월 기준 24%로 2.7%포인트 증가했다.

또 효도폰이라는 인식 때문에 피처폰, 폴더폰이 많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삼성전자의 갤럭시 S5, 아이폰6 등 최신 스마트폰도 찾아볼 수 있다. 우정청에서 현재 판매되고 있는 알뜰폰 단말기 30종 가운데 3G 피처폰은 2종이며 폴더형 스마트폰은 5종이다.

△개통이 어렵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기존 이통사에 비해 오프라인 매장이 적다. 각자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으나 사업자별로 인지도가 낮아 활용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엔 알뜰폰을 찾는 청년층을 잡기 위해 가격정보를 통합해 비교할 수 있는 사이트(www.알뜰폰.kr)도 등장했다. 해당 사이트를 통해 가격 비교와 구매 신청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다.

우체국 알뜰폰도 지난 1일부터 ‘우체국 알뜰폰 온라인숍’을 열어 상품 가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대포폰으로 악용될 소지를 막기 위해 공인인증서나 신용카드 인증으로 본인 확인만 거치면 온라인으로 가입할 수 있다. 상품은 확인절차를 거쳐 택배나 가까운 우체국에서 수령할 수 있다.

글·사진=김미지기자 miji4695@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